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1억이나 올랐네”…서울 아파트 전셋값 다시 ‘꿈틀’

조성신 매경닷컴 기자(robgud@mk.co.kr) 2023. 5. 15.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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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대출 금리 하락 영향
3·4월 전세계약 40% 상승 거래
“하반기 역전세난에 상승 확대 가능성 낮아”
서울 서대문구 한 공인중개사무소에 ‘전세보다 싼 급매’ 매물을 알리는 전단이 붙어있다. [이충우 기자]
최근 예상보다 크게 오른 전셋값에 평소 관심을 갖던 단지를 포기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올해 초에 비해 불과 몇 달 사이에 전세가격이 적게는 수천만원, 많게는 수억원이 훌쩍 뛰었기 때문이다.

15일 부동산R114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 시스템을 통해 올해 1·2월과 3·4월 서울 아파트 전세 거래 가격을 비교한 결과에 따르면, 조사 대상 4952건 가운데 249건(41.4%)이 종전 거래보다 금액이 오른 상승 거래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올해 1·2월과 3·4월 동일 단지, 동일 면적에서 전세 계약이 1건이라도 체결된 거래의 최고 가격을 비교한 것이다.

앞서 같은 방식으로 작년 4분기와 올해 1분기 서울 아파트 전셋값을 비교했을 때 5138건 중 3459건(67.3%)이 하락 거래였던 것을 고려하면 전셋값이 빠르게 회복세를 보이는 것으로 풀이된다.

일례로 동작구 흑석동 흑석리버파크자이 전용 84.94㎡는 올해 1월 보증금 5억8000만원(15층)에 계약됐으나, 이달 들어선 동일 평형 13층 물건이 7억원에 전세 거래됐다.

송파구 가락동 헬리오시티 59.96㎡는 1월 5억8430만∼7억9000만원에 전세 계약이 성사됐으나, 지난달 거래된 전세는 보증금 6억6000만∼8억5000만원이었다.

노원구 상계동 상계주공10(고층) 59.39㎡도 올해 2월 2억1000만∼2억2500만원에서 지난달 2억2500만∼2억8000만원으로 오른 가격에 전세 계약이 이뤄졌다.

송파구 가락동 S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전세 급매물이 대거 빠지고 지금은 가격이 올해 초에 비해 최소 1억원 이상 올랐다”면서 “급하게 전세를 내놔야 하는 집주인이 거의 없어 호가는 계속 오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수도권 다른 지역 역시 전세 상승 거래 비율이 증가하는 추세다. 경기는 같은 기간 전세 거래 7414건 중 3256건(43.9%)이 종전 거래보다 금액이 오른 상승 거래였고, 인천은 1378건 중 618건(44.8%)이 상승 거래로 집계됐다.

일부 단지의 전셋값 반등에 대해 업계에서는 전세대출금리 하락과 급매물 소진에 기인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최저 연 3%대로 전세대출금리가 낮아지면서 월세 대신 전세를 택하는 수요가 늘었고, 낮아진 전셋값에 일부 상급지 갈아타기 등이 늘어났다는 것이다.

여기에 최근 빌라 전세사기로 인한 불안이 비교적 전셋값이 저렴한한 노원구 아파트 등으로 이동한 영향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전문가 상당수는 2021년 하반기 전세가가 워낙 높은 수준에서 형성했던 만큼 올 하반기까지는 역전세가 심화할 것으로 내다본다. 전세가가 바닥을 치고 본격 상승 전환하는 국면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금리 인상 가능성과 역전세난과 깡통전세 등의 문제가 전세시장에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큰 데다, 가격이 싼 전세만 찾아서 시세 수준의 전세는 거래가 더 힘든 현실적인 상황도 상승거래 확대가 방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아파트 매매 시장도 비슷한 흐름이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 통계를 보면, 지난 3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2980건으로 지난해 11월 이후 5개월 연속 늘면서 2020년 8월(4065건) 이후 1년9개월 만에 최다 거래량을 기록했다. 서울 송파, 잠실, 마포 등의 인기 단지를 중심으로 가격 상승세도 보인다.

하지만, 예년 3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많을 때는 8000∼9000건에 이르렀던 것에 견주면 거래 회복을 이야기하기엔 이르다. 급매물 소진 뒤 규제완화와 특례보금자리론, 대출 금리 안정화 등의 영향으로 일부 인기단지에서만 상승거래가 나타났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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