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일본에 반도체 거점 짓는 이유 3가지…日 닛케이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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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언론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14일 일본에 반도체 개발 거점을 마련하는 삼성이 일본을 중시하는 이유가 3가지 있다고 분석했다.
△일본이 가진 요소기술의 강점 △미중 갈등 하의 지정학적 정세 변화 △일본 기업의 기술 협력을 받아 전자산업에 진출한 삼성의 '성장 배경' 등 세 가지가 다른 곳을 두고 일본을 거점으로 선정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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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일본 언론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14일 일본에 반도체 개발 거점을 마련하는 삼성이 일본을 중시하는 이유가 3가지 있다고 분석했다. △일본이 가진 요소기술의 강점 △미중 갈등 하의 지정학적 정세 변화 △일본 기업의 기술 협력을 받아 전자산업에 진출한 삼성의 '성장 배경' 등 세 가지가 다른 곳을 두고 일본을 거점으로 선정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앞서 닛케이는 삼성이 일본 요코하마에 약 3000억원을 들여 첨단 반도체 거점을 신설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 요소 기술이 장점인 일본
우선 닛케이는 삼성을 외부 협력으로 이끈 것은 일본 정부의 조치였다고 보았다.
일본은 2019년 반도체 소재 3개 품목의 대(對)한국 수출 관리를 강화했다. 당시 문재인 정부는 대응 태세를 강화해 일본 의존도가 높은 소재-장비 분야의 국산화를 강력하게 추진했다.
하지만 일부 범용 소재의 대체는 진행됐지만, 첨단 반도체에 필수적인 소재와 장비의 개발 및 양산에는 이르지 못했다. 무역통계를 보면 삼성 등 한국 기업들은 일본산 소재-장비를 계속 사용했다.
삼성의 주요 공급업체 리스트(22년)에 기재된 103개 업체 중 일본 기업은 18개사로 한국(48개사)에 이어 두 번째 규모다. 도쿄전자, 캐논, 무라타제작소 등 대기업뿐만 아니라 정밀화학의 아데카, 반도체 기술의 뉴플레어테크놀로지, 전자기판의 메이코 등도 이름을 올렸다.
닛케이는 삼성 경영진이 "역시 고품질에 저렴하고 안정적으로 조달할 수 있는 일본 공급업체는 필수적"이라며 일본 기업과의 협력 강화를 서두르고 있다고 전했다.
◇ 미중 갈등 하의 국제 정세
또한 반도체가 미중 대립의 초점으로 떠오르면서 반도체를 둘러싼 국제 정세의 변화도 한일 공조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고 했다.
미국 정부는 삼성의 반도체 공장 확장을 장려하는 반면 중국 내 추가 투자는 제한했다. 한편 미국 인텔, 미국 마이크론테크놀로지 등 경쟁사와의 기술 협력도 요구하고 있다. 삼성 내부에서는 미국 정부의 자국 우선주의를 경계하는 목소리가 있다. 그렇다고 기술 패권을 노리는 중국이나 최대 경쟁사인 TSMC를 보유한 대만과의 협력은 리스크가 있다.
결과적으로 삼성은 반도체 산업에서 일정한 입지를 가진 일본과 협력을 강화하는 것이 득이 될 것으로 판단했다는 것이다. 닛케이는 한일 관계 개선에 의욕을 보이는 윤석열 대통령의 존재감도 크다고 덧붙였다.
◇ '일본을 배우라'는 창업자의 철학
아울러 닛케이는 삼성 및 삼성가와 일본의 밀접한 관계를 강조했다. 삼성의 역사를 살펴보면, 1970년대 일본 삼양전기와 NEC가 반도체, TV, 브라운관 등의 기술협력을 담당하며 삼성의 전자산업 진출을 추진한 경력이 있다. 이후에도 도시바, 소니 등과 제휴해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했다고 설명했다.
창업자 이병철 회장은 1년 중 한 달 남짓 도쿄에 머물며 일본 재계 인사들과 토론하며 사업 전략을 세웠다. 삼성 중흥을 이끈 아들인 이건희 회장, 손자이자 현 회장인 이재용 회장과 함께 3대에 걸쳐 일본 유학 경험을 갖고 있다. 삼성 경영진에는 지금도 '일본에서 배우라'는 창업자의 철학이 살아 숨 쉬고 있다.
닛케이는 "한국에는 역사 인식이나 영토 문제 등을 둘러싸고 일본에 대한 거부감을 가진 시민들이 적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반면 실리를 우선시하는 산업계에는 한일 협력의 장점을 설파하는 경영자들도 많다. 정권에 따라 흔들리는 한일 관계에서도 삼성 등 대기업들은 냉정하게 일본과의 시너지를 모색하고 있다"고 썼다.
ky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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