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올해 국제무대 복귀 시동…對中·아세안 외교기조 속 ‘최선희’ 주목

2023. 5. 15.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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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9월 항저우 아세안게임 참석 가능성…선수단 등록
‘도쿄올림픽 불참’ 징계 해제…국제경기 참석 수요 상당
‘방역 역량’ 과시해 교역 확대 모색…북중러 구도에도 필요
최선희 외무상, 담화 발표·주북中대사 면담 등 활동 기지개
올해 ARF 참석 가능성도…“北에 對아세안 외교 중요해져”
최선희 북한 외무상은 8일 의례방문한 왕야쥔 신임 주북 중국대사를 만나 담화를 진행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9일 보도했다. 사진은 악수하는 최선희 북한 외무상과 왕야쥔 주북 중국대사. [연합]

[헤럴드경제=최은지 기자] 북한이 신종 코로나비아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전무했던 외교 활동을 올해 본격 가동할 전망이다. 오는 9월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참가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고, 이보다 앞서 북한이 유일하게 참여하는 역내 다자안보협의체인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을 계기로 지난해 6월 취임한 최선희 북한 외무상의 대외활동이 시작될지 주목된다.

일본 언론들은 북한의 아시안게임 참가 동향을 일제히 보도했다. 일본 교도통신은 13일 북한이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약 200명의 선수단을 등록했다고 보도했다. 민영 방송사 네트워크 ANN은 12일 여성 응원단 파견 가능성을 보도했다.

앞서 북한은 지난달 25~26일 중국 항저우에서 열린 선수단장 회의(DRM)에 대표 2명을 보냈다. DRM은 대회에 출전한 각국 선수단장들이 개최지에 모여 조직위원회로부터 대회 전반에 대한 안내사항을 듣는 자리다. 지난달 28~30일에는 코로나19 발생 후 처음으로 중국 타이저우에서 열린 동아시아 가라테 선수권대회에 남자 선수 2명이 출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북한은 2021년 열린 도쿄올림픽에 일방적으로 불참하면서 국제올림픽위원회(IOC)로부터 받았던 자격 정지 징계 처분이 2022년 12월말로 해제되면서 참가 자격을 회복했다. 북한은 코로나19가 한창 유행했을 당시 선수단 보호를 이유로 도쿄올림픽 불참을 선언했고, 징계 처분에 따라 2022년 베이징올림픽에도 불참했었다.

코로나19 기간 국경을 폐쇄했던 북한의 대외 활동에 대한 수요가 상당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코로나19로 한동안 국제대회에 참가하지 못한 북한 선수들의 기량이 퇴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치·외교적인 요인에서는 전 세계가 사실상 ‘엔데믹’으로 나아가고 있고 북중 교역이 정상화 수준에 이르면서 북한이 교역을 회복하고 교류 활성화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를 위해서는 내부적인 방역 역량과 통제 역량이 있다는 이미지를 통해 대외 교류가 가능하다는 징표를 중국과 국제사회에 전달할 창구가 필요하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북한의 입장에서는 중국에 좀 더 밀착하기 위해 체육 교류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모양새를 보이는 것이 외교적으로 굉장히 필요하다”며 “중국에 북한은 나름대로 방역 역량이 있고 통제 가능한 국가이기 때문에 교류할 수 있고, 교역을 확대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주기 위한 의미도 있다”고 밝혔다.

코로나19 발발 후 국경을 폐쇄하고 외교 활동을 단절한 북한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미중 패권전쟁으로 밀착하는 북중러 대 한미일 구도에서 자신들이 중요한 외교적 자산이라는 점을 중러에 보여줄 필요가 있다는 분석도 있다. 북중러 밀착 구도에서 북한의 외교적 활동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지난해 6월 취임한 후 대외활동이 전무한 최선희 외무상의 역할이 주목된다. 최 외무상은 같은 해 11월 북한의 화성-17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를 규탄한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을 비난하며 첫 실명 담화문을 발표했다. 이후 최 외무상의 담화가 등장한 것은 지난달 21일로, 주요 7개국(G7) 외교장관 공동성명에 대해 “황당무계하고 불법무도한 내정간섭행위”라고 비판했다.

이후 최 외무상은 지난 9일 왕야쥔 신임 주북한 중국대사를 만났다는 조선중앙통신 보도에 등장했다. 왕 대사는 2021년 2월 주북 대사로 내정됐지만 북한의 국경봉쇄로 지난 3월 말에 부임했다. 최 외무상은 왕 대사를 위한 환영연회를 개최하며 북중 관계가 “전면적이고 심도 있는 발전의 시기를 맞이했다”고 말했다.

본격 활동을 시작한 최 외무상이 올해 국제무대에서의 활동을 넓힐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9월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앞서 북한이 참여하는 유일한 역내 다자안보협의체인 ARF에 참석할 가능성에 주목된다. 지난해 ARF에는 안광일 주아세안대표부 대사 겸 주인도네시아 대사가 참석했다. 올해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의장국은 인도네시아다.

홍 실장은 “최선희 외무상 취임 후 대외적 활동이 거의 없는 상태였지만 최근 담화를 내기 시작했고 올해 있을 아세안, 아시아에서의 국제 외교 무대에 모습을 드러낼 가능성이 높다”며 “북한이 전통적으로 외교에서 강했던 유럽의 분위기가 많이 돌변했기 때문에 이제 아세안을 상대로 한 외교가 북한에 굉장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silverpap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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