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캐치 2개→무안타에 수훈선수... "수비는 내가 최고" 56억 사나이가 빛나는 법

잠실=안호근 기자 2023. 5. 15. 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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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잠실=안호근 기자]
두산 정수빈이 14일 KIA전 승리 후 웃으며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안호근 기자
"내 가치는 수비에서 나온다. 항상 수비만큼은 또 내가 최고라고 생각하고 플레이를 한다."

정수빈(33·두산 베어스)이 팀을 구해냈다. '정수비'라는 별명답게 환상적인 수비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정수빈은 14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홈경기에서 4타수 무안타 1볼넷 1득점을 기록했다. 타석에선 침묵했지만 호수비 2개로 팀의 8-4 승리를 견인했다.

리그 정상급 선수가 된 입단 동기 허경민, 박건우(NC 다이노스)가 자리를 잡는데 오랜 시간이 걸린 것과 달리 정수빈은 2009년 데뷔와 함께 빠르게 자리를 잡았다. 빠른 발과 놀라운 수비가 있어 가능한 결과였다.

2020시즌을 마친 정수빈은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었고 6년 총액 56억 원에 계약을 맺었다. 수비를 중시하는 두산에 있어 정수빈은 없어서는 안 될 핵심카드였다.
정수빈은 이날 타석에선 4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 /사진=두산 베어스
그렇다고는 하나 톱타자 재목인 그의 타격 성적은 다소 실망스러웠다. 지난 두 시즌 타율은 0.259에 그쳤다. 2021년 0.374였던 출루율도 지난해엔 0.331로 떨어졌다. 팬들은 가을에 유독 빛나는 '추수빈' 정수빈이 시즌 내내 그 감을 유지해줬으면 하는 바람을 나타냈다.

그러나 타격이 전부가 아니라는 걸 이날 명확히 보여줬다. 팀이 4-0으로 앞선 6회초 1사에서 이우성의 타구가 중앙담장 쪽으로 깊숙하게 뻗어갔으나 정수빈이 타구를 빠르게 쫓아 슬라이딩을 했다. 2루타가 될 것으로 보였던 타구는 중견수 플라이로 기록됐다. 정수빈의 믿기지 않는 호수비가 나왔다.

KIA가 7회 4점을 내며 동점이 된 8회초에도 비슷한 장면이 나왔다. 한승택의 타석 때 전진 수비를 펼쳤는데 이우성과 마찬가지로 멀리 뻗는 타구에 전력을 다해 타구를 추격했다. 6회 때 수비를 되풀이하는 듯한 '더 캐치'로 정수빈은 주자의 출루를 막았고 팀은 결국 8회말 폭발하며 3연승을 달렸다.

경기 후 만난 정수빈은 "오늘은 안타를 못 쳤는데 그래도 그만큼 수비에서 집중해 좋은 캐치가 나왔다"며 "안타 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런 수비 하나 하나가 팀의 승리를 안길 수 있는 요인이라고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올해 KBO엔 수비상이 신설됐다. 외야수 가운데 뛰어난 수비를 펼치는 선수들이 있지만 정수빈은 수비상을 언급할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름 중 하나다.

8회초 한승택의 타구를 걷어내고 있는 정수빈. /사진=두산 베어스
정수빈은 "수비상은 항상 받고 싶다. 저의 가치는 수비에서 나오기 때문에 항상 수비만큼은 또 제가 최고라고 생각하고 플레이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안타는 없었지만 올 시즌 타격에서도 반등 기미를 보이고 있다. 타율은 0.264로 특별할 게 없어 보이지만 2루타(5개)와 3루타(2개) 등 장타를 양산하고 있다. 지난해(2루타 12개, 3루타 4개)보다 훨씬 좋은 페이스다.

"밸런스나 이런 면에서는 너무나 좋다. 아직까지 타율이 좀 낮긴 한데 그래도 거기에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지금 좋은 밸런스를 유지하려고 한다"는 정수빈은 "경기는 많이 남아 있기 때문에 갈수록 좋아질 것 같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그만큼 굵은 땀방울을 흘렸기에 가능한 발언이다. 정수빈은 "최근 2년간 너무 초반에 못 해서 이미지가 안 좋았었던 것 같다"며 "올해는 정말 캠프 때부터 해서 초반부터 정말 열심히 하려고 했고 시즌 초반에 나쁘지 않게 활약하고 있어 다행"이라고 말했다.

또 하나 돋보이는 건 주루플레이다. 2019년 이후 도루가 급감하며 20도루를 기록하지 못한 정수빈이지만 올 시즌엔 벌써 8번이나 성공했다. 20도루를 넘어 30도루 이상도 가능한 페이스다. 도루뿐 아니라 루상에 나가면 상대 투수를 괴롭히는데 진심이다.

정수빈은 "주루 플레이를 센스 있게 하는 것보다 한 타석 한 타석 치고 열심히 뛰고 넘어지고 이런 모습을 (후배들에게) 보여주고 싶다"며 "저 또한 선배들을 보면서 많이 배웠는데 후배들도 우리의 그런 모습을 보고 많이 배우고 열심히 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8회초 상대 실책으로 출루해 홈을 밟은 뒤 더그아웃에서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는 정수빈. /사진=두산 베어스

잠실=안호근 기자 oranc317@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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