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형주 "매일 갈고 닦은 25년…기적은 선물처럼 왔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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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은 하루아침에 오는 게 아니라 저처럼 25년간 매일 갈고 닦고 연습한 사람에게 특별히 찾아오는 선물 같은 것이었다고 생각해요."
팝페라 테너 임형주는 지난 14일 서울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연 국내 데뷔 25주년·국제 데뷔 20주년 기념 콘서트 '리빙 히스토리'(LIVING HISTORY)에서 "노래를 기대 이상으로 잘 끝마쳐서 너무나 기쁘다"며 이같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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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드라마 OST부터 성가·가곡까지 팔색조 매력…"올해는 결산의 해"
(서울=연합뉴스) 이태수 기자 = "기적은 하루아침에 오는 게 아니라 저처럼 25년간 매일 갈고 닦고 연습한 사람에게 특별히 찾아오는 선물 같은 것이었다고 생각해요."
팝페라 테너 임형주는 지난 14일 서울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연 국내 데뷔 25주년·국제 데뷔 20주년 기념 콘서트 '리빙 히스토리'(LIVING HISTORY)에서 "노래를 기대 이상으로 잘 끝마쳐서 너무나 기쁘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음악 인생 사반세기를 망라하는 이 자리에서 '기적'이라는 단어를 꺼내 들었다. 공연을 앞두고 식중독과 발진, 후두염 등을 동시다발로 겪었기 때문이다. 공연 준비 도중 응급실 신세까지 졌다는 그는 감정이 북받쳐 오르는 듯 엷은 미소를 띠고 하늘을 향해 "감사합니다"라고 혼잣말을 뱉기도 했다.
임형주는 "공연을 준비하며 잘할 수 있을지 너무 걱정이 많았다"며 "이렇게 첫 무대에 선 순간처럼 떨어본 적이 없다. 노래가 나온 게 너무나 신기하고 기적"이라고 감격스럽게 말했다.
또 "올해는 (데뷔) 25주년으로 결산의 해인데, '베스트 라이브'를 들려드리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약속대로 비단결 같은 특유의 미성으로 영화·드라마 OST에서 클래식·성가·가곡에 이르기까지, 약 2시간에 걸쳐 종합선물 세트 같은 무대를 풀어냈다. 자신이 걸어온 팝페라 테너라는 길을 압축해 선보인 셈이다.
임형주는 1998년 '위스퍼스 오브 호프'(Whispers of Hope)로 국내 데뷔했고, 5년 뒤인 2003년 '샐리 가든'(Salley Garden)으로 국제 무대에 첫발을 내디뎠다.
그는 팝페라 1집 '샐리 가든' 이래 발표한 18장 음반 모두를 클래식 음반 주간 차트 1위에 올려놓는 기록을 세웠다. 임형주는 로마시립예술대학 성악과 석좌교수와 CPBC(가톨릭 평화방송) FM라디오 '임형주의 너에게 주는 노래'의 메인 DJ로도 활동하고 있다.
임형주는 이날 자신이 창단하고 음악감독으로 몸담은 코리안 내셔널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빚어내는 웅장한 선율을 앞세워 등장했다. 장내를 꽉 채운 관객들은 그가 뽑아내는 격정적인 고음에 숨도 죽인 채 집중했다.
그는 영화 '로미오와 줄리엣' OST '어 타임 포 어스'(A Time For Us), '첨밀밀' OST '월량대표아적심'(月亮代表我的心), 고전 성가곡 '생명의 양식'(PANIS ANGELICUS), 오페라 '사랑의 묘약' 중 '남몰래 흘리는 눈물' 등을 다채롭게 불렀다. 세대를 아우르는 옛 영화의 장면이 배경 영상으로 등장해 분위기를 더욱 고조시켰다.
임형주는 두 팔을 벌려 관객의 호응을 유도하다가도, 가사 내용에 맞춰 몸동작과 표정 연기까지 가뿐하게 해냈다.
특히 자신이 과거 발표한 드라마 '쾌걸춘향'·'동이'·'바람과 구름과 비' 등의 OST도 흰 한복을 곱게 차려입고 불렀다. '반짝이' 재킷을 입고 1970∼80년대 팝 메들리를 화끈한 춤사위와 함께 선보이자 관객들도 덩달아 자리에서 일어나 열띤 박수로 화답했다.
임형주는 "해외 독창회 때는 한복을 자주 입는다"며 "자랑스러운 국립극장에서 공연하게 돼 내셔널 코스튬인 한복을 입어봤다"며 한복 사랑도 뽐냈다.
그는 자신의 대표곡인 '하월가', '아베 마리아', '천개의 바람이 되어'를 앙코르곡으로 공연을 매듭지었다. 공연이 끝나자 객석에서는 떠나갈 듯한 기립박수가 쏟아졌다. 공연을 무사히 끝냈다는 안도감에 임형주의 얼굴에서도 환한 미소가 번져나갔다.
임형주는 오는 9월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도 단독 콘서트를 연다.
ts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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