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바이올리니스트 조슈아 벨 "'흥' 넘치는 한국 청중 그리웠어요"

18~19일 서울시향과 협연…쇼송·비외탕 작품 연주
"예술가, 계속해서 배우려는 자세 필요"

바이올리니스트 조슈아 벨. (서울시향 제공)

(서울=뉴스1) 조재현 기자 = "한국 청중은 세계에서 가장 열정적입니다. 다른 곳에서 느낄 수 없는 '흥'(excitement)이 있죠."

미국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바이올리니스트 조슈아 벨(56)이 한국 청중과의 재회에 기대감을 드러냈다.

18~19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서울시립교향악단 정기 공연의 협연자로 무대에 오르는 벨은 뉴스1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전 세계에서 가장 좋아하는 관객이 있는 나라를 꼽으라고 하면 한국을 맨 위에 둔다"며 이같이 말했다.

서울시향과의 연주는 이번이 처음이지만 한국 공연은 5년 만이다. 벨은 2018년 자신이 음악감독으로 있는 악단 '아카데미 오브 세인트 마틴 인 더 필즈'(ASMF)를 이끌고 내한한 바 있다.

"한국에는 음악에 열정이 있는 관객들, 특히 젊은 관객들이 많죠. 한국은 제게 특별한 곳이라서 매년 혹은 2년에 한 번씩은 오고 싶었어요."

지휘자 마르쿠스 슈텐츠와 호흡을 맞추는 벨은 이번 공연에서 쇼송의 바이올린과 관현악을 위한 '시', 비외탕의 바이올린 협주곡 5번을 연주한다.

두 곡 모두 연주자와 청중들로부터 오랫동안 사랑받아 온 곡이다. 벨은 이번 공연을 통해 청중들이 특별한 감정과 에너지를 가져가기를 바랐다.

"쇼송의 곡은 음악으로 지은 시같이 아름다운 곡입니다. 듣고 나서는 기분이 좋아지는 것을 느낄 수 있죠. 비외탕의 바이올린 협주곡 5번은 마치 작은 오페라 같아요. 극적이고 아름다운 선율과 강렬함을 담고 있어요. 느린 악장은 오페라의 길고 아름다운 아리아로도 볼 수 있는 곡으로 매우 격렬하게 마무리되며 많은 감정을 불러일으킵니다."

(서울시향 제공)

40년간의 연주 경력을 통해 그래미상을 4차례나 수상한 실력자지만 벨은 배움의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ASMF를 12년간 이끌고 있는 그는 올여름 중국 전통 악기를 연주하는 오케스트라와 협연한 앨범을 발매한다. 코로나19 팬데믹 때에는 소프라노인 아내 라리사 마르티네스와 '보이스 앤드 더 바이올린'이라는 프로그램을 만들기 시작했다.

"예술가는 계속해서 배우려는 자세를 가져야 해요. 지휘자들과 멘델스존 협주곡을 여러 번 연주했지만 직접 지휘해야 할 때는 더 깊은 차원에서 이해해야 했어요. 모든 사람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알아야 연주하는 방식도 변화시킬 수 있습니다."

벨은 동시대 작곡가들의 곡을 연주하거나 새로운 작품을 의뢰하는 작업도 중요하게 여긴다. 그는 '디 엘리먼츠'라는 곡을 다섯 명의 미국 작곡가에게 위촉했다. 불·물·땅·공기·대기를 주제로 각각 한 악장씩 쓰도록 한 이 작품을 오는 9월에 초연한다.

"동시대 음악과 새로운 작품을 연주하는 것은 중요해요. 나를 위해 작곡된 곡의 모든 음을 마음으로 느낄 수 있어야 하죠. 그런 곡을 만드는 작곡가를 만나는 일은 쉽지 않지만, 함께 작업할 작곡가를 찾는 작업은 매우 흥미롭고 특별한 일입니다.

cho8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