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광장] 이 시대에 스승으로 산다는 것은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일상에서 오해는 다반사다.
인간관계에서 오해가 발생하는 경우 회피라는 방어기제를 보이기도 한다.
또한 오해가 발생했을 때 다른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이 시대에 스승으로 산다는 것이 그만큼 힘들고 고달프지만, 다행스러운 것은 대부분 학생과 제자들은 여전히 선생님들과 스승에 대한 존경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일상에서 오해는 다반사다. 오해가 삶의 소용돌이를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인간관계에서 오해가 발생하는 경우 회피라는 방어기제를 보이기도 한다. 그들은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고자 한다.
또한 오해가 발생했을 때 다른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적극적인 해명을 통해 오해를 풀고 서로 간 관계를 원만하게 유지해지기를 바라는 경우다.
공자는 주유천하(周遊天下) 과정에서 어느 날 제자들과 진나라 행차 중 양식이 떨어져 일주일 동안이나 쫄쫄 굶는다. 마침 제자 안회(顔回)가 쌀을 가까스로 구해 부엌에서 밥을 짓는 모습을 우연히 본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안회가 솥을 열고 혼자 밥을 먹는 것을 보고 크게 실망한다.
이윽고 안회가 밥이 다 되었음을 알리자 공자는 말하길, "안회야! 방금 내가 꿈속에서 선친을 뵈었는데, 밥이 되거든 조상님께 먼저 제사를 지내라고 하더구나"라고 말한다. 혼자 몰래 밥을 훔쳐 먹는 제자를 뉘우치게 하려는 의도였다.
스승의 말을 들은 안회는 무릎을 꿇고 조아린다. "송구하오나 스승님! 이 밥으로 제사를 지낼 수가 없습니다. 제가 밥솥을 여는 순간 천장에서 흙덩이가 떨어져 스승님께 드리자니 더럽고, 버리자니 아깝고 해서 제가 그 부분을 떠서 먼저 먹어버렸습니다."
공자는 제자 안회의 말을 듣는 순간 후회가 밀 물듯이 밀러 왔다. 공자는 잠시나마 제자를 의심한 것이 부끄럽고 후회스러웠다. 그는 제자들에게 이르길 "예전에 나는 나의 눈을 믿었는데 완전히 믿을 것이 못 되는구나. 너희들도 보고 들은 것이 반드시 진실이 아닐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하라."
큰 의미는 없지만, 올해도 어김없이 스승의 날이 다가오고 있다. 지난 30여 년 이상 동안 제자들을 가르치면서 그들의 속마음을 얼마나 읽고자 했을까 돌이켜본다. 특히 코로나 시대에 교실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거나 턱에 걸치는 학생들이 있으면 사정을 듣기보다 훈계가 우선이었다. 최근 들어 실내에서 마스크 착용 의무는 벗어났지만 , 마스크 착용 의무 때에도 착용의 불편함으로 일부 학생들은 마스크를 턱에 걸치기도 했다. 가르치는 사람으로서 학생들을 훈계하기에 앞서 그들의 마음을 먼저 읽지 않고 내가 보고 싶은 것만 보지 않았는가 싶다.
이번 스승의 날은 공자가 제자 안회를 위하는 마음으로 나를 돌아보는 시간을 갖고 싶다. 그리고 혹시 일부 제자들과 오해가 있다면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다.
물론 보도에 따르면 수업 중 선생님 등 뒤에서 몰래 사진을 촬영하거나 수업을 교묘히 방해하는 등 학교에서 교권 침해 사례도 있다. 어린 시절에 자주 듣곤 했던 "스승님의 그림자는 밟지도 말라"라는 말은 이제 먼 옛날 호랑이 담배 피우던 동화 속에나 나올 법한 전설 속의 이야기가 되었다.
이 시대에 스승으로 산다는 것이 그만큼 힘들고 고달프지만, 다행스러운 것은 대부분 학생과 제자들은 여전히 선생님들과 스승에 대한 존경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번 스승의 날 역시 그들이 있기에 고맙고 자랑스럽다. 가르치는 사람으로서 학생들과 오해가 있으면 공자처럼 풀어내고, 그들이 꿈을 찾아서 가지 않는 미지의 길에 들어설 때 혹 있을 가시덤불 하나라도 치워주고 싶은 마음은 어디 필자뿐이겠는가.
Copyright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이재명 "결코 안 죽는다"… 진중권 "그럼, 죽는 사람은 주변 사람" - 대전일보
- 의대생들 "내년 투쟁 위한 실현 방안 강구… 증원은 의료 개악" - 대전일보
- "이제 겨울" 17일 충청권, 기온 뚝 떨어진다… 낮 최고 13도 - 대전일보
- 한달만에 다시 만난 尹-이시바… "러북 군사협력 강한 우려" - 대전일보
- 尹 "페루와 방산 관련 협약 3건 체결…방산 협력 가속화" - 대전일보
- 1인 가구 월평균 소득 315만 원…생활비로만 40% 쓴다 - 대전일보
- APEC 폐막… 尹 "더욱 혁신해 지속가능한 내일 함께 만들자" - 대전일보
- 한동훈 "민주 '검수완박'에 이재명 위증교사 묻힐 뻔…법무부에 감사" - 대전일보
- 올해 햅쌀 5만6000t 초과생산…20만t 수매 쌀값 하락 방어 - 대전일보
- "두유 노 BTS?" 한류 열풍에 이민 급증...한국 전세계 2위 - 대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