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달' 공정환 "'쓰레기 남편' 댓글 多..김서형과 멜로 원해"[인터뷰①]

김노을 기자 2023. 5. 15.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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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김노을 기자]
/사진제공=생각엔터테인먼트
배우 공정환이 드라마 '종이달'을 통해 김서형과 연기 호흡을 맞춘 소회를 밝혔다.

공정환은 15일 오전 서울 성동구의 한 카페에서 지니TV 오리지널 드라마 '종이달'(극본 노윤수, 연출 유종선, 정원희) 종영 기념 라운드 인터뷰를 통해 스타뉴스와 만나 다채로운 이야기를 나눴다.

가쿠다 미쓰요가 쓴 동명의 일본 소설이 원작인 '종이달'은 숨 막히는 일상을 살던 여자 '유이화'가 은행 VIP 고객들의 돈을 횡령하면서 돌이킬 수 없는 선택을 하게 되는 서스펜스 드라마다. 공정환을 비롯해 김서형, 유선, 서영희, 이시우, 이천희 등이 열연했다.

공정환이 맡은 최기현은 유이화(김서형 분)의 남편으로, 명예와 사회적 성공이 인생의 목표이며 고분고분하고 아름다운 아내 유이화를 유용하게 생각하지만 항상 자격지심이 있는 인물이다. 공정환은 이 인물을 통해 시청자들의 분노를 유발하는 등 존재감을 발휘했다.

이날 공정환은 "촬영은 지난해 12월 말에 끝났다. 최근 욕을 신나게 얻어 먹고 재미있게 잘 지냈다. '쓰레기'라는 말이 많이 나오더라. 감독님께서 마지막 방송에는 '욕 잘 하는 가제트 남편'이라는 말을 해주셨다. 아내가 못 되게 잘 했다고 한다. 제가 연기를 잘 못 해서 원래 칭찬을 잘 안 해준다"고 운을 뗐다.

이어 "원작은 안 보고 소설을 읽었다. 드라마나 영화를 보면 많이 차용할 것 같아서 원작을 읽었는데, (김)서형 선배님이 출연하시는 걸 알고 작품에 참여했다. 유종선 감독님도 전작에서 함께 호흡을 맞췄다. 이전에 강직한 역할을 맡았으니 이번에 색다른 역할은 어떨까 싶었다"고 말했다.

/사진제공=생각엔터테인먼트
김서형과 두 번째 호흡을 맞춘 공정환은 "더할나위없이 좋았다. 선배님(김서형)이 잘 끌어주셨다. 최기현은 참 나쁜 역할 아니냐. 게다가 유이화를 쫓아갈 수밖에 없는 캐릭터다. '제가 잘 따라갈 테니 선배님 하시고 싶은 대로 하세요'라고 했다. 매 신마다 엄청나게 고민을 많이 하시고, 여러 방향을 협의하면서 촬영하는 분이다. 합의점을 도출해서 촬영할 수 있어서 재미있더라"고 밝혔다.

그는 "최기현은 유이화를 사랑했던 것"이라며 "그게 잘못된 방식으로 표현된 게 아닐까 싶었다. 그리고 열등감이 많은 인물 아닌가. 이화는 감정을 유지하고 있지만, 최기현은 매번 다른 방식으로 접근해야 하기도 하고 그런 식으로 차별을 두려고 하니까 그게 더 힘들더라"고 고백했다.

또 "몸이 안 좋으셨다. 해외 촬영 다녀오고 전체가 코로나19 걸리고 해서 한 달 반 정도 시간이 뜨거나 그런 경우가 있어서 힘든 것도 있긴 했지만 그 외에는 다 좋았다"고 설명했다.

최기현은 이화가 원하는 걸 해주지 않고, 가까운 가족에게조차 계산적인 인물이다. 특히 유이화로 하여금 가정생활에 염증을 느끼게 하고 반대급부로 윤민재(이시우 분)에게 집착하게 하는 원인을 제공한다. 이와 동시에 자칫 스테레오 타입의 악역으로 굳혀지기 쉬운 상황.

