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월 만에 15억→18억'…강남 전셋값, 바닥 치고 반등?
대치동 래대팰 전셋값, 2월 15억원 →5월 18억원
하반기 개포동부터 서초구 반포동까지 입주물량 대기
"강남 전세, 싸게 구할 기회…한번 더 하락할 수도"
서울시 강남구 전셋값이 바닥을 치고 반등하고 있다. 부동산 시장 침체, 입주 물량 공급 등으로 수억원 떨어졌던 전셋값은 시세보다 가격이 낮다는 매력에 힘입어 빠르게 소진됐고 이에 가격도 다시 반등하는 모양새다. 현장에 있는 부동산 공인중개업소들도 "전셋값이 빠르게 반등하고 있다"고 했다. 다만 하반기에도 ‘물량 폭탄’이 기다리고 있는 만큼 언제든 다시 전셋값이 출렁일 수 있다는 전망이다.
15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강남구 대치동에 있는 '래미안대치팰리스' 전용 94㎡는 지난 5일 18억원에 새로운 세입자를 들였다. 지난달 22일 맺은 신규 계약 16억원보다 2억원 더 높은 금액이다. 지난 2월엔 15억원에도 전세 계약이 맺어졌는데 이보다 3억원이나 더 뛴 수준이다. 이 면적대 전셋값 호가는 20억원에도 나와 있다.
같은 동에 있는 '은마' 전용 84㎡도 지난 3일 6억원에 신규 계약이 맺어졌다. 이 면적대는 올해 1월 4억원에 새로운 세입자를 들이기도 했다. 불과 4개월 만에 전셋값이 2억원 뛴 것이다.
대치동에 있는 A 공인 중개 관계자는 "보통 대치동은 1~2월 전세 계약이 활발하게 이뤄진다"며 "이사 시즌이다 보니 물량이 갑자기 쏟아지는데 한 번에 많은 물량이 나오다 보니 급전세 수준의 계약이 많았다. 다만 이런 물건은 대부분 계약이 끝났고 현재는 급전세는 찾기 어렵다"고 했다.
'공급 폭탄'이 떨어졌던 개포동 일대도 전셋값이 다시 오르고 있다. 개포동에서는 지난 3월 3375가구인 '개포자이프레지던스'가 입주하면서 주변 단지 전셋값이 연쇄적으로 출렁였다.
일대 공인중개업소에 따르면 이 단지 전용 59㎡ 전셋값은 10억~11억원에, 전용 84㎡는 13억원에 나와 있다. 입주장이 시작되면서 전세 물량이 급격하게 쏟아지자 전용 84㎡ 기준 9억원대까지 전세 계약이 맺어지기도 했다.
이 단지 주변에 있는 아파트 전셋값도 회복 중이다. 바로 옆에 있는 '디에이치아너힐즈' 전용 84㎡는 지난 2일 12억5000만원에 전세 계약을 맺었는데 올해 1월 11억원보다 1억5000만원 뛰었다. 인근에 있는 '디에이치자이개포' 전용 103㎡도 지난 2월엔 13억원에 세입자를 들였는데 지난 4월엔 이보다 6억원 오른 19억원에 신규 전세 계약을 맺었다.
개포동에 있는 B 공인 중개 관계자는 "'개포자이프레지던스' 입주장과 함께 '디에이치자이개포'가 2년 차를 맞아 전세 물갈이 시즌이 겹쳤다"며 "워낙 물량이 많다 보니 전셋값이 자연스레 급전세 수준으로 하락했다. 다만 입주장이 막바지에 접어들면서 전셋값도 다시 오르는 추세"라고 했다.
전셋값이 바닥을 찍고 반등하고 있지만 하반기 다시 출렁일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부동산 정보제공 앱(응용 프로그램) 아파트실거래가에 따르면 강남구에선 △대치동 '대치푸르지오써밋'(6월·489가구) △개포동 '디에이치퍼스티어아이파크'(2024년 1월·6702가구) 등 7000가구 입주가 대기 중이다. 강남 3구로 범위를 더 확대하면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원베일리'(8월·2990가구) 등도 당장 입주를 앞둬 강남 전반적으로 전셋값이 출렁일 수 있단 설명이다.
반포동에 있는 C 공인 중개 관계자는 "개포동 대단지 입주 영향이 강남 전체에 영향을 준 게 사실"이라면서 "하반기에도 공급 물량이 다수 대기 중이라 당분간은 강남 일대 전셋값이 출렁일 것으로 본다"고 했다.
다만 실수요자 입장에선 '입주장'으로 인하 전셋값 하락을 기회 삼아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에 집을 구할 기회라고 조언한다.
강남구에 있는 D 공인 중개 관계자는 "어떤 지역이든 대규모 입주장이 펼쳐지는 곳은 전셋값이 출렁이기 마련"이라면서 "가장 전셋값이 낮을 때는 사전점검 전 집을 보지 못할 때다. 입주장 막바지로 갈수록 가격이 오르는 만큼 입주장 초기를 잘 살펴본다면 합리적인 가격에 전세 계약을 맺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전세 시장 심리 회복은 통계에서도 나타난다. 강남구 등이 있는 동남권 전세수급지수는 이달 둘째 주(8일 기준) 75.8을 기록해 지난해 11월 둘째 주(14일) 이후 26주 만에 다시 75대로 접어들었다. 이 지수는 지난해 12월부터 줄곧 60대를 기록하다 지난달부터 다시 70대로 올라섰다.
지수는 부동산원이 회원 중개업소 설문과 인터넷 매물 건수 등을 분석해 수요와 공급 비중을 지수화한 것이다. 기준선인 100을 기준으로 '0'에 가까우면 공급이 수요보다 많고, '200'에 가까우면 수요가 공급보다 많다는 뜻이다. 여전히 강남권에선 집을 구할 세입자들보다 집을 내놓은 집주인이 더 많지만, 이전보다는 이런 상황이 완화됐단 뜻이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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