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토안보 장관 “타이틀42 폐지 후 불법입국 50% 감소”

미국을 향해 9일 멕시코 북부 마카모로스에서 중남미에서 온 이민자들이 리오브라보 강을 건너 미국으로 가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워싱턴=김남석 특파원

알레한드로 마요르카스 미국 국토안보부 장관이 14일(현지시간) 코로나19 확산방지를 내세워 불법입국자를 강제추방한 타이틀42 정책이 폐지된 이후 "불법입국 적발이 "50% 감소했다"고 밝혔다. 우려와 달리 불법입국자 숫자가 감소했지만 공화당은 "지난 2년간 불법입국자가 500만 명에 달한다"며 조 바이든 행정부의 이민 정책을 내년 대선의 핵심쟁점으로 삼을 뜻을 내비쳤다.

마요르카스 장관은 이날 CNN 인터뷰에서 "지난 며칠간 우리가 경험한 수치는 타이틀42가 끝나기 전 수치보다 현저하게 감소했다"고 밝혔다. 그는 "국경순찰 당국이 12일 6300건, 13일 4200건의 (불법입국자와의) 만남을 보고했다"며 "하루 약 1만 명의 이민자를 만났던 같은 주 초반과 비교해 만남 횟수가 50% 감소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불법입국 시도가 정점을 지났는지 판단하는 것은 "너무 이르다"면서도 "우리는 남쪽 국경에 도착하는 것을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매우 분명하게 중요한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말했다.

미 정부는 지난 11일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당시 코로나19 방역을 명분 삼아 도입한 타이틀42를 폐지했다. 이 정책이 폐지되면 미국 입국이 쉬워질 것이라는 생각에 미·멕시코 국경에 66만여 명의 이민자가 몰렸고 불법입국 시도가 급증할 것으로 우려됐다. 하지만 바이든 행정부는 이민자들이 휴대전화 애플리케이션으로 망명을 신청하도록 하는 대신 불법입국 적발 시 바로 추방하고 5년간 재입국을 금지토록 했다. 마요르카스 장관은 ABC 인터뷰를 통해 "(타이틀42 종료 후) 남부국경에 도착한 이들 수천 명을 추방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예상과 달리 타이틀42 종료 직후 불법이민자 숫자가 감소했지만 공화당은 바이든 행정부의 이민정책을 실패로 규정했다. 마이클 매콜 하원 외교위원장은 "지난 2년간 이 나라에 불법 입국한 사람이 500만 명에 달한다. (바이든 행정부 이민정책은) 지속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마크 그린 하원 국토안보위원장도 "이번 주 역사상 그 어느 때보다 많은 (미국을 향한) 횡단을 목격했다"며 "우리 국경을 보호한 다음에 이민 문제를 처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공화당 측은 이민 정책 실무책임자인 마요르카스 장관에 대한 탄핵 가능성도 내비쳤다. 그린 위원장은 "바이든 행정부와 마요르카스 장관의 실패를 매우 상세히 살펴볼 계획"이라며 "5단계 책임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마요르카스 장관은 "내 앞에 있는 일에 집중하고 있다"고 잘라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