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욕하라’더니 온 몸 닦아주고 성관계”…전 아이돌 폭로 사실이었다
“피해 호소 분께 사죄…팬에 실망·불안 끼쳐”
NHK에 따르면 기타가와의 조카인 후지시마 쥬리 게이코 쟈니즈 사장은 전날 공개한 영상에서 “창업자의 성폭력 문제로 세상을 소란스럽게 한 데 대해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는 이어 “무엇보다 피해를 호소하는 분들에게 깊이 사죄한다”며 “관계자와 팬들에게 실망과 불안을 끼친 것에 대해서도 죄송하다”고 말했다.
지난 2019년 사망한 기타가와는 1962년 쟈니즈 사무소를 설립하며 ‘스마프’ ‘아라시’ 등 유명 아이돌 그룹을 여럿 키워냈다. 이에 가요계에서는 그를 ‘일본 아이돌의 대부’라고 불렀다.
그러나 그는 생전 남성 아이돌 지망생을 상대로 성범죄를 저질렀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영국 공영방송 BBC는 지난 3월 ‘J팝의 포식자’라는 다큐멘터리를 통해 소년 성착취 파문을 집중 보도했다. 다큐에서는 ‘하야시’라는 가명을 쓴 남성이 10대 시절 기타가와에게 성폭력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15살 때 쟈니스 사무소에 이력서를 내고 오디션을 보면서 가타가와를 만났다는 그는 이후 ‘기숙사’라는 곳으로 불려갔다고 했다.
가타가와의 자택 중 하나인 ‘기숙사’에는 수많은 소년이 함께 머물렀다고 그는 당시를 회상했다.
그는 “가타가와가 나에게 목욕을 하라고 했다”며 “그는 내가 인형인 것처럼 온몸을 닦아줬다”고 설명했다. 그러고는 나에게 성범죄를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하야시는 이런 성범죄는 다른 상황에서도 일어났고 그곳 소년들도 알고 있었지만 성공하기 위해서는 침묵할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해에도 쟈니스 소속 연습생 출신 남성도 과거 일을 폭로해 충격을 주기도 했다.
지난해 10월 유튜브 채널 ‘FocuSON’(호카손)에는 ‘일본 대형기획사 아이돌 탈퇴한 멤버의 폭로’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해당 영상에는 1998년생인 마에다 코키의 인터뷰 내용이 담겨 있다.
그는 일본에서 유명 아이돌 기획사로 알려진 쟈니스와 정식 계약을 하고 연습생으로 활동한 쟈니스 주니어 출신이다. 7명의 ‘쟈니스 주니어’들이 결성한 그룹 세븐맨 사무라이 멤버로도 활동했던 코키는 2018년 10월 탈퇴를 선언하고 평범한 대학생으로 돌아갔다.
코키는 인터뷰에서 쟈니스 창업자의 성추행 혐의를 묻는 질문에 “내가 말할 수 있는 것은 기획사 대표 키타가와가 동성애자라는 사실과 데뷔를 결정하는 권한을 갖고 있다는 것”이라며 “이것이 성추행인지에 대한 확신은 없으나 몇몇 연습생들과 대표사이에 관계가 있었던 것은 확실하다”고 답했다.
쟈니즈 출신 가수인 가우안 오카모토도 지난달 기자회견에서 쟈니즈에 소속돼 있을 당시인 2012∼2016년에 기타가와로부터 15∼20회 정도 성적 피해를 당했다고 폭로했다.
후지시마 사장은 그러나 이번 일로 사퇴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기타가와 생전에 이사로서 이 문제를 적극적으로 알려고 하지 않았던 책임은 있지만 경영 개혁과 인식 개선 과제가 먼저라는 게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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