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만 메이저리그 팀도 아니고… 이것이 심재학이 맞닥뜨린 진짜 현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KBO리그는 메이저리그에 비해 1‧2군간 이동이 비교적 자유로운 편이다. 메이저리그는 마이너리그 거부권을 가진 선수도 있고, 어린 선수들도 마이너리그 옵션이 있다. 일정 횟수의 옵션을 다 소진하면 선수의 신분에 변동을 줘야 하기 때문에 이 옵션을 아주 신중하고 전략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반대로 KBO리그는 메이저리그처럼 선수의 2군행 옵션도 없고, 열흘의 재등록 제한 기간만 아니면 자유롭게 선수들이 이동할 수 있다. 그래서 많은 팀들이 선수들의 1군 선수들의 컨디션 관리나 2군 선수들의 기량 실험을 위해 활발하게 1군 엔트리를 바꾼다. 그런데 올해 예외인 팀이 하나 있으니 바로 KIA다. 타 팀에 비해 유독 엔트리 변동이 적다.
전략적으로 엔트리 이동이 활발한 시즌 극초반을 제외하면, KIA는 1‧2군 이동이 손에 꼽을 정도로 적다. 4월 17일 이후 KIA는 1군 엔트리에 딱 두 번 손을 댔다. 4월 23일 유승철이 2군으로 내려가고 장현식이 1군에 등록됐다. 이후 한참 변동이 없다가 5월 14일 주효상이 내려가고 신범수가 등록되는 작은 변화가 있었다.
그런데 장현식은 팀의 필승조 투수로 재활 중이었다. 재활이 끝나면 올라오는 게 이미 계획되어 있었다. 즉, 한 달 동안 KIA는 단 한 번의 엔트리 교체를 했다는 의미가 된다.
엔트리 교체가 적다는 건 여러 방면에서 해석할 수 있다. 주축 중 부상 선수가 없었다는 이야기에서는 긍정적이다. 일부 상위권 팀들의 경우 부상만 없다면 굳이 엔트리에 손을 대지 않아도 될 정도의 탄탄한 구성이 있는 경우도 있다. 연승을 달릴 때나 팀 성적이 좋을 때는 굳이 엔트리를 바꿀 필요성이 적어지기도 한다. 그런데 KIA는 이런 해당 사항과 연관이 다소 부족하다. 승률도 5할 아래(.452)고, 최근에는 5연패다. 하지만 움직이지 않았다.
퓨처스리그에서 좋은 활약을 하는 선수들을 1군에 한 번씩 올려보는 건 2군 선수들의 동기부여와 1군 선수들의 긴장감 고조에서 도움이 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준비가 된 2군 선수여야 한다. 잘하는 선수를 굳이 2군에서 썩힐 필요가 없다고 볼 때, KIA 1군 코칭스태프의 생각은 ‘기존 1군에 있는 선수들보다 확실히 나은 선수가 2군에 마땅치 않다’는 인식으로 풀이할 수 있다. 내부의 평가인 만큼 외부에서는 모르는 뭔가가 있을 수 있다.
과감한 변화에 인색한 KIA 1군 코칭스태프의 보수적인 시각도 문제고, 2군에서 반드시 올려야 할 만한 당위성을 가진 선수들도 부족하다는 것이다. 실제 현재 KIA 2군에서 퓨처스리그 무대를 폭격하고 있는 선수도 많지 않다. 그런 선수들도 이미 예전에 1군에 저조한 성적에 머물렀거나 어느 정도 코칭스태프의 평가를 받은 선수들이었다. 그렇게 경직되는 과정에서 새로운 에너지를 수혈 받지 못하는 1군은 1군대로 힘들고, 2군은 동기부여가 떨어져 서로가 힘들어질 가능성이 있다.
1군 엔트리 변동과 별개로 이는 KIA 육성 시스템이 제대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현재 KIA는 포수와 야수 쪽에서 에너지가 부족하다는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2군에서 대안이 마땅치 않다. KIA 야수진은 알게 모르게 나이가 들어가고 있고, 지금 이상의 성장을 바랄 수 있는 선수들도 부족하다. 이 때문에 이는 지금 당장의 문제가 아닌, KIA의 향후 2~3년을 괴롭힐 수 있다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을 받아들여야 한다.
심재학 신임 단장이 마주하고 있는 냉정한 현실이기도 하다. 심 단장은 부임 당시 KIA라는 조직에 최대한 빨리 녹아들고 1군 운영에 대해 최대한 많은 대화를 하겠다고 밝힌 동시에, 자신은 함평의 2군 쪽에 더 많은 신경을 쓰겠다고 공언했다. 지속 가능한 강팀으로 가기 위해서는 육성이 필수이기 때문이다. 팜 코디네이터 직책을 도입하고 싶다는 희망을 밝히기도 했다. 육성이라는 건 단기간에 될 일이 아니다. 어떤 해법으로 문제를 풀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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