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만큼 이 악물었다…NC 권희동·키움 정찬헌, FA 효자로 거듭나나

권혁준 기자 2023. 5. 15.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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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 미아' 위기서 해 넘겨 계약…5월에야 1군 엔트리 올라와
권희동 6G 0.524, 타선 활력…정찬헌 2연속 호투로 5선발 '찜'
NC 다이노스 권희동. /뉴스1 DB ⓒ News1 박지혜 기자

(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계약도 늦고 시즌 시작도 늦었지만 그만큼 더 이를 악물었다. 'FA 미아' 위기를 넘어 원 소속팀에 잔류한 권희동(33·NC 다이노스)과 정찬헌(33·키움 히어로즈)이 불타오르고 있다.

권희동과 정찬헌은 지난 오프시즌 FA 시장에서 주목받지 못한 이들이었다. 대어급이 많았던 이유도 있지만 둘 모두 상황이 썩 좋지 못했다.

권희동은 NC 내부에만 7명의 FA가 있었던 데다 지난 시즌 성적이 '커리어 로우'에 가까웠다. 징계 등으로 82경기 출전에 그친 그는 0.227의 타율에 5홈런 22타점으로 팀에 큰 도움을 주지 못했다.

정찬헌 역시 비슷했다. 준척급 선발 자원으로 분류됐던 그이지만 지난 시즌 20경기에서 5승6패 평균자책점 5.36에 그쳤고 포스트시즌에서도 준플레이오프에서 부진한 뒤 플레이오프와 한국시리즈에선 아예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직전 시즌의 저조한 성적에 원소속팀마저 외면하는 마당에 타 팀의 구미를 당기기는 어려워보였다. 사인 앤 트레이드 등 다른 방식을 찾는 것이 빨라보였지만 그마저도 쉽지 않았다.

결국 해를 넘겨 개막을 코앞에 두고서야 계약이 이뤄졌다.

권희동은 2월 NC와 계약기간 1년에 최대 1억2500만원(연봉 9000만원, 옵션 3500만원)에 계약했다. 보장액이 1억이 되지 않는 '염가 계약'이었다.

정찬헌은 그보다 늦은 3월, 시즌 개막을 불과 닷새 남긴 시점에서 키움과 계약했다. 그나마 키움이 계약 규모를 키우면서 계약기간 2년에 총액 최대 8억6000만원(계약금 2억, 연봉 2억, 옵션 2억6000만원)의 나쁘지 않은 조건으로 다시 손잡았다.

우여곡절 끝에 새 시즌을 맞은 둘은 시작도 늦을 수밖에 없었다. 개인 운동을 해왔다고는 하지만 스프링캠프 등으로 몸을 만들어온 다른 이들보다는 페이스가 더딜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개막 한 달이 지난 시점인 5월이 되어서야 둘 모두 처음으로 1군에 모습을 드러냈는데, 현재까지는 기대 이상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권희동은 지난 4일 1군에 등록됐지만 우천 취소가 잇따르면서 실제 경기는 9일 KT 위즈전부터 투입됐다.

그리고 지난주 6경기 중 5경기에 선발로 출전한 권희동은 21타수 11안타(0.524)에 4타점 5사사구 1볼넷 등으로 종횡무진 활약하고 있다. 아직 표본이 적다는 점을 감안해도 줄곧 2군에 있던 선수의 성공적인 복귀다.

권희동이 5번 타순에 배치되면서 NC는 좀 더 무게감 있는 타순을 꾸릴 수 있게 됐다. 손아섭, 박민우, 박건우, 제이슨 마틴 등 팀 내 가장 강한 타자들을 1~4번에 몰아 배치하면서도 권희동의 뒷받침에 부담이 덜해졌기 때문이다.

강인권 NC 감독도 "권희동이 1군에 올라와 좋은 모습을 보여주면서 팀 공격력이 강해진 느낌"이라며 만족스러워했다.

키움 히어로즈 정찬헌. /뉴스1 DB ⓒ News1 황기선 기자

역시 5월부터 1군에 등록된 정찬헌 역시 성공적으로 스타트를 끊고 있다.

그는 지난 5일 SSG 랜더스전에서 6이닝 2피안타 무사사구 3탈삼진 1실점, 11일 LG 트윈스전에선 6이닝 6피안타 2사사구 2탈삼진 1실점했다. 두 경기 모두 타선의 지원을 받지 못해 패전을 떠안았지만 정찬헌의 투구만큼은 나무랄 데가 없었다.

구속은 시속 130㎞ 후반에서 140㎞ 초반으로 빠르지 않지만 정교해진 제구력과 더불어 좋은 무브먼트를 바탕으로 경쟁력을 발휘하고 있다.

키움은 당초 5선발로 '영건' 장재영을 낙점했으나 개막 후 2경기 평균자책점 12.79로 크게 부진한 뒤 2군으로 내려갔다. 시속 150㎞를 훌쩍 넘는 강속구를 가지고 있지만 제구가 되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는 것이 정찬헌과 장재영의 사례로 다시금 확인됐다.

정찬헌이 이같은 모습을 이어가준다면 키움으로선 5선발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 안우진, 에릭 요키시, 아리엘 후라도, 최원태와 함께 리그 톱급의 선발 로테이션을 꾸릴 수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홍원기 키움 감독도 "이런 모습을 계속 보여준다면 선발진에 큰 도움이 될 것 같다"며 "5일 간격으로 선발 등판하는 데에도 문제가 없을 것"이라며 흡족해했다.

늦은 계약만큼 더 절실하게 시즌을 준비한 권희동과 정찬헌. 이들은 'FA 미아'에서 'FA 효자'로 거듭날 채비를 하고 있다.

starburyn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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