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게소 주차된 차, 알고보니 보이스피싱 통신 중계차?

박성훈 기자 2023. 5. 15.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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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스피싱(전화금융 사기) 조직에 통신 장비를 공급해온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이 공급한 장비는 고속도로 휴게소에 주차된 차 트렁크나 상가 옥상, 갈대밭 등 사람들이 관심을 두지 않을 만한 장소에 설치돼 있었으며, 이 장비들을 활용한 보이스피싱 범죄로 182명이 46억 원에 달하는 돈을 빼앗긴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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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남부경찰청, 불법 중계기 375대 유통한 30대 남성 등 14명 검거
보이스피싱 번호 070→010 전환에 사용…182명, 46억 원 사기 피해
경기 오산시의 한 고속도로 휴게소에 주차된 승용차 트렁크에 불법 통신중계 장비가 설치돼있다. 경기남부경찰청 제공

수원=박성훈 기자

보이스피싱(전화금융 사기) 조직에 통신 장비를 공급해온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이 공급한 장비는 고속도로 휴게소에 주차된 차 트렁크나 상가 옥상, 갈대밭 등 사람들이 관심을 두지 않을 만한 장소에 설치돼 있었으며, 이 장비들을 활용한 보이스피싱 범죄로 182명이 46억 원에 달하는 돈을 빼앗긴 것으로 확인됐다.

경기남부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중계기 부품을 해외에서 배송받아 보이스피싱 범죄 조직에게 공급한 혐의(전파법 위반)로 A(37) 씨 등 14명을 구속했다고 15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지난 1월부터 해외 중계기 공급 총책으로부터 단자와 중계기 박스, 안테나 등 부품을 배송받아 국내에서 조립해 총 375대를 전국의 보이스피싱 조직에 유통한 혐의를 받고 있다. 국내에 통신중계기를 설치하려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신고를 해야 하는데, 이들은 정부와 수사기관의 감시를 피하기 위해 장비들을 완제품이 아닌 부품으로 들여와 국내에서 조립하는 수법으로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이들로부터 압수한 장비는 게이트웨이 87대와 공유기 42대, 휴대전화 110대, 유심칩 466대 등 750건으로, 게이트웨이는 070으로 시작되는 인터넷 전화 번호를 국내 휴대전화 번호인 010으로 변환하는 기계다. 일반적으로 인터넷 전화번호로 걸려오는 전화는 잘 받지 않고 010으로 시작되는 번호는 상대적으로 잘 받는다는 점에서 착안해 발신번호를 바꿔주는 게이트웨이가 범행에 주로 사용되고 있다.

A 씨 등이 공급한 중계기는 주로 차량 트렁크나 건물 옥상, 갈대밭 등에 설치됐는데, 전원을 켜놓으면 자동으로 해외 보이스피싱 전화번호를 전환해줘서 별도의 운용 인력이 필요하지 않다. 이들 장비를 통해 이뤄진 보이스피싱 전화 사기에 속아 돈을 잃어버린 이는 현재 확인된 인원만 182명으로, 피해금액은 46억 원으로 집계됐다.

경찰은 국내 이동통신사에 범행에 사용된 전화번호 520건에 대한 이용중지를 요청하고, 중계기 부품을 유통한 물류회사에 대해서도 위법 행위가 발견될 경우 추가 입건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최근 건물 옥상 분전함이나 아파트 계단 등에서 불법 중계기로 의심되는 장비가 있으면 곧바로 신고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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