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담 어렵다”는 강제동원 103살 피해자 집 불쑥 찾아간 외교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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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부가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생존 피해자인 이춘식 할아버지, 양금덕 할머니에게 면담을 요청했지만 피해자 쪽에서 거절한 것으로 확인됐다.
피해자 쪽에서 분명한 거절 의사를 표시했음에도 외교부 당국자는 자택을 찾아갔는데, 이를 두고 피해자 쪽은 "그 자체로 압박이 된다"며 반발했다.
임 변호사의 말을 종합하면 외교부는 지난 12일 오전 11시49분께 "14일에 이춘식 할아버지를 만나고 싶다"고 피해자 대리인단에 요청했고, 이 할아버지의 가족들은 거절 의사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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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부가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생존 피해자인 이춘식 할아버지, 양금덕 할머니에게 면담을 요청했지만 피해자 쪽에서 거절한 것으로 확인됐다. 피해자 쪽에서 분명한 거절 의사를 표시했음에도 외교부 당국자는 자택을 찾아갔는데, 이를 두고 피해자 쪽은 “그 자체로 압박이 된다”며 반발했다.
강제동원 피해자 대리인인 임재성 변호사는 15일 페이스북을 통해 이런 사실을 밝혔다. 임 변호사의 말을 종합하면 외교부는 지난 12일 오전 11시49분께 “14일에 이춘식 할아버지를 만나고 싶다”고 피해자 대리인단에 요청했고, 이 할아버지의 가족들은 거절 의사를 밝혔다. 이에 외교부는 피해자 쪽에 “잘 알겠다”며 거절 의사를 확인했다.
그럼에도 서민정 외교부 아시아·태평양 국장은 14일 이 할아버지의 자택을 찾아간 것으로 보인다. 임 변호사는 “14일 밤 7시께 이춘식 어른 따님으로부터 연락이 왔다. 외교부가 사전 예고도 통지도 전혀 없이, 가족들이 어렵다 말씀드린 날에 무작정 다녀갔음을 확인하시고 바로 연락을 주신 것”이라며 쪽지 하나를 공개했다. 여기엔 “이춘식 할아버님께, 최근에 병원에 입원하셨다는 소식을 듣고 걱정되는 마음에 자택을 찾아오게 되었습니다. 조속히 쾌차하시기를 진심으로 기원드리며, 허락해 주시면 조만간 다시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라고 적혀 있었다.
이를 두고 임 변호사는 “정부 고위관료가 민간인에 대해 구체적 요구사항을 가지고 면담을 하는 것”이라며 “그 자체로 압박일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게다가 (이춘식 할아버지는) 103세의 노인이시다. 당연히 가족 등 신뢰관계인의 동석이 필요하다”며 “면담 어렵다 회신을 했는데, 부득불 거절한 날짜에 통지 없이 불쑥 와서 문을 두드리나”라고 비판했다.
외교부는 정부의 해법에 반대하고 있는 다른 생존 피해자인 양금덕 할머니 쪽에도 면담을 요청했다가 거절당했다. 이국언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 이사장은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외교부에서 대리인 쪽에 양 할머니를 만나고 싶다고 요청했지만, 가족들이 거부했다”고 말했다.
외교부가 갑작스레 만나자고 요청하는 것에 피해자 쪽은 불편한 감정을 드러내고 있다.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으로부터 판결금을 받지 않겠다고 한 피해자들을 상대로 채권을 소멸시키는 절차인 ‘공탁’을 하려고 외교부가 사전작업을 하는 게 아닌지 의심하는 것이다. 이에 재단 관계자는 “공탁을 하겠다고 지금부터 말하면 누가 지지를 해주겠느냐”며 선을 그었다.
신형철 기자 newir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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