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만 웃었던 국내 게임사 1분기 실적, 2분기 반등 나올까?

남정석 2023. 5. 15. 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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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예상대로, 국내 게임사들은 1분기에 고전을 면치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게임사들의 2023년 1분기 실적이 공개된 가운데, 넥슨 정도를 제외하곤 매출이나 영업이익에서 역성장을 했다. 지난 3년간 코로나 팬데믹 수혜를 받았지만, 당시 기록했던 실적의 역기저 효과가 본격적으로 반영된 가운데 인건비 상승, 기존 히트작의 매출 감소, 신작 출시의 지연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넥슨을 제외한 국내 상장된 매출 상위 7개사의 1분기 총 매출은 2조 2417억원, 총 영업이익은 2872억원으로 각각 전년 대비 12.7%와 51.66% 줄어든 것에서도 잘 나타난다.

전반적인 글로벌 경기 침체가 연중 내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기대작들의 출시와 중국 판호를 받은 게임들의 매출 성적 그리고 정치권 전반으로 확대된 김남국 의원의 '게임 코인 의혹' 등 예기치 못한 외부 변수까지 호재와 악재가 한데 겹쳐 있어 좀처럼 예측하기 힘든 한 해가 될 것임은 분명하다.

'베일드 엑스퍼트'
'퍼스트 디센던트'

▶넥슨의 독주, 크래프톤의 선방

올 1분기에도 넥슨의 독주가 계속됐다.

도쿄증권거래소에 상장돼 있는 넥슨은 매출 1241억엔(약 1조 1920억원), 영업이익 563억엔(약 5406억원)으로 전년 동기(엔화 기준) 대비해 각각 36%와 4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의 절반을 1분기에 벌써 벌어들일만큼 좋은 기세다. '던전앤파이터'와 'FIFA 온라인 4' 등 기존 히트작의 안정적인 매출원에다 '블루 아카이브'와 'FIFA 모바일' 등 모바일게임도 여전히 성장세에 기여했다.

여기에 '베일드 엑스퍼트', '퍼스트 디센던트', '마비노기 모바일' 등 다양한 장르의 신작이 가세, 매출에 기여할 경우 게임업계 최초의 연매출 3조원 시대를 연데 이어, 4조원도 처음으로 돌파할 가능성을 높였고 영업이익 역시 연 2조원 도전에도 나설 수 있게 된다.

크래프톤은 매출 5387억원으로 전년 대비 3% 성장했지만, 영업이익은 2830억원으로 9.3% 감소하며 나름 선방한 것으로 나타났다. '배틀그라운드' PC 게임의 호실적이 모바일의 매출 감소세를 상쇄했다.

무엇보다 두 회사는 글로벌 인기 IP를 보유하고 있으면서 이렇다 할 신작이 없었던 1분기를 잘 버텨낸 셈이다. 다만 넥슨은 향후 신작에도 기대를 거는 반면, 크래프톤은 당분간 '배틀그라운드' IP의 적극 활용에 의존할 수 밖에 없어 라이브 서비스에서 상반기 실적이 가려질 것으로 보인다.

'나 혼자만 레벨업'
'아레스 : 라이즈 오브 가디언즈'
MMORPG '제노니아'

▶역성장의 지속, 반전의 시작

넷마블은 넥슨에 이어 2번째로 많은 6026억원의 1분기 매출을 올렸음에도 불구, 282억원의 적자로 지난해 1분기부터 시작해 5분기 연속 흑자 전환에 실패했다. 로열티 수수료와 마케팅비, 인건비 등 지출 규모가 경쟁사 대비 2배 이상 되는 것이 발목을 잡았다. 특히 자회사로 편입한 소셜 카지노사 스핀엑스의 작품을 제외하곤, 대부분의 게임들이 타사 IP를 활용한 게임이라 로열티 지급이 비용의 40% 이상을 차지하며 영업이익 개선에 한계를 드러냈다.

2분기 이후 '신의 탑: 새로운 세계', '나 혼자만 레벨업' 등의 신작과 중국 판호를 획득한 5개 게임의 출시가 분기 단위 흑자 전환을 기대케 하는 동력이라 할 수 있다.

엔씨소프트는 4788억원 매출, 816억원 영업이익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39%와 67% 줄어들며 시장의 예상치에도 부합하지 못했다. 모바일 MMORPG 경쟁 격화로 인한 '리니지' IP를 활용한 모바일게임 3종의 매출 감소가 가장 큰 원인으로 지적된다. 하반기 출시 예정인 대작 MMORPG '쓰론 앤 리버티'가 역성장의 추세를 반전시킬 수 있는 카드이지만, 역시 경쟁작들이 만만치 않아 국내보다는 동시 출시하는 글로벌 시장에서 기대를 걸어봐야 하는 상황이다.

카카오게임즈는 매출 2492억원으로 전년 대비 6% 감소하며 나름 분전했지만, 영업이익이 113억원으로 무려 73.2% 떨어진 것이 뼈아프다. 3월 말 선보인 '아키에이지 워'를 비롯해 수집형 RPG '에버소울' 등 신작 모바일게임의 성과가 제한적으로 반영됐지만, 출시된지 2년 가까이 되고 있는 '오딘: 발할라 라이징'의 빠른 매출 감소세를 만회하지 못했다. '오딘'을 6월에 일본에 출시하고, '아레스 : 라이즈 오브 가디언즈', '가디스 오더', 블록체인 게임 '보라배틀' 6~10종 등 다양한 신작으로 국내외 시장을 공략하는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컴투스와 위메이드는 각각 138억원, 468억원의 영업손실로 적자를 기록했다. 하지만 컴투스는 '서머너즈 워: 크로니클'로 매출이 45% 가까이 증가했고 신작 '제노니아'와 '낚시의 신: 크루' 등이 출시 예정이며, 위메이드는 4월에 출시한 '나이트 크로우'가 양대 마켓 매출 1위에도 오르는 등 선전을 펼치고 있어 향후 실적 개선 가능성은 높다.

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

◇2023년 1분기 국내 주요 게임사 실적(매출순)

게임사=매출(증감율)=영업이익(증감율)

넥슨=1241억엔(+36%)=563억엔(+46%)

넷마블=6026억원(-4.6%)=-282억원(적자지속)

크래프톤=5387억원(+3.0%)=2830억원(-9.3%)

엔씨소프트=4788억원(-39.4%)=816억원(-66.6%)

카카오게임즈=2492억원(-6.4%)=113억원(-73.2%)

컴투스=1927억원(44.6%)=-138억원(적자지속)

위메이드=939억원(-28.3%)=-468억원(적자전환)

펄어비스=858억원(-6.1%)=11억원(-7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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