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경영지원본부 칼럼] 직급 체계 축소 해야만 하는가?
현재 10대 그룹의 회사 중에서 팀원에 대해 과거의 9직급체계를 유지하고 있는 회사는 없다. 많은 기업들이 9직급 체계(사원 1 고졸, 사원 2 전문대졸, 사원 3 대졸, 주임, 대리, 과장, 차장, 부장, 담당 또는 이사 대우)를 운영했다. 대부분 기업이 동일한 직급 체계를 사용했으므로 과장이라고 하면 몇 년차 정도이며 어느 정도 지식이나 경험을 갖추고 있는지 감을 잡을 수 있었다. 현재, 팀원에 대한 직급 체계 운영은 그룹별 차이가 있다. 팀원에 대한 직급 체계 자체를 없앤 그룹도 있고, 2~3단계로 단순화 시킨 그룹도 있다. 직급 체계 단순화는 이제 트렌드이기 보다는 당연한 일이 되어가고 있다.
대부분 그룹들이 직급 체계 단순화를 통해 얻고자 하는 바는 ‘직위/ 직급 중심의 현 인사 체계를 역할/ 능력/ 성과 중심으로 개편하여 보다 창의적이고 수평적으로 일하는 문화를 구축해 나가는 것’이다. 크게 보면 3가지이다.
첫째, 직급 간 역할 명확화와 권위적 호칭을 상호 존중의 변경으로 유연하고 수평적으로 일하는 방식으로의 변화를 꾀하고자 한다.
둘째, 상위 직급에 대한 역할 수행 잠재력과 지식과 역량을 갖춘 인재의 발탁을 통한 젊은 관리자와 경영자의 조기 육성, 역량과 성과 있는 인재의 활용이다.
셋째, 성과에 따른 차별적 보상과 조직 성과와 개인 성과 및 보상과 연계를 통한 성장 비전 및 능력 발휘 기회를 확대하는데 있다.
“역할 에 따른 직급 간소화 / 능력 중심의 빠른 성장 / 성과 에 대한 차별 보상”이 진정한 목적이다.
직급 체계 개편 시 고려사항
지금 직급 체계를 확대하는 기업은 찾아보기 힘들다. 대부분 직급 체계를 단순화하고 있다. 직급 체계 단순화는 결코 가벼운 일이 아니다. 인사 제도의 근간을 바꾸는 일이다. 직급 단계에 따른 역할 정의 및 구분, 직급과 연동되는 호칭(직위), 급여 밴드, 직급별 최소 체류 연한, 승진 기준 등과 정합성, 조직문화, 동기부여 영향, 인력구조(고직급화), 승진적체, 임금수준 조정(인건비 부담) 등 고려할 점이 많다. 당장 팀원들의 승급 제도는 큰 변화가 일어날 수밖에 없다. 9직급 체계에서는 8번 승급 기회가 있지만, 3직급 체계에서는 2번 밖에 없다. 대기업은 승급을 했을 때, 승급 가급이 있다. 승급 가급은 고정급으로 회사와 개인 모두에게 중요한 급여 항목이다. 승진 기회가 적다는 것은 반대로 보면 인건비 감축이 될 가능성이 높다. 9직급 체계에서는 직급별 직위 호칭이 있다. 주임, 대리, 과장, 차장, 부장 등의 호칭을 2~3직급에서는 반영할 수가 없다. 결국 새로운 호칭을 사용해야만 한다. 선임, 수석, 책임이라고 하거나, 프로와 님으로 통일하기도 한다.
가장 큰 이슈는 직원들의 사기이다. 과장 이상 부장이 한 순간 같은 팀원으로 님이나 프로로 불린다. 기업을 잘 모르는 지인들은 선임이 무엇이고 수석이 무엇이냐 묻는다. 직위가 없고 이름 뒤에 프로라는 호칭이 있으면 궁금해하는 것은 당연하다. 과장이거나 부장이면 어느 정도 조직 내 위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직급 체계 단순화로 사회적 위상 저하도 큰 이슈이다.
직급 체계 개편에 대한 제언
현재 많은 기업이 직급 체계를 단순화를 실시하는 목적은 기존 유지보다는 긍정적이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위계 관계를 떠나 수평 문화를 통해 보다 열린 유연한 조직문화를 가져갈 수 있다. 무엇보다 성과 역량 중심의 인사 구현이다. ‘성과 있는 곳에 보상이 있다’는 성과 주의 원칙을 보다 강하게 추진할 수 있다. 기존 체계 하에서는 한 직급에 통상 2~4년만에 승급이 이루어진다. 체류기간이 승급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한 직급에서 1년 발탁을 한다는 것이 쉽지 않다. 하지만, 직급 단순화가 되면 체류기간 자체가 의미 없게 된다. 성과와 역량 중심의 발탁이 일상화 되어 뛰어나면 앞서갈 길이 마련된 것이다.
직급 체계 개편의 중요 이슈는 인건비, 호칭, 직급별 역할, 성장 경로, 사기저하이다. HR담당자는 사업 특성, 임직원의 생각, 조직 문화, 일하는 방식 등을 감안하여 단순화를 할 것인가? 유지할 것인가? 결정해야 한다. 건설과 보험업과 같은 인적 요인이 큰 영향력을 주며, 선배에 의한 후배 육성이 중요한 회사는 직급 체계를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직급 체계의 설계는 CEO의 지시 하나로 검토하면 곤란하다. 여러 고려 요인을 충분히 검토하고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
직급 체계 설계와 운영이 성공적으로 추진되기 위해서는
HR담당자가 직급 체계 개선 제도 도입 전, 구성원을 모아 설명해야 한다. 왜 직급 체계 추진을 해야 하며, 대상, 방법 및 파급 효과에 대해 소상히 알려줘야 한다. 중간중간 과정 진행 사항에 대해 현업 조직장에게 설명해야 한다. 직급 체계가 완성되면 현장 조직장을 불러 추진 경과 발표와 향후 대책에 대한 인사의 사전 준비와 열린 소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홍석환 매경경영지원본부 칼럼니스트/ 현) 홍석환의 HR 전략 컨설팅 대표/전) 인사혁신처 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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