이재용 ‘빅샷 경영’ 미래 청사진 밝혔다
반도체부터 바이오까지 스킨십
글로벌 동력 확보에 만전 분석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최장 22일간의 해외 일정을 마치고 귀국, 인공지능(AI), 전장용 반도체, 바이오 등 분야에서 삼성의 청사진을 밝혔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회장 취임 이후 처음으로 글로벌 ‘빅샷’들과 연쇄 만남을 장기간 이어가며 숨가쁜 일정을 소화했다. 주요 파트너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을 만나며, 삼성이 마주한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한 미래 먹거리 발굴에 박차를 가했단 분석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이 회장은 지난달 4월 23일 윤석열 대통령의 방미 일정에 동행하기 위해 출국한 후 줄곧 미국 현지에 머무르며 출장을 이어왔다. 총 22일 간 미국에 머물렀는데, 이는 이 회장이 지난 2014년 경영 전면에 나선 후 역대 최장 해외 출장이다. 매일 만난 글로벌 ‘빅샷’들이 전부 공개되지 않았지만, AI·반도체·바이오를 이끄는 세계적 경제인들이 다수인 것으로 전해진다.
우선 삼성의 바이오 사업을 ‘제 2의 반도체 신화’로 만들기 위한 글로벌 동력 확보에 만전을 기했다는 분석이다. 현재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비교적 짧은 기간에도 불구하고 공격적인 투자를 바탕으로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분야에서 생산력 기준 압도적인 글로벌 1위 기업이지만, 추가 사업 확장 필요성이 제기된다. 바이오와 반도체는 사업상 유사한 점이 많다.
CDMO는 글로벌 제약사의 의약품 공정을 전수받아서 생산하는 작업이다. 오리지널 개발사로부터 의약품 원액을 전달 받아서 바이알(병)에 넣는 작업도 CMO에 속한다. 반도체 사업과 비교하면 칩 제작 위탁을 받아 생산하는 파운드리와 비슷하다. 반대로 신약개발은 반도체를 설계하는 작업과 유사하다. CDMO와 비교하면 신약개발은 진입장벽이 훨씬 높아, 제약 바이오 산업의 꽃이라고 부른다.
이 회장은 제약 업계의 쟁쟁한 파트너들을 만났다. 호아킨 두아토 J&J(존슨앤존슨) 최고경영자(CEO)와 조반니 카포리오 브리스톨마이어스큅(BMS) CEO, 모더나 공동 창업자인 누바 아페얀 플래그십 파이어니어링 CEO, 크리스토퍼 비에바허 바이오젠 CEO, 케빈 알리 오가논 CEO와 잇따라 회동했다. CDMO 사업을 강화하는 한편, 신약 등 신사업의 방향성도 모색했을 것이란 평가다.
AI와 차량용 반도체 사업의 육성 의지도 드러난다. 특히 글로벌 칩 고객사 빅샷을 만나며 글로벌 1위 파운드리인 TSMC의 시장 지배력을 뺏어오려는 이 회장의 의지가 읽힌다는 분석이다. 이번 출장에서 가장 이목을 끄는 부분은 젠슨황 엔비디아 CEO와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를 만난 점이다. 모두 TSMC에게 최첨단 반도체 칩을 맡기며 글로벌 반도체 업계의 뒤흔드는 ‘큰손’들이다.
젠슨황 CEO가 이끄는 엔비디아는 글로벌 1위 그래픽처리장치(GPU) 칩 설계 기업으로, AI 반도체 시장 분야에서도 글로벌 리더이다. 과거 삼성에 물량을 맡긴 적이 있으나 최근의 칩 생산은 TSMC가 수주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회장이 바쁜 일정에도 ‘AI 구루(스승)’와의 교류에도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는 점 역시 주목된다. 삼성의 전반적인 AI 사업 구상을 구체화하는 가운데, 엔비디아와 시너지를 어떤 방식으로 구현할지 논의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테슬라는 전기차 업체지만 반도체 사업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자사 자동차에서 두뇌 역할을 담당하는 완전자율주행(FSD) 칩을 직접 설계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는 테슬라의 자율주행 칩을 위탁 생산한 경험이 있다. 2019년 머스크는 테슬라의 FSD 칩을 소개하는 자리에서 삼성전자 파운드리 14㎚(나노미터·10억분의 1m) 공정 라인에 반도체 생산을 맡겼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현재도 삼성은 미국 오스틴 파운드리 공장에서 테슬라의 자율주행 칩을 생산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4나노급 칩은 현재 TSMC에게 위탁생산이 맡겨진 것으로 업계에 알려졌다.
삼성이 차량용 반도체에 집중하는 것은 이 분야의 성장 잠재력이 크기 때문이다. 글로벌 시장조사 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리서치앤드마켓에 따르면 글로벌 전장 부품 시장은 2024년 4000억 달러(약 520조원)에서 2028년 7000억 달러(약 910조원) 규모의 성장이 예측된다.
재계 관계자는 “이번 출장으로 이 회장이 글로벌 네트워크를 회복하는 동시에, 신사업의 방향성을 재점검하고 조정하는 기회를 얻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지헌 기자
ra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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