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자 성폭력 문제로 세상 소란, 사과”..J-팝 대부의 성착취에 고개 숙인 日기획사

2023. 5. 15.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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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J-팝(J-POP)의 전설'로 통하는 아이돌 기획사 창립자의 10대 소년 성착취 논란에 결국 해당 기획사가 공식 사과했다.

15일 일본 교도통신, NHK 등에 따르면 4년 전 고인이 된 쟈니 기타가와 설립자의 남성 연습생 상대 성폭력 문제에 대해 쟈니스 사무소가 사과 동영상과 문서를 발표했다.

쟈니스의 설립자는 1931년생 쟈니 기타가와로 유명 아이돌 그룹을 여럿 키워내 '일본 아이돌의 대부'로 유명한 인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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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대형 연예기획사, ‘쟈니스 사무소’ 공식 사과
2019년 7월 10일 일본 도쿄에서 시민들이 일본 연예계 거물 쟈니 기타가와의 사망 소식을 보도하는 대형 스크린 앞을 지나가고 있다.[EPA=연합]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일본 'J-팝(J-POP)의 전설'로 통하는 아이돌 기획사 창립자의 10대 소년 성착취 논란에 결국 해당 기획사가 공식 사과했다.

15일 일본 교도통신, NHK 등에 따르면 4년 전 고인이 된 쟈니 기타가와 설립자의 남성 연습생 상대 성폭력 문제에 대해 쟈니스 사무소가 사과 동영상과 문서를 발표했다.

후지시마 줄리 케이코 사장은 동영상에서 “창업자인 쟈니 타가와의 성 가해 문제가 세상을 크게 소란 시키고 있다. 진심으로 사과 드린다. 무엇보다 먼저 피해를 호소하고 있는 분들에 대해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쟈니스 사무소의 후지시마 줄리 케이코 사장이 14일 고인이 된 쟈니 기타가와 창업자이자 전 사장의 성폭력 문제에 관해 사과 하고 있다. [NHK 갈무리]

그는 성폭력 피해 고발에 대해 기타가와 전 사장이 고인이 되어 개별 고발 건의 내용이 사실인 지 판단하는 것은 쉽지 않다면서도 “피해가 있었다고 하시는 분들이 계시는 걸 우리는 매우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했다.

아울러 외부에서 새롭게 사외이사를 초청해 경영체계를 근본적으로 재검토하고, 의사나 카운슬러 등 전문가 상담을 지원하는 창구를 이달 중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쟈니스 사무소’는 남자 연예인을 전문으로 육성하는 연예기획사로, 일본 연예계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지니고 있다. 소속 대표 그룹으로는 일본 유명 배우이자 가수인 기무라 타쿠야 등이 활동하는 스맙(SMAP)이 있다.

쟈니스의 설립자는 1931년생 쟈니 기타가와로 유명 아이돌 그룹을 여럿 키워내 ‘일본 아이돌의 대부’로 유명한 인사다. 그는 지난 2019년 7월 87세의 나이로 별세했다.

앞서 영국 BBC는 지난 3월 7일 다큐멘터리 ‘포식자: J팝의 비밀 스캔들(Predator: The Secret Scandal of J-Pop)’을 제작, 방송하며 그의 소년 성착취 파문을 재점화했다.

쟈니스 사무소 연습생 출신 가수 오카모토 가우안이 지난 4월 12일 도쿄 외신기자클럽에서 J팝 거물 쟈니 기타가와의 성 학대를 폭로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AP연합]

다큐멘터리에 따르면 BBC 제작진이 만난 아이돌 지망생 하야시(가명)는 15살 때 쟈니스 사무소에서 오디션을 봤다가 일주일 뒤 기타가와로부터 '자택으로 오라'는 메시지를 받았다. 아이돌 지망생 등 수많은 소년이 있는 곳이었다. 일명 '기숙사'였다.

하야시는 "기타가와가 와서 '목욕을 하라'고 했다"며 "기타가와는 내가 인형인 것처럼 온몸을 씻겼다"고 주장했다.

하야시에 따르면 학대는 계속 이어졌다. 다른 소년들도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를 알고 있었다. 하야시는 "모두들 나에게 '참아야 한다. 참지 않으면 성공할 수 없다'고 했다"며 "그 누구도 떠나지 않았다"고 했다.

2002년에 쟈니스 소속으로 10년간 백댄서 활동을 한 류도 BBC에 "침실로 들어가니 기타가와가 들어와 마사지를 해주겠다고 했다. 내 어깨를 잡은 손이 점점 더 아래로 내려갔다"며 "어느 순간 선을 넘은 듯해 '더는 하지 말라'고 말했고, 기타가와는 '미안해, 미안해'라며 다른 방으로 갔다"고 했다.

BBC 다큐멘터리 방영 한달여 뒤인 지난달 12일에는 전 연습생 출신 가수 오카모토 가우안(26)이 도쿄에서 외신 기자회견을 열어 과거 15~20회 정도 직접 성적 피해를 보았다고 주장하며 논란이 가속화됐다. 그는 "기타가와에게 감사의 마음을 가지는 한편으로 당시 15세인 나에게 성적 행위를 한 건 나쁜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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