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전 발의됐던 ‘김남국 방지법’ 여야 이제야 5월 국회 처리 추진

정치권이 코인 등 가상자산을 국회의원 재산등록 대상에 포함시키는 방안에 대한 논의에 돌입했다.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수 십억원대 투기성 코인 투자를 했다는 의혹이 일파만파 확산되면서다.

국회에서는 하루가 멀다 하고 이 같은 내용의 ‘김남국 방지법’이 쏟아지고 있다. 그러나 이미 2018년부터 동일한 내용의 법안들이 발의됐음에도 제대로 논의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해외 주요국이 비슷한 시기 고위공직자들의 가상자산 내역을 공개하는 제도를 도입한 것과 달리, 사건이 터진 뒤에야 뒤늦게 논의에 나선 셈이다.

15일 헤럴드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김남국 방지법의 한 축은 현재 부동산과 1000만원 이상의 현금, 채권 등만 신고하도록 한 국회의원 재산등록 대상에 가상자산을 포함시키자는 내용의 ‘공직자윤리법’ 개정 사항이다.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가상자산을 국회의원 재산등록 대상에 포함시키자는 공직자윤리법 개정안은 20대 국회였던 2018년 1~2월 기동민·노웅래 민주당 의원과 정동영 국민의당 의원에 의해 각각 대표발의됐다. 당시 법안들은 소관 상임위원회인 행정안전위에 상정됐으나 제대로 논의되지 못했고, 20대 국회 임기 만료로 결국 폐기됐다.

21대 국회 들어선 2021년 3월 유경준 국민의힘 의원이 가장 먼저 관련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2021년에는 민주당의 신영대·이용우 의원도 동일한 내용의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김남국 의원 사태가 불거진 이후인 이달에는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과 김한규·이해식 민주당 의원이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특히 권 의원은 500만원 이상의 가상자산 보유 내역을 의무적으로 공개하는 내용을 담았다.

이는 일찌감치 관련 입법을 마친 해외 주요 선진국 사례와 비교된다. 미국은 2018년부터 가상자산을 매수했을 경우, 매수일 기준 45일 이내에 매수 내용을 반드시 공시하도록 법을 개정했다. 가상자산의 액수뿐 아니라 보유한 가상자산의 종류와 보유거래소 등도 공개 대상이다. 유럽연합(EU)은 2020년부터 회원국 내 주요 공직자들의 가상자산 보유 내역을 공개하고 있다.

뒤늦게 법안 필요성에 공감한 여야는 오는 22일 행안위 법안심사소위에서 그간 발의된 개정안들을 심사할 예정이다. 여야 원내대표는 앞서 공직자윤리법 개정안을 25일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여야는 주식, 부동산뿐 아니라 가상자산도 국회의원 이해충돌 대상에 포함시키는 ‘국회법 개정안’도 25일 본회의 처리를 추진하고 있다. 최형두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12일 대표발의한 개정안은 국회 운영위 심사 사안이다. 국민의힘 원내지도부 관계자는 “운영위 간사 간 일정을 조율 중”이라며 “조만간 회의를 개최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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