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직장인리그] 자신을 믿고 서로를 믿은 현대모비스
경기를 거듭할수록 서로를 향한 신뢰가 쌓였다. 그들이 구현하고자 한 결과 속에 믿음이 가득했다.
현대모비스는 13일 서울 관악구 인근 체육관에서 열린 EVISU SPORTS배 2023 The K직장인농구리그(www.kbasket.kr) 1차대회 A조 예선에서 3점슛 4개 포함, 후반에만 22점을 몰아친 박한상(24점 6리바운드 3어시스트)과 15점 17리바운드를 기록하여 골밑을 든든히 지켜낸 정주원(3어시스트)을 앞세워 두산그룹을 70-48로 잡았다.
보지도 않고 달렸다. 리바운드를 걷어내 줄 것이라는 믿음 속에서 마음껏 슛을 던졌다. 쾌조의 슛감을 뽐낸 박한상을 필두로 박일현(10점 7어시스트 3리바운드, 3점슛 2개)이 경기조율을 도맡았고, 손동윤, 정규득(2점 3리바운드), 박성묵이 몸을 사리지 않았다. 안종호(7점 5리바운드 3어시스트), 이상목(9점 6리바운드)은 골밑에서 정주원에게 쏠린 부담을 덜어내며 힘을 보탰다. 정주원은 The K직장인농구리그 역사상 첫 개막 3경기 연속 20-20 달성에 실패했지만, 동료들이 보낸 믿음에 한결 편한 마음으로 전보다 나아진 경기력을 뽐냈다.
두산그룹은 여동준(17점 17리바운드)이 손호준(9점 6리바운드 3어시스트), 한종호(4리바운드)와 함께 골밑을 지켰고, 김동현(15점, 3점슛 2개)이 내외곽을 넘나들며 팀원들을 진두지휘했다. 주장 이진우(2점 3리바운드)를 필두로 최형우, 장건희, 김지용, 김지훈은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을 수행해내며 동료들 뒤를 받쳤다. 하지만, 뒷심 부족으로 인해 2015년부터 이어져온 천적관계를 끊어내지 못하며 현대모비스전 5연패 늪에 빠졌다.
2015년 이후 현대모비스와 경기에서 단 한 번도 승리를 거두지 못한 두산그룹. 이날만큼은 달랐다. 승리를 향한 의지가 다른 경기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는 않았다. 여동준을 필두로 손호준, 한종호가 사력을 다해 골밑을 사수했고, 김동현, 최형우가 3점슛을 성공시켜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렸다.
현대모비스는 5년여만에 나선 안종호가 나섰다. 정주원 부담을 덜어내며 골밑을 사수했고, 하이-로우 게임을 통하여 상대 수비를 흔들었다. 때로는 미드레인지에서 슛을 성공시켜 활동반경을 넓혔다. 정주원은 안종호와 함께 골밑수비에 사력을 다했고, 거침없이 파고들어 파울을 얻어내기를 반복했다.
2쿼터에도 서로에게 양보는 없었다. 분위기를 가져오기 위하여 사력을 다했다. 이 와중에 현대모비스가 앞서나가기 시작했다. 정주원, 안종호를 필두로 이상목이 골밑에서 힘을 보탰고, 박일현, 박한상이 내외곽을 넘나들며 상대 수비 빈틈을 파고들었다. 리바운드 다툼에서도 우위를 점했고, 박일현을 필두로 거침없이 압박을 가하며 실점을 최소화했다.
두산그룹은 골밑에서부터 파고드는 상대 공세를 막아내는 데 여간 힘든 것이 아니었다. 여동준, 손호준, 한종호가 전반에만 나란히 파울 3개를 범하여 수비에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이진우, 김지용, 장건희가 외곽수비에 힘을 더했고, 김동현은 현대모비스 공격의 시작점인 박일현을 전담마크하는 등, 여동준, 손호준, 한종호 부담을 덜어내려 애를 썼다.
후반 들어 현대모비스가 거침없이 치고나갔다. 박한상이 앞장섰다. 미드레인지와 돌파를 적극적으로 시도하여 득점을 올렸고, 3점슛을 성공시켰다. 그는 3쿼터에만 3점슛 2개 포함, 홀로 10점을 몰아넣었다. 박한상 활약에 정주원이 골밑에서 활동반경이 넓어졌고, 박일현은 동료들 입맛에 맞춰 패스를 건네며 박성욱, 이상목, 안종호 득점을 도왔다.
