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계사' 금감원장도 갸우뚱…보험사 '미래수익' 산정이 뭐길래

회사별 CSM 산정 신뢰성 논란 일자 감독당국 가이드라인 마련 착수
분기간 예실차 판단도 전에 업권 제동…"자율산정에 논란 지속될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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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신병남 기자 = 감독당국이 1분기 실적 발표를 시작한 보험사들의 성과 산정 방식에 제동을 걸었다.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에 따라 기업가치 평가지표가 된 보험계약서비스마진(CSM) 산정 기준이 제각각이란 이유에서다. 감독당국은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겠다지만, 바뀐 회계기준의 세부 적용기준은 보험사 자율인 탓에 논란이 지속될 전망이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실손의료보험 손해율, 무·저해지 보험의 해약률 등 주요 계리적 가정에 대한 세부기준을 빠르면 이달 안에 제시한다는 방침이다. 이후에도 연말까지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요인들을 조사해 중요도 순으로 세부기준을 추가할 계획이다.

금감원이 실손보험과 무·저해지 보험 비중을 지목한 만큼 보험업계에선 이번 조치가 손보사들을 겨냥한 것이라고 보고 있다. 실손보험료가 최대 25% 개선될 것이라고 계리적 가정을 한 보험사도 있다는 게 업권의 설명이다.

차수환 금감원 부원장보는 "미래 갱신보험료를 과도하게 인상하는 등의 가정을 적용해 재무제표를 산출할 경우 당장은 보험부채가 감소하며 실적이 개선되는 것으로 보일 수 있다"며 "부적절한 가정은 결국 기간 경과에 따라 예상치와 실제값의 차이(예실차)가 드러나면서 조정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차 부원장보가 지적한 것은 보험사 CSM 산정과 관련된 내용이다. CSM은 보험사가 보유하고 있는 보험 계약의 비실현 이익을 현재 가치로 나타낸 수치다. 올해부터 적용되는 보험사 IFRS17에 따라 보험사 가치평가 기준으로 부각됐다.

각 보험사는 스스로 결정한 손해율, 해약률 등 '계리적 가정'을 기초로 CSM을 산출한다. 쉽게 말해 보험사가 경영상 실손보험 손해율을 낮출 수 있다거나 갱신 보험료가 크게 오를 수 있다고 판단한다면 이를 CSM에 반영할 수 있다는 뜻이다.

산정한 CSM과 이후 산정한 CSM 예실차가 크다면 보험사의 문제가 드러나겠지만, 그전까지는 잘못된 기업가치가 시장에 전달할 수 있다. 새 회계기준 도입이 10년 전 예고됐음에도 혼란이 발생하는 이유다.

시장에 판단을 맡길 여지도 있다. 하지만 금감원은 신뢰성 하락 등 혼란을 줄 수 있다는 점에 더 주목한 것으로 보인다. 이복현 금감원장도 CSM 산정 기준에 대해 의문을 품고, 사안을 유심히 살피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검사 출신인 이복현 원장은 공인회계사 자격도 있다.

금감원은 최근 주요 보험사 최고재무책임자(CFO)와의 간담회를 개최하는 동시에, 오는 18일까지 보험사들에 책임준비금 외부검증시간, 검증 절차를 맡은 회계법인, 해당 회계법인의 보수금액 등의 자료를 요청한 상태다.

금감원이 추가적인 계리적 가정에 대해 문제발생 여부를 관찰하겠다고 언급한 것처럼 보험사들도 CSM 산정과 관련된 문제가 계속 지적될 수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경영진이 의지를 갖고 CSM을 관리하려고 하면 판매 확대, 손해율 관리 등 단기적으로 높은 수치로 예실차가 크지 않게 운영할 여지가 있다"며 "계리적 가정은 보험업의 기본이기에 미래 수익을 가정한다는 판단이 일반적인 기준 또는 회계적으로는 이해가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금감원은 CSM 산정 시 유리하도록 보험기간을 최대한 확대해 상품을 구성하고, 이러한 상품만 집중적으로 판매하는 행위 등에 대해서도 감시·감독을 강화할 방침이다.

fellsic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