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젤, 美·中 변수 속 숨고르기…"톡신·필러 신구시장 조화에 집중"
연간 최대실적 전망은 낙관…'보툴렉스' 美 허가·中 수출 지연은 변수
보툴렉스, 연내 호주·캐나다 및 유럽 진출 확대…HA필러 中 가세로 시너지 모색
휴젤이 보툴리놈 톡신과 HA필러 신구(新求) 시장 조화를 통한 최대 실적 경신에 박차를 가한다. 이 회사는 또 한번의 연간 최대 실적 경신 전망 속 보툴리눔 톡신 '보툴렉스'(수출명: 레티보)의 미국 허가 연기 및 중국 수출물량 선적 지연 등의 변수를 마주한 상태다. 이에 기존 시장 영향력 확대 및 신규 시장 진출을 통해 성장세를 지속한다는 목표다. 앞서 기술이전 받은 비대흉터 치료제 권리 반환과 임상 중단 등 에스테틱 사업 집중 채비도 마쳤다.
15일 휴젤에 따르면 이 회사는 지난달 보툴렉스 호주 출시에 이어 캐나다 진출을 계획하고 있다. 국산 보툴리눔 톡신 최초로 진출한 중국에선 HA필러 출시를 앞두고 있다. 호주는 지난해 11월 품목허가를 획득 후 현지법인을 통해 지난달부터 본격적인 판매에 돌입했다. 올해 시장 점유율 5% 달성이 목표다. 캐나다는 지난해 6월 허가를 획득해 출시 시기를 조율 중이다. 중국의 경우 HA필러 '더채움' 가세를 통해 이미 판매 중인 보툴렉스와의 시너지 창출을 노린다.
이는 최근 수년간 휴젤의 실적 성장을 이끈 해외 수출의 추가 성장동력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휴젤은 지난해 기준 전체 매출의 98% 이상을 톡신과 필러 등의 제품으로 달성했다. 특히 기존 주요 수출국이었던 동남아와 남미에 중국과 유럽 등 대형 시장을 잇따라 추가하며 해외 매출 비중을 끌어올린 상태다. 지난 2020년 41.1%였던 톡신·필러 수출 비중은 2021년 47.6%, 지난해 51.6%까지 높아졌다. 이에 코로나19로 인한 중국 물량 선적 일시 중단에도 사상 최대 실적(매출액 2817억원, 영업이익 1014억원)을 달성했다.
올해 역시 최대 실적 경신을 노리고 있지만, 최근 미국과 중국 등 대형 시장에서 변수가 발생했다. 미국에선 지난달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보툴렉스 품목허가신청서(BLA)에 대한 보완요구서한(CRL)을 수령했다. 지난해 3월에 이어 두번째 CRL 수령이다. 당초 상반기 허가 및 시장 진출로 이어지는 대형 시장 진입을 기대했던 만큼 실적 반영 기대감도 낮아졌다. 1년 내 BLA 재제출 후 6개월 안에 허가 획득으로 계획을 수정한 만큼, 연내 허가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중국 역시 지난해 실적에 악영향을 끼쳤던 선적 중단이 올해까지 이어졌다. 이에 1분기 실적 역시 당초 기대치를 하회했다. 휴젤은 1분기 매출액 644억원, 영업이익 185억원의 실적을 기록했다. 증권업계가 전망한 휴젤의 1분기 실적 전망치는 매출액 790억원, 영업이익 250억원이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해 매출액은 4%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25% 감소했다. 유럽 매출 본격화와 태국·대만, 남미 등에서 고른 성장이 이어지며 해외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51% 증가했지만, 신규 진출 국가인 호주와 캐나다 지역 투입 비용 증가에 수익성은 뒷걸음질 쳤다. 여기에 지난해 4분기 몰린 주문에 감소한 국내 매출과 중국 수출 물량 선적이 없었다는 점이 성장세 발목을 잡았다. 이에 1분기 실적 발표 이후 연간실적 전망치 역시 소폭 하향 조정됐다.
휴젤은 미국·중국 시장 변수를 진출국가 확대 및 기존 영향력 강화로 상쇄한다는 계획이다. 호주와 북미뿐 아니라 유럽 진출에 속도를 낸다. 지난해 상반기 11개국 수준이었던 보툴렉스 유럽 진출 범위는 최근 23개국까지 확대된 상태다. 향후 스위스와 아이슬란드, 크로아티아 등까지 추가해 연내 30개국 이상 진출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중국에서도 단독 학술 심포지엄을 개최하는 등 기업 및 제품 신뢰도 인지도에 힘을 싣고 있다. 여기에 HA필러가 가세하게 되면 시너지를 통한 점유율 상승이 수월할 것이라는 판단이다. 속앓이 요소였던 중국 선적 지연 역시 해소 기미를 보이는 중이다.
휴젤 관계자는 "향후 중국 시장 수요 회복을 보면서 선적할 예정이다. 최근 현지 수요가 빠르게 회복되며 재고 소진이 가속화 되는 중이다"며 "2분기부터는 적정 재고를 확보할 수 있도록 선적이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주력인 에스테틱 분야 집중을 위한 사업 정비도 마쳤다. 지난 2013년 올릭스로부터 기술이전 한 비대흉터 치료제의 권리를 반환한 것. 당초 아시아 독점 판권과 국내 임상 진행 권리를 이전받았지만, 이달 양사 합의를 통해 계약이 해지됐다. 국내 임상 등에 연구인력 및 비용을 투입해야 하는 추가 소요가 사라진 셈이다. 권리 반환과 함께 임상 역시 조기 종료를 결정했다. 보툴렉스과 HA필러 진출국 확대에 주력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정기종 기자 azoth4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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