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호 PD, '지구마불 세계여행' 통해 얻은 것들

황소영 기자 2023. 5. 15.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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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마불 세계여행' 포스터
김태호 PD가 MBC를 떠나 제작사 TEO(테오) 대표로 둥지를 튼 지 1년 6개월이 지났다. 20년 동안 꿈꾸기만 했던 것에서 벗어나 다양한 콘텐트에 도전하고 있다. 유튜브와 ENA를 오가며 공개된 '지구마불 세계여행' 또한 그 도전의 일환이었다. 총 10부작으로 제작된 이 프로그램의 자체 최고 시청률은 1.459%(닐슨코리아 전국 기준)였다. 당초 목표 시청률이었던 1%를 넘겼고 시즌2를 예고하는 모습으로 엔딩을 맞아 다음 이야기에 대한 궁금증을 높였다.

지난 6일 종영한 '지구마불 세계여행'은 유튜버 곽튜브, 빠니보틀, 원지와 함께 떠나는 부루마블 세계여행 프로그램. 유튜브에서 선공개된 후 ENA에서 후방영되는 시스템이었다. 하나의 프로그램이었지만 유튜브와 ENA 버전은 다른 맛이었다. 보는 시청층이 다르고 수요 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유튜브에선 날 것의 1인 크리에이터 방식으로, ENA에선 VCR을 보고 스튜디오 토크가 곁들여진 방식으로 풀어냈다. 찍어온 영상은 같지만 편집 지점이 달라 같은 듯 다른 맛으로 시청자들의 구미를 자극했다.
'지구마불 세계여행'
김태호 PD, MBC 제공

김태호 PD는 JTBC엔터뉴스와 만난 자리에서 "방송에서 다루는 여행 프로그램은 제작진이 다 앞에 있지 않나. 예약된 스케줄에 섭외된 곳에 가고 그런 게 익숙했는데, '지구마불'을 함께한 곽빠원(곽튜브·빠니보틀·원지)은 '가면서 하면 되지. 섭외를 왜 하고 답사를 왜 하냐'라고 하더라. 이 마인드가 좋았다. 카메라 시스템을 늘려놓은 건 10여 년 전 MBC '무한도전' 할 때인데 요즘은 그런 것 때문에 리얼리티가 살지 못하는 지점이 있더라. 그래서 이분들이 하는 방식대로 해볼까 했다. 안 해봤던 시스템이라 두려움도 많았는데 결과적으로는 항공비 다 합쳐 1억 원을 넘지 않았다. 여행 후 돌아와서 후반 편집이 하느라 돈이 더 들긴 했지만 효율성은 높았다"라고 새로운 도전에 대한 만족감을 표했다.

사실 TV 채널용이라기보다는 유튜브용을 목표로 제작했던 프로그램. 그런데 이 프로그램에 대한 ENA의 관심이 높았고 그렇게 유튜브용과 ENA용으로 각색돼 방송이 됐던 것이었다. 국내외 OTT 순위 톱10에 안착했고, TEO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개된 콘텐트들은 100만 조회 수 이상을 기록했다.

김태호 PD는 "'지구마불 세계여행'은 누구나 쉽게 생각할 수 있는 아이템이다. 그러나 어떠한 플랫폼이나 방송사에서 제작한다고 하면 현실적인 여건 때문에 어려울 수 있다고 생각한다. 20년 전에도 '무한도전'에서 시도했던 바 있지만 출연자들의 스케줄 때문에 어려웠다. 하지만 곽빠원 같이 스페셜한 사람들과 함께라면 재밌게 할 수 있겠다, 노하우를 배울 수 있겠다, 다양한 방향으로 뻗어나갈 수 있는 좋은 IP(지식재산권)를 확보할 수 있겠단 생각이 들었다. 실험적인 시도는 충분히 해본 것 같다"라고 전했다. 실제로도 다양한 스핀오프 버전에 대한 제작 문의가 들어오고 있는 긍정적 상황. 시즌2와 관련해서 묻자 "만약 시즌2를 제작하게 된다면 어떤 포맷인지 이해가 됐으니 이해도를 가진 사람들이 들어와 대중성이 높아지는 전략을 꾀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라고 답했다.

'지구마불 세계여행'을 통해 확실한 성과를 거뒀다. 처음 시작할 때 유튜브 채널 TEO의 구독자 수는 5000명 남짓이었지만 현재 35만 명을 돌파했다. 20, 30만을 넘으면 유튜브 채널 안에서 콘텐트를 통한 안정적인 조회 수가 나오겠다 싶었는데 그 목표치를 가뿐하게 넘겼다. 김태호 PD는 "목표를 이루게 한 정말 고마운 콘텐트다. 5월 말쯤부터 해서 6월과 7월 새로운 콘텐트들이 하나씩 나올 것이다. '지구마불'은 젊은 후배 PD들이 각자 팀을 이뤄 팀별의 색채를 살려낸 결과였다. 다른 플랫폼에 있는 것들도 하겠지만 유튜브 채널 안에서 다양하게 실험을 해볼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특정 플랫폼에 몰리는 방송 구조의 시대는 끝났다는 점에 동의한 김태호 PD. 콘텐트 자체가 중요한 시대에 발맞춰 시청률 자체의 스코어보다 '누가 왜 보는지'에 초점을 맞춰 내부 PD들이 다양한 아이템을 열람할 수 있게 하고 '지구마불 세계여행' '체크인' 시리즈 등 TEO만의 다양한 IP를 통해 후배 PD들이 사용할 수 있는 좋은 도구들을 계속해서 만들어나가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그러면서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화두는 '다양성'과 '독창성'인 것 같다"라며 앞으로도 이 지점에 초점을 맞춰 다양한 콘텐트를 생산하겠다고 전했다.

황소영 엔터뉴스팀 기자 hwang.soyoung@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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