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속 과학이야기] 우리집 막내를 위한 일

한수철 안전성평가연구소 반려동물신약개발사업단장 2023. 5. 15.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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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 막내는 고양이로 이름은 여자아이라 냥순이라고 부른다.

우리집 막내 셋째는 어느덧 나이를 먹었다.

오늘도 우리집 막내는 소파 위에서 하루를 보내고 있을 것 같다.

나는 우리집 막내를 위한 신약 개발에 하루를 보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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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철 안전성평가연구소 반려동물신약개발사업단장

우리집 막내는 고양이로 이름은 여자아이라 냥순이라고 부른다.

고등학생, 중학생 두 아이와는 다르게 빠르게 자라고, 빠르게 나이를 먹으며, 빠르게 늙어간다. 어렸을 때는 높은 책상이나 식탁 그리고 에어컨 위까지 소리 없이 날아다녔지만 14살이 된 지금은 어느 때보다 많이 자며 소파에서 내려오는 것도 가끔은 망설이는 겁쟁이가 돼 버렸다. 우리집 막내 셋째는 어느덧 나이를 먹었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관절의 문제만 있는 것은 아니다. 가끔 몸이 붓고 근력이 줄었으며 밤에 자지 않은 채 무작정 울기도 하며 가끔 깜빡깜빡하기도 한다. 화장실 실수를 하기도 하고 누가 옆에 와도 모를 정도로 신경이 무뎌졌다. 하루가 다르게 변해가는 모습에 마음이 아프지만 지금 할 수 있는 것은 냥순이가 남은 생(生)을 건강하고 편안히 보낼 수 있도록 사랑과 관심을 쏟는 것뿐이다.

얼마 전 냥순이의 얼굴과 앞발이 많이 부어올랐었는데, 이는 고양이가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신장의 기능이 쉽게 약해진 탓이다. 다양한 이유로 매번 반려동물이 아플 때마다 1500만 명의 반려동물 가족들은 즉각적으로 치료를 하고 싶지만 현재로서는 전문약이 거의 개발돼 있지 못한 상황이다.

다행히 반려동물을 위한 신약 개발은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가 늘어나면서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으며, 무엇보다 코로나19를 계기로 반려동물 관련 의약품 내수시장과 수출 규모가 늘어나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국내 반려동물 관련 시장 규모가 2027년에는 6조 원을 넘어설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정부에서는 '반려동물 생명 보장과 동물보호 문화 확산'을 국정과제로 추진하고 있으며 농림축산식품부는 동물용의약품산업 종합지원사업을 통해 GMP 기준의 동물약품 제조시설 확충 및 수출 확대를 통해 동물용 의약품 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해 나갈 예정이다.

필자는 2021년도부터 반려동물신약개발사업단(CAND융합연구단)에서 동물용의약품 개발을 위한 소재발굴 및 효능평가를 통해 후보 약물을 발굴하고, 비임상연구(GLP), 임상연구(GCP) 및 대량생산(GMP)을 통해 실용화하는 플랫폼을 구축하기 위해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CAND융합연구단은 동물용의약품 개발을 위해 각 분야의 첨단기술들을 보유한 출연연을 비롯한 지자체, 학계, 산업계가 공동으로 참여함으로써 다학제적 요소들을 융·복합해 연구하는 좋은 사례다.

이번 연구를 통해 반려동물의 다양한 질환뿐 아니라, 항노화와 면역개선, 감염병 등을 치료할 수 있는 다양한 신약이 개발됨으로서 경제적, 사회적 파급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된다. 무엇보다 반려가족의 건강하고 행복한 일상을 지켜 줄 수 있을 것이다.

새로운 신약개발뿐 아니라 사람을 위해 개발된 신약후보 중 반려동물에게 적합한 후보물질을 찾아내며, 비교적 안전한 천연물질과 미생물을 활용한 후보물질도 함께 발굴해 자원은행을 만든다. 이를 토대로 안전성과 효능을 검증하기 위한 비임상 및 임상연구를 수행하게 된다. 최근에는 기업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고양이에게 치명적인 난치성 질환인'고양이 복막염' 치료제를 개발해 임상 3상을 마쳤으며 현재는 신약 허가만을 남겨두고 있다.

사람과 동물은 외부 환경에 의해 많은 질병에 노출돼 있으며 이는 생존의 문제로 연결돼 있다. 사람을 위한 신약 개발은 꾸준히 진행돼 왔지만 동물의약품 개발은 과도기적 전환기에 놓여있다. 현재는 CAND융합연구단뿐 아니라 많은 제약업체에서 또 하나의 가족을 살리기 위한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오늘도 우리집 막내는 소파 위에서 하루를 보내고 있을 것 같다. 나는 우리집 막내를 위한 신약 개발에 하루를 보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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