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보기] 가정의 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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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의 여왕, 5월답게 쾌청한 날씨는 꽃향기처럼 얼굴에 와 닿고 가로수 이파리들은 물기를 머금어 연둣빛으로 반짝거린다.
그래서 노인이 노인을 부양해야 하는 세상이 왔다고들 하지만 이 5월에 가정, 가족의 의미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된다.
5월, 각박한 세상에 서로를 보듬고 아껴주는 마음의 안식처로 가정이 영원히 남기를 바라며, 소중한 가족 서로에게 사랑하는 마음과 사랑한다는 표현을 마음껏 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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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의 여왕, 5월답게 쾌청한 날씨는 꽃향기처럼 얼굴에 와 닿고 가로수 이파리들은 물기를 머금어 연둣빛으로 반짝거린다. 실내의 답답함을 벗어나 봄기운을 즐기려는 사람들은 길거리 편의점 파라솔에서라도 좋아 보인다. 부쩍 많이 날아드는 청첩장은 좋은 계절을 맞아 한 가정의 출발을 알리는 젊은이들의 소망처럼 예쁘게 꾸며져 있다.
이렇게 아름다운 5월은 가정의 달이다. 그중에서도 오늘은 UN이 제정한 세계 가정의 날(International Day of Families)이기도 하다. 가정의 중요성을 널리 알리고 그 역할과 책임의식을 확산하기 위하여 UN은 1994년을 '세계 가정의 해(International Year of Families)'로 지정했는데 이로부터 우리나라를 비롯한 세계 각국은 매년 5월 15일을 '세계 가정의 날'로 기념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5월에 어린이날(5월 5일), 어버이날(5월 8일), 성년의 날(5월 15일, 5월 셋째 월요일), 부부의 날(5월 21일)들을 모두 담고 있으니 5월을 가정의 달로 부르는 것이 UN의 '세계 가정의 날' 취지와도 맞는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가정이라는 의미와 가정의 구조는 아주 빠른 속도로 변해가고 있는 것 같다. 먼 과거의 농경사회에 걸 맞는 대가족 시대를 거쳐 도시화와 함께 핵가족이나 4인 가족이라는 말이 보편화되고 이제는 가정의 특성을 가장 대표적으로 표현해 줄 수 있는 단어가 1인 가구로 정착되지 않았나 생각한다. 이는 통계청 수치로 보면 실감할 수 있는데 우리나라 1인 가구 수는 2020년 기준 664만 3000가구(31.7%)로 전체 가구 중 가장 많다. 이렇듯 가정의 구조가 빠르게 변하면서 가정이 가지는 의미와 인식도 점차 바뀌고 있는데, 이로 이해 가정 내에서의 새로운 고민과 갈등이 발생하고 가정에서 얻을 수 있는 삶의 안정감이 떨어지면서 사회적인 비용 또한 늘어만 가고 있는 현실이다.
각각의 가정은 어떤 문제들을 안고 있을까? 아이들에 대한 교육 문제, 취업 문제가 있는가 하면 가정 전체의 경제적인 문제, 가정 구성원 간의 다양한 갈등까지 여러 가지 문제들이 있겠으나, 무엇보다 부모님들에 대한 고민과 안타까움이 크리라고 생각한다. 요즘 부모님들은 오래 사신다. 우리나라의 기대수명은 83.6세이고, 2020년 기준 90세 이상 초고령 인구는 25만 7490명에 달한다. 급격한 고령화 추세는 더욱 증가할 전망이다. 나이 들어 부모님 마음을 이해하고 효도하고 싶지만 점점 노쇠해지는 부모님의 모습을 오랫동안 지켜보고 있는 것은 너무도 안타까울 것 같다.
반면 부모를 부양하는데 대한 책임 인식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지난 2월 24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2022년 한국복지패널 조사·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2007년 절반 이상의 국민이 부모는 자식이 모셔야 한다고 생각하던 것이 21% 수준으로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인식변화 때문인지 1인 가구 시대에 부모님이 혼자 사시는 경우는 너무도 당연하게 여겨지고 있는 세상이다. 이제 대가족 시대의 손자 손녀를 안아주면서 오순도순 살아가던 시대는 상상하기 어렵게 되었다. 그래서 노인이 노인을 부양해야 하는 세상이 왔다고들 하지만 이 5월에 가정, 가족의 의미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된다.
'FAMILY'라는 말에 대해 "아버지, 어머니, 나는 당신을 사랑합니다(Father And Mother. I Love You.)"의 영어 첫 글자들을 딴 것이라고 하는 문구를 본적이 있다. 5월, 각박한 세상에 서로를 보듬고 아껴주는 마음의 안식처로 가정이 영원히 남기를 바라며, 소중한 가족 서로에게 사랑하는 마음과 사랑한다는 표현을 마음껏 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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