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료 월3천원, 가스 4천원 오른다…정부·여당 "요금 인상 더 못 늦춰"

2023. 5. 15.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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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 41조 자구노력, 긍정적 판단…취약계층은 인상분 경감 적용, 1년 유예"

[곽재훈 기자(nowhere@pressian.com)]
정부·여당이 15일 당정협의를 열고 전기·가스요금 인상 방안을 결정했다. 전기요금은 약 3000원, 가스요금은 4400원가량 오르게 된다. 지난 3월부터 이어온 논의의 결론이 결국 예상대로 '인상'으로 나온 셈이다.

국민의힘 박대출 정책위의장과 국회 산업통상자원위·기획재정위 여당 간사, 정부 측 이창양 산업부 장관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약 50분간 진행된 당정협의에서 "전기·가스요금 인상은 더 이상 늦출 수 없는 상황이라는 데 뜻을 모았다"고 박 의장이 결과 브리핑을 통해 밝혔다.

이 장관은 이후 정부서울청사로 건너가 한 브리핑에서 "전기요금은 내일부터 킬로와트시(kWh)당 8.0원을 인상하고자 한다. 이는 4인 가구 한 달 전력사용량이 332킬로와트시라고 가정할 때, 올해 초 대비 월 전기요금이 약 3000원 증가하는 수준의 인상폭"이라고 밝혔다.

이 장관은 이어 "가스요금도 내일부터 메가줄(MJ)당 1.04원을 인상하고자 한다"며 "이는 4인 가구 한 달 가스 사용량을 3861메가줄이라고 가정할 때, 월 가스요금이 약 4400원 증가하는 수준"이라고 했다.

당정은 요금 인상 충격 완화 방안도 함께 발표했다. 박 의장은 당정 결과 브리핑에서 "요금인상 단가 관련, 급격한 인상 시 국민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는 데 인삭을 같이했다"며 "기초생활수급자, 장애인 등 취약계층에 대해서는 이번 전기요금 인상분을 경감하고, 사회배려 계층에는 인상분 적용을 1년 유예하며, 에너지바우처 발급 대상도 확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당정은 "일반 가구에 대해서는 7월부터 전기요금 에너지 캐시백 지급 기준을 확대하고, 누진 구간을 확대하며, 여름철 냉방비 부담을 완화하기로 했다"고 했다.

또 "소상공인·뿌리기업의 전기요금 분할 납부 제도를 실시해 부담을 완화하고, 농어민에 대해서도 인상분을 분산 반영해 3년간 3분의1씩 분할 적용해 부담을 덜어드리기로 했다"고 했다.

이 장관은 브리핑에서 추가로 "취약계층의 고효율 가전 구입과 LED 조명 교체를 지원하고, 뿌리기업·소상공인·전통시장·사회복지시설 등에 대해서도 에너지 공급자 효율 향상 의무화 사업 등을 통해 고효율 기기 교체 지원 등 에너지 효율 개선을 집중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당정이 민생 충격과 민심 영향을 고려해 요금 논의를 장기간 이어왔지만, 결국 '인상'을 결정한 배경에 대해 박 의장은 "지난 12일 한전·가스공사가 '비상경영 선포식'을 통해 기존 마련된 자구 계획에 7조 원을 추가해 2026년까지 41조 원의 자구 노력을 추진키로 한 것도 요금 인상을 결정하게 된 긍정적 요소"라고 설명하며 "양사의 자구 계획이 국민 눈높이에 맞게 실천되는 것도 지켜보겠다"고 했다.

이 장관도 "품질 좋은 에너지를 저렴하게 공급해야 하는 산업부 장관으로서, 지난 1분기에 이어 전기·가스요금 인상으로 국민 여러분께 부담과 걱정을 끼쳐드리게 돼 무거운 마음"이라며 "한전과 가스공사는 위기 상황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간부 임금 인상분 반납과 서울소재 핵심자산 매각 등 재정 건전화 방안을 포함한 고강도 자구계획안을 마련했지만 자구 노력만으로는 위기를 타개하기 어렵다. 에너지 공급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고, 한전·가스공사 경영을 정상화하기 위해서는 일정 부분 전기·가스요금 조정이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이 장관은 이와 함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폭등했던 국제 에너지 가격이 다소 안정화되고 있는 추세이지만 여전히 평년보다 높은 수준"이라며 "국제 에너지 시장이 안정되더라도 국제 에너지 가격과 국내 도입 가격 간 최대 6개월의 시차가 있는 점을 고려할 때, 앞으로도 상당 기간 국제 에너지 가격 급등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점도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요금 인상 폭이 당초 한전·가스공사 경영 정상화를 위해 산출된 수치보다 낮아 연내 추가 인상이 이뤄지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앞서 박 의장이 당정 결과 브리핑에서 "요금인상 단가 관련, 급격한 인상 시 국민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는 데 인삭을 같이했다"고 말한 것도 이같은 지적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산업부는 이에 대해 "현재로서는 (연내 추가 인상을) 예단하고 있지 않다"며 "글로벌 에너지 가격 동향, 한전·가스공사 등 에너지 공기업 재무상황 및 개선 정도와 이들의 자구 노력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판단하겠다"고 했다. 연내 추가 인상 가능성을 완전히 닫지 않은 것이다.

▲15일 국회에서 열린 전기·가스 요금 관련 당정 협의회에서 이창양 산업부 장관이 발언하고 있다. 왼쪽은 박대출 정책위의장. ⓒ연합뉴스

[곽재훈 기자(nowhere@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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