두산그룹은 상대 공세에 정면으로 맞대응했다. 여동준이 속공에 적극적으로 가담하여 상대 수비를 흔들었고, 김동현은 3점라인 안팎에서 득점을 올렸다. 둘은 3쿼터 13점을 합작하며 팀 공격을 진두지휘했다. 손호준이 골밑에서 힘을 보탰고, 이진우는 미드레인지에서 슛을 성공시켜 추격에 나섰다.
4쿼터에도 현대모비스 행보에 거칠 것이 없었다. 박한상이 빛났다. 3점라인에서 슛을 성공시켰고, 속공에 적극적으로 가담하여 득점을 올리는 등, 4쿼터에만 12점을 몰아쳤다. 특히, 4쿼터 중반 3점슛을 꽃아넣은 뒤, 동료들과 함께 세리머니를 펼쳐 팀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렸다. 박일현이 3점라인 밖에서 슛을 성공시켰고, 정주원은 골밑을 집요하게 파고들어 득점을 올렸다.
한편, 이 경기 EVISU SPORTS(https://www.evisusports.com/) MATCH MVP에는 3점슛 4개 포함, 24점 6리바운드 3어시스트를 기록하며 팀을 승리로 이끈 현대모비스 박한상이 선정되었다. 그는 “전반적으로 슛 감이 좋았다. 지난주 신혼여행을 다녀와서 푹 쉬고, 좋은 기운을 받아서 그런지 결과가 좋았다. 그리고 (안)종호 형 등 형님들이 가운데에서 잘해주신 덕에 승리할 수 있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말 그대로였다. 이날 3점슛 4개를 성공시키는 등, 3점라인 밖에서 활력을 불어넣은 박한상이었다. 이에 “동료들이 패스를 정말 잘 줬다. (박)일현이 형 등 형들이 내 슛 감이 좋다는 것을 알아서 그런지 자신있게 던지라고 주문했다”며 “동료들 덕에 이렇게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었다. 술이라도 사야 할 것 같다. 그리고 아내가 신혼임에도 주말에 운동하는 것을 이해해주고, 열심히 응원해주고 있다. 이 자리를 빌려 정말 고맙다고 말을 하고 싶다”라고 동료들과 아내에게 고마움을 표시하며 공을 돌렸다.
이날 다른 때보다 움직임이 좋았던 그였다. 여느 때보다 폭이 넓었고, 힘이 넘쳤다. 이에 “첫 경기 이후 헴스트링이 좋지 않았고, 결혼준비 때문에 경기를 뛰지 못했다. 오늘 벤치에서 시작했는데, 처음 코트에 나설 때 뛰어보니 괜찮았다. 슛 감도 어느 때보다 좋았다”라며 비결을 전했다.
전반 내내 접전을 펼치다 후반에 차이를 벌린 현대모비스였다. 비결이 무엇이었을까. 그는 “우리가 늘 하던대로 플레이를 펼치다 보면 승리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그래서 많이 움직이자고 했고, 포스트에서 중심을 든든히 잡아준 덕에 상대 수비 시선이 안쪽으로 쏠리다 보니 자연스레 활동반경이 넓어졌다. 자신있게 던졌고, 결과가 좋았다”고 언급했다.
현대모비스 최대 강점은 인사이드에서 유연함과 단단함, 잘 달리는 정주원을 필두로 서로간에 믿음이 돈독하다는 점이다. 그 역시 “(정)주원이 형 덕에 이득을 정말 많이 본다. 그가 디펜스 리바운드를 잡아내 줄 것이라는 믿음에 상대가 슛을 던지는 것을 확인하자마자 달리게 된다. 그리고 속공 찬스에서도 골밑에 있을 것이라 믿고 마음껏 3점슛을 던질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이날 경기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거침없이 파울을 얻어냈고, 득점을 올리기를 반복했다. 정주원을 필두로 한 속공플레이는 현대모비스의 주된 공격루트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단, 이날 자유투 성공률이 다른 경기보다 저조했다는 것은 옥에 티. 그는 “자유투는 팀원들 모두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부분이다. 오늘 (정)주원이 형이 50%도 넣지 못했을 것 같다(14개 시도, 5개 성공). 그런데도 다른 부분에서 팀 승리를 위하여 많은 기여를 해주고 있다. 오늘은 단지 날이 아니었을 뿐이다. 여전히 잘해줄 것이라 믿고 있다”고 힘을 실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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