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사장 다음은? 살얼음판 걷는 8인의 에너지 공기업 C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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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으로부터 사퇴 압박을 받던 정승일 한국전력 사장이 12일 스스로 물러날 뜻을 밝히며 다른 에너지 공기업 기관장들의 운명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12개 에너지 공기업 중 윤석열 정부가 임명한 기관장은 세 명뿐.
문재인 정부 시절 임명된 기관장 9명 중 정 전 사장을 뺀 8명의 임기는 내년 4~11월까지로 이들이 남은 기간 윤석열 정부와 불편한 동거를 이어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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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 산하 5개 발전사 사장 임기는 내년 4월
국민의힘으로부터 사퇴 압박을 받던 정승일 한국전력 사장이 12일 스스로 물러날 뜻을 밝히며 다른 에너지 공기업 기관장들의 운명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12개 에너지 공기업 중 윤석열 정부가 임명한 기관장은 세 명뿐. 문재인 정부 시절 임명된 기관장 9명 중 정 전 사장을 뺀 8명의 임기는 내년 4~11월까지로 이들이 남은 기간 윤석열 정부와 불편한 동거를 이어갈지 주목된다.
14일 공공기관 경영정보공개시스템 알리오에 따르면 한전 자회사인 5개 발전사(한국남동발전‧한국남부발전‧한국중부발전‧한국서부발전‧한국동서발전) 기관장 모두 2021년 4월 26일 임명돼 2024년 4월 25일까지 임기를 남겨두고 있다. 정 전 사장은 같은 해 5월까지가 임기였다.
①검사 출신 김영문 한국동서발전 사장은 문 전 대통령의 경남고 후배로 전 정부 초대 관세청장을 지냈다. 사장이 된 이듬해인 2022년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에서 최고등급인 S를 받았다. 아랍에미리트(UAE) 원전 4기를 수주한 한전이 2010년 S등급이 된 뒤 12년 만의 일로 대형 계약 없이도 친환경 에너지 전환 등을 통해 얻은 성적이라 화제가 됐다.
②김회천 한국남동발전 사장은 한전에서 경영지원부사장으로, ③박형덕 한국서부발전 사장은 한전 기획부사장으로 활동했다. ④김호빈 한국중부발전 사장은 중부발전 내부 출신, ⑤이승우 한국남부발전 사장은 국가기술표준원장 등 공무원 생활을 했다.
"국정 기조에 안 맞으면 인사 조치"...정부 기류 달라지나
⑥원경환 대한석탄공사 사장은 경찰 출신으로 문재인 정부에서 서울경찰청장, 인천경찰청장 등을 지냈다. 2021년 11월 임명돼 전 정부 출신 인사 중 임기를 가장 많이 남겨두고 있다. ⑦학계 출신인 김동섭 한국석유공사 사장(임기 내년 6월),⑧산업부 공무원을 지낸 황규연 한국광해광업공단 사장(임기 내년 9월) 등도 모두 이전 정부 시절 임명장을 받았다.
이 기관장들의 임기 중 실적을 고려하면 중간 경질이 쉽지 않을 거란 예상이 나온다. 동서발전은 김 사장 임기 전인 2020년 말 5조580억 원에서 지난해 말 5조9,000억 원까지 부채가 늘었지만, 부채 비율은 107%에서 90%로 오히려 줄었다. 지난해 말 영업이익(101억 원)은 직전 연도 이익의 8분의 1 수준에 그쳤지만 임기 전인 2020년 말 850억 원 적자에 비해서는 선방했다.
남동발전(부채비율 135%→126%, 영업이익 780억 원 적자→1,790억 원 흑자), 남부발전(부채비율 156%→147%, 영업이익 260억 원→56억 원), 서부발전(부채비율177%→150%, 영업이익 595억 원 적자→2,292억 원 흑자), 중부발전(부채비율 253%→199%, 영업이익 1,024억 원→1,475억 원)의 실적도 현 기관장 등장 뒤 이전보다 나아졌거나 비슷한 수준이다.
그러나 9일 윤석열 대통령이 "탈원전, 이념적 환경 정책에 매몰돼서 새로운 국정기조에 맞추지 않고 애매한 스탠스를 취한다면 과감하게 인사 조치하라"고 공개 경고한 만큼 이들 기관에 대한 정부의 기류가 달라질 거란 전망도 나온다. 당장 다음 날 에너지 분야를 담당하던 박일준 산업부 2차관을 물러나게 하고 강경성 대통령실 산업정책비서관을 후임으로 임명했다. 박 전 차관은 윤 대통령이 집권 뒤 차관에 앉혔다.
한편 다음 한전 사장도 관심이다. 정부 관계자는 "공모 절차를 포함해 한전 사장 선임에 보통 3~5개월이 걸리지만 (중도 사퇴인 만큼) 이번에는 평소보다는 빠를 것"이라고 말했다. 2분기(4~6월) 전기요금 소폭 인상에도 당분간 한전의 경영 사정이 나아지기 어렵고 임금 동결 과정에서 노조의 반발이 거센 만큼 후임 사장의 앞날은 가시밭길이 예상된다.
이윤주 기자 miss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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