이에 대해 공정환은 "선배님과 밥 먹는 신만 8개다. 선배님은 선배님 호흡대로 진중하게 내적 갈등을 쭉 표현하셨다면 저는 그걸 건드리지 않는 선에서 연기하고자 했다. 선배님께서 어찌 보면 나쁜데 귀여운 부분도 보이는 것 같다고 하시더라"고 김서형과의 촬영 당시를 회상했다.

/사진제공=생각엔터테인먼트
김서형과는 진한 멜로로 다시 재회하고 싶다는 공정환은 "이번엔 멜로는 아니지 않았다"며 "서로의 티키타카가 덜 보였기 때문이다. 저는 코미디도 하고 싶다. 사람들이 바라보는 것과 제가 하는 것 사이 괴리감이 있다"고 원하는 바를 전했다.

이어 "최기현은 나쁜 말을 하는데 존대를 한다. 감독님과 대화를 통해 어미, 조사를 좀 바꿨다. 제가 생각하는 (최기현의) 심한 행동, 가장 힘들었던 건 이화에게 '5년 만기 적금, 내 통장에 입금해'라고 하는 거다. 트름하면서 그 대사를 해야 했다. 너무 지질하지 않나. 그래서 정말 심각하게 연기를 해야겠다고 생각했어서 그 상황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콜라를 다섯 캔 마셨다"고 밝혀 웃음을 자아냈다.

노윤수 작가는 공정환에게 최기현이라는 인물을 연기할 때 모든 감정을 배제해 달라는 주문을 했다고. 뿐만 아니라 비주얼적인 면에서도 신경을 많이 쓸 수밖에 없었다.

공정환은 "자기 잘난 맛에, 외부에 잘 보이려고 하는 인물이라 신경을 많이 썼다. 제가 얼굴에 뭘 해본 적이 없는데 이마에 주름이 많이 지는 편이다. 그 모습을 보고 더 재수없어 하신 거 아닐까 싶고, 드라마에 나오는 정장은 모두 제 옷이다. 기성 정장들이 잘 안 맞아서 제 옷을 입은 것도 있다"고 말했다.

/사진제공=생각엔터테인먼트
평소에도 정장을 좋아한다는 그는 "비슷한 역할들이 들어오니 준비를 해둔다"며 "그 안에서 약간의 변화를 통해 몸을 관리한다. 평소에 그렇게 옷을 입고 다니면 힘들 것 같다. 평소엔 다 떠러진 트레이닝복을 입고 다닌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의 말대로 '비슷한 역할'이 들어오는 것에 대한 생각은 어떨까. 공정환은 "아쉬운 면이 있다"면서도 "하면서 바꿀 수 있으면 그게 가장 좋다는 생각이기 때문에 들어오는 역할을 거절하지 않는다. 조연은 자기 능력을 입증하는 것도 중요하지 않나. 비슷한 역할이라도 조금씩 바꾸면서 촬영에 임하고 있다. 앞으로는 웃긴 역할, 더 나쁜 역할도 맡고 싶다"고 전했다.

'종이달'은 공정환에게도 큰 도전이었다. 공정환은 "7월에 촬영을 시작했는데 끝나긴 하더라. 연기 디테일을 잡는 게 재미있기도 했다. 스태프, 배우들과 충분한 고민과 회의를 통해 디테일을 잡는 과정이 성취감이 컸다.

제6회 칸 드라마 페스티벌 비경쟁부문 랑데부 섹션에 초청된 '종이달'. 이에 대해 공정환은 "좋은 작품이라는 확신이 있었다. 칸에 출품한다는 얘길 들었는데 촬영 마치고 두세 달 동안 감독님이 아무런 말씀이 없으시더라. 온에어를 언제 하는 건지도 몰랐는데 좋은 성과를 이뤄서 기분이 좋다. 많은 것들이 빨리 사라지는 시대인데 5주 동안 많은 사랑을 받아서 감사하다. 레드카펫을 함께 밟지 못 해서 아쉽긴 하지만 그래도 기분이 좋다"고 밝혔다.

김노을 기자 sunset@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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