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3개국 순방’ 젤렌스키, 마크롱과 파리서 깜짝 회동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이탈리아, 독일에 이어 프랑스까지 깜짝 방문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회동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오후 독일에서 프랑스로 이동, 파리에 있는 엘리제궁에서 마크롱 대통령과 회동했다.
젤렌스키 대통령과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엘리제궁에서 만찬 회동을 할 예정이며, 마크롱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변함없는 지원 의사를 재확약할 방침이라고 프랑스 대통령실은 전했다. 다만 젤렌스키 대통령이 당일 만찬 회동에만 참석하는 지 등 세부 일정은 공개하지 않았다.
파리 인근 공군기지에 도착해 엘리자베트 보른 총리의 영접을 받은 젤렌스키 대통령은 “나의 친구 에마뉘엘(프랑스 대통령)과 만나 양자 관계에 관한 가장 중요한 부분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트위터를 통해 전했다.
그는 또 “(유럽 국가) 방문 시마다 우크라이나의 방어 및 공격 역량이 확장되고 있다”며 “유럽과 연대는 더 강력해지고 있으며, 러시아에 대한 압박은 높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작년 전쟁 발발 이후 한동안 해외 방문을 자제했던 젤렌스키 대통령의 프랑스 방문은 올해 들어서만 벌써 두 번째다. 그는 지난 2월에도 영국 런던을 방문한 이후 유럽연합(EU) 본부가 있는 벨기에 브뤼셀로 이동하기 직전 예고 없이 파리에 들러 마크롱 대통령과 만찬을 했다.
당시 프랑스가 젤렌스키 대통령의 영국 방문 일정을 뒤늦게 파악하고선 런던과 브뤼셀 사이에 파리를 찍고 가는 일정을 ‘급조’했다는 외신 보도가 나온 바 있다. 이번 방문 역시 길게는 수일 전 일정이 일부 공개된 이탈리아, 독일 방문과 달리 도착 몇 시간을 앞두고 전격 공개됐다. AP 통신은 프랑스가 젤렌스키 대통령을 태워 오기 위해 독일에 비행기를 급파했다고 전했다.
앞서 이날 독일 베를린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은 올라프 숄츠 총리와 회동했고, 이어 아헨으로 이동해 유럽 통합에 기여한 이에게 수여하는 카롤루스 대제상을 받았다. 그는 자국에 대한 ‘전투기 지원 연합체’를 구성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면서 숄츠 총리에게 이를 지지해달라고 요청했다. 마크롱 대통령에게도 마찬가지로 같은 요청을 할 것으로 보인다.
독일은 젤렌스키 대통령의 방문에 앞서 전차와 장갑차 50대, 대공방위시스템 등 27억 유로(3조9400억원)의 대규모 지원 방침을 발표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 13일 이탈리아 로마에서는 조르자 멜로니 총리, 세르조 마타렐라 대통령과 각각 면담한 데 이어 바티칸을 찾아 프란치스코 교황을 접견했다.
이 자리에서 그는 교황청에 우크라이나 편에 서달라고 요청했지만,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사이의 ‘중립적 중재자’ 역할을 강조하고 있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사실상 평화안을 거부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윤정 기자 y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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