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볼거리 배송한 '택배기사'…아쉬움 남긴 개연성

황재하 2023. 5. 15.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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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막이 된 2071년의 서울.

'난민'은 사막 속에 널브러진 폐건물에서 비참하게 살고, 선택받은 사람들은 일반·특별·코어로 구분된 지역에서 생존을 보장받는다.

택배기사는 생필품을 노리는 난민 무력 집단 '헌터'로부터 택배를 지키는 뛰어난 이들이다.

가장 강한 택배기사이자 난민 출신인 '5-8'(김우빈)은 사건 현장에서 사월을 구출하고 배후에 천명그룹이 있음을 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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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막으로 변한 2071년 서울 배경…250억원 제작비 투입
드라마 '택배기사' 배우 김우빈 [넷플릭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황재하 기자 = 사막이 된 2071년의 서울. '난민'은 사막 속에 널브러진 폐건물에서 비참하게 살고, 선택받은 사람들은 일반·특별·코어로 구분된 지역에서 생존을 보장받는다.

지난 12일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택배기사'는 종말 이후의 세계인 포스트 아포칼립스를 다룬다. 한국 드라마로는 흔치 않은 설정인 데다 250억 원의 대규모 제작비가 투입돼 공개 전부터 기대를 모았다.

드라마 '택배기사' [넷플릭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배경은 혜성 충돌로 99%의 사람이 숨지고 사막으로 변해버린 뒤 40년이 지난 서울이다. 광화문, 강남, 여의도 등 한국인에게 익숙한 지역 이름이 수시로 등장하지만, 낯설고 황폐한 모습이다.

땅은 온통 모래로 뒤덮여 사방을 분간하기 어렵고 수시로 모래바람이 날린다. 공기가 오염되고 산소가 희박한 탓에 실외에서는 누구나 산소마스크를 쓰지 않으면 오래 버틸 수 없다.

천명그룹이 산소 공급 체계를 만든 지역은 코어와 특별, 일반 지역으로 나뉜다. 여기 거주할 허락을 받지 못한 이들은 바깥에서 난민으로 힘겹게 생계를 이어간다.

이처럼 계급화된 사회를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이들이 산소와 생필품을 배송하는 택배기사다. 택배기사는 생필품을 노리는 난민 무력 집단 '헌터'로부터 택배를 지키는 뛰어난 이들이다.

드라마 '택배기사' [넷플릭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야기는 정체를 알 수 없는 괴한들이 잇달아 일반구역 거주민이나 난민들을 납치하고, 이 과정에서 '윤사월'(강유석 분)이 죽을 고비를 넘기며 시작된다.

가장 강한 택배기사이자 난민 출신인 '5-8'(김우빈)은 사건 현장에서 사월을 구출하고 배후에 천명그룹이 있음을 알게 된다.

천명그룹 후계자 '류석'(송승헌)이 자신의 불치병을 치료하기 위해 돌연변이를 찾아내려 일반구역 거주민과 난민들을 몰래 납치한 뒤 이들을 대상으로 생체 실험한 것으로 밝혀진다.

그러던 중 한층 발전한 체계를 갖춘 새 거주지역인 'A구역'의 완공이 가까워지고, 정부는 이를 계기로 난민들을 일반 거주지역에 이주시키자고 주장하나 류석이 이에 반대하며 갈등을 빚는다.

류석은 택배기사 선발을 미끼로 대중의 관심을 끌고, 경기를 관람하려 모여든 난민들을 대규모로 학살하는 만행을 저지른다.

사월은 류석이 기획한 선발전에 참가해 택배기사가 되고, 경기 과정에서 류석의 음모와 계획을 파악한 5-8과 뜻을 함께하는 택배기사들은 천명그룹에 잠입해 결전을 벌인다.

드라마 '택배기사' 배우 송승헌 [넷플릭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택배기사'는 낯선 세계관에 기반을 두고도 비교적 단순한 설정과 작품 도입부의 설명으로 시청자들의 이해를 도왔다. 사막화한 서울과 발광다이오드(LED)로 하늘까지 재현한 코어 지역, 빈도 높은 액션 등 볼거리도 제공했다.

다만 인물들의 서사가 부족하고 이야기의 연결고리가 허약하다는 점이 단점으로 남았다.

드라마는 모든 갈등의 원인을 사실상 류석에게 돌리면서도 그의 행동을 납득할 설명을 거의 제공하지 않았다. 불치병을 왜 아버지인 천명그룹 회장에게도 감췄는지도 설명이 없고, 이미 모든 것을 가진 독점기업 후계자가 이익 때문에 계급사회에 집착하는 모습도 평면적으로 그려졌다.

특히 류석이 불치병을 고치려 여러 사람을 몰래 납치한 것과 난민들을 집단 학살하는 것은 명백히 서로 모순돼 의문을 남겼다.

아울러 10여 명의 택배기사와 정보사 소속 군인 몇 명이 천명그룹과 국방부에 정면으로 대항하는 점, 사월이 돌연변이라는 설정이 기대와 달리 이야기 전개에 별다른 역할을 하지 않은 점도 몰입감과 개연성을 떨어트렸다.

'택배기사' 내용을 요약해 전달한 유튜브 동영상과 블로그 글에는 "250억원을 누가 다 가져갔을까", "이해 못 할 상황들 천지" 등 아쉽다는 내용의 댓글이 많은 추천을 얻었다.

반면 "김우빈의 연기가 좋았다", "나름대로 재미있었다"는 긍정적인 평가도 있었다.

jae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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