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종식? 백신·치료제 개발은 "끝까지"…기업들 손 안 떼는 이유
여전히 시장성 있다는 평가, '조코바' 4개월간 1조원 매출
백신 기업들, 중·저소득 국가 공급 염두
정부가 코로나19(COVID-19) 엔데믹을 선언한 가운데 백신·치료제 개발 향방에 관심이 쏠린다. 백신·치료제 수요 부족과 임상 환자 모집 어려움 등이 겹치면서 수많은 기업이 코로나19 제품 개발을 포기했다. 일부 기업은 팬데믹(감염병 대유행) 종식 이후에도 백신·치료제 수요가 있을 것으로 보고 여전히 품목허가를 추진하고 있다. 중·저소득 국가 공급을 노리는가 하면 플랫폼 기술을 개발해 다른 치료제에 응용하려는 시도도 눈에 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는 한국화이자의 먹는 코로나19 치료제 '팍스로비드' 정식 품목허가 절차를 진행 중이다. 팍스로비드는 2021년 12월 국내에서 긴급사용승인을 받았다. 정식으로 허가된 의약품이 아니다.
엔데믹으로 확진자 수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이미 개발된 코로나19 의약품의 행방은 예측하기 어려웠다. 당분간 코로나19 치료비의 국가 지원은 유지되지만 의약품이 정식 허가를 받으면 언젠가 환자가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이미 코로나19가 독감 수준으로 치명률이 떨어진 상황에서 팍스로비드와 같은 치료제가 건강보험 적용을 받을 수 있을지도 불투명하다. 제약사 입장에서는 낮은 시장성을 이유로 정식 허가를 포기할 수도 있었다.
그러나 한국화이자는 글로벌 흐름에 맞춰 식약처에 팍스로비드 정식 품목허가를 신청했다. 화이자 글로벌 본사는 지난해 7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팍스로비드 정식 허가를 신청했다. 처방의약품 신청자 수수료법(PDUFA)에 따라 FDA 심사 기한은 이달까지다.
일동제약의 코로나19 치료제 '조코바'도 현재 식약처가 품목허가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일동제약은 올해 1월 조코바의 정식 품목허가를 신청했다. 본래 긴급 사용 승인을 받으려 했지만 불발되면서 정식 허가로 방향을 틀었다.
조코바는 일본에서 지난해 11월 긴급 사용 승인을 받았다. 일본에서 조코바를 판매하는 시오노기제약은 10일 공개한 2022년 사업보고서에서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3월까지 4개월간 조코바가 1047억엔, 약 1조원 매출을 올렸다고 발표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여전히 하루에 1만명 이상 꾸준히 나오고 있다"며 "항바이러스제는 지금의 코로나19뿐만 아니라 다른 코로나바이러스 유행에서도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약의 효용성은 있다. 엔데믹 선언과는 별개로 앞으로도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 백신도 SK바이오사이언스·아이진 등 일부 기업이 여전히 개발을 진행 중이다.
대한민국 1호 백신 SK바이오사이언스의 스카이코비원(개발명: GBP510)은 현재 부스터샷(추가접종) 연구자 임상이 진행되고 있다. 회사는 국내와 전 세계에서 유행 중인 XBB 세부 변이, BN.1 변이에 대한 중화항체능도 평가하고 있다. 스카이코비원은 올해 상반기 시행되는 코로나19 고위험군 예방 접종에도 사용된다.
스카이코비원은 전통적인 유전자재조합 방식의 백신이라 저개발 국가에도 쉽게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mRNA 백신은 불안정한 구조 때문에 초저온 냉동 상태에서 보관·운송하는 게 필요하다. 아직 대다수 중·저소득 국가의 인구가 코로나19 백신을 단 한 차례도 맞지 못했고, 이들 국가에서는 냉동 운송 인프라가 깔리지 않았기 때문에 스카이코비원이 활용될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아이진은 지난달 24일 코로나19 백신 국책 과제에 선정됐다. '다가 코로나19 예방 mRNA 백신 개발'이라는 과제로 오는 2024년 3월까지 12개월간 연구가 진행된다. 총연구비는 65억원이다. 아이진은 "새로운 변이의 코로나19 감염증은 물론, 독감과 같은 바이러스성 감염에도 효율적이고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다가 mRNA 기반 백신 플랫폼'을 확립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기존에 개발하던 코로나19 백신 'EG-COVID'는 호주에서 임상을 이어간다. 국내에서 더는 코로나19 임상 환자를 모집할 수가 없자 아이진은 지난달 7일 국내 임상 제1/2a상을 조기 종료했다.
업계 관계자는 "돈이 안 된다고 개발을 안 하면 제약 산업 본래 취지하고도 맞지 않는다"며 "경제성 논리로 따지면, 치료제·백신을 안 만들려는 회사들이 더 많아지고 앞으로 있을 여러 질병 유행에 대응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창섭 기자 thrivingfire2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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