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 대선, 에르도안 앞섰지만 과반 미달...에르도안 “결선투표 준비할 것”

이윤정 기자 2023. 5. 15. 0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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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현지시간) 실시된 튀르키예 대통령 선거 개표가 95%가량 이뤄진 가운데,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이 경쟁 후보인 공화인민당(CHP) 케말 클르츠다로을루 대표에 4.7%포인트 차로 앞섰다. 다만 에르도안 대통령이 과반 획득에 실패하면서 오는 28일 결선 투표를 치르게 될 가능성이 커졌다.

15일 튀르키예 관영 아나돌루 통신과 현지 방송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1시 기준 개표율이 95%를 넘긴 가운데 에르도안 대통령의 득표율은 49.5%를 기록, 클르츠다로을루 대표(44.8%)를 4.7%포인트 차이로 앞섰다.

에르도안 대통령의 득표율은 개표율 50% 상황까지도 52%를 넘기는 등 과반 득표로 이날 승리를 확정지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그러나 이후 꾸준히 하락하면서 개표율이 90%에 육박한 상황에서 50% 선이 무너졌다. 선관위 공식집계에 따르면, 91.9% 개표 상황에서 에르도안 대통령은 49.49%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반면 초반 37%에 그쳤던 클르츠다로을루 대표의 득표율은 꾸준히 상승해 45%에 근접했다. 다만 이번 결과는 클르츠다로을루 대표의 승리로 기울었던 선거 전 예상을 뒤집은 것이다.

이날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올 경우 선거는 그대로 종료된다. 어느 후보도 과반을 확보하지 못하면 2주 뒤인 오는 28일 1, 2위 후보를 대상으로 결선 투표가 치러진다. AP통신은 15일 선거 결과를 접한 에르도안 대통령인 “결선 투표를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개헌까지 불사하며 20년 넘게 철권통치해온 에르도안 현 대통령이 지진 대응 실패와 경제 위기 등 여러 악재를 딛고 또다시 승리할 경우, 튀르키예는 명백한 ‘21세기 술탄’의 국가가 된다. 반면 ‘튀르키예의 간디’라는 별명을 지닌 케말 클르츠다로을루 공화인민당(CHP) 대표가 승리할 경우 튀르키예는 이슬람 권위주의 국가로의 회귀를 막고, 친서방 노선으로 돌아설 것으로 보인다.

에르도안의 대항마로 야권 6개 정당 단일후보가 된 클르츠다로을루는 인도의 마하트마 간디를 닮은 외모와 온화한 성품으로 ‘튀르키예의 간디’ ‘간디 케말’ 등으로 불린다.

국영 TRT 방송에 따르면 이날 투표율은 85.6%로 전해졌다. 지난 2018년 대선 당시 투표율은 86.2%였다. 대선과 함께 치러진 총선에서도 집권당인 정의개발당(AKP) 연합이 제1야당인 CHP 연합에 큰 격차로 앞서고 있다.

개표율 54% 상황에서 AKP가 주도하는 인민연합의 득표율은 52.8%로 예상 의석수는 331석이고, CHP가 주도하는 국민연합의 득표율은 32.9%로 예상 의석수는 211석이다. 튀르키예 의회 전체 의석수는 600석이다.

이윤정 기자 y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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