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움 관리 ‘컨트롤타워’ 둔 일본, 민관 손잡고 종합적 접근 [2023 대한민국 孤 리포트]
(상) 日·英 정부의 대응
日, 2021년부터 매년 기초조사
배경·원인 등 문제 파악에 도움
고독·고립대책추진법 국회 통과
“상시적 해결 필요한 정책과제”

2021년 2월 일본 정부는 내각관방에 고독·고립대책담당실을 두고 사카모토 데쓰시(坂本哲史) 당시 내각부 특명담당상을 고독·고립대책담당상으로 임명했다. 고독·고립 관련 정부 대책과 민간단체들과의 협력을 조정, 지원하는 컨트롤타워의 역할을 하는 기관이 생긴 것이다.
현재 후생노동성은 은둔형외톨이(히키코모리) 지원과 아동학대 방지, 자살대책 등을 담당한다. 이들은 지자체와 협력해 전국의 아동삼당소에서 가정폭력으로 인해 은둔하는 아동·청소년의 발생을 방지하고 있다. 후생노동성은 고독·고립 고위험군인 빈곤층 지원활동을 하는 민간단체들에게 5억엔(약 49억원) 규모의 지원사업도 벌이고 있다.

고독 문제를 다루는 데 있어서 정부 여론조사의 역할도 상당히 컸다. 앞서 내각부는 2009년과 2015년 은둔형외톨이 실태조사를 진행했는데 당시 대상은 15∼39세였다. 고독·고립을 젊은 층의 문제로 봤던 것이다. 그러나 2018년 40∼64세를 조사 대상에 넣자 50대 은둔형외톨이도 61만여명이나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이런 결과는 일본 사회에 고독이 젊은 층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인식 전환을 불러왔고 중장년 은둔자들을 위한 정책을 펼치는 근거가 됐다.
이후 고독·고립대책담당실은 매년 전국의 16세 이상 남녀 2만명을 대상으로 ‘사람들의 연결에 대한 기초조사’를 시행하고 있다. 이는 고독·고립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루는 첫 전국 단위 조사로 고독의 배경, 원인, 지원에 걸쳐 알려지지 않았던 문제를 파악하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고독·고립대책담당실이 2021년 진행한 첫 기초조사는 사회활동이 활발한 시기인 30대가 고독을 가장 많이 느끼고 있다는 점을 확인해 일본 사회의 통념을 바꿔 놓았다. 관련 대책을 새로운 방향으로 진전시킨 것은 물론이다.
또 평소에 불안이나 고독함을 느낀 사람 중 88.2%가 정부기관이나 시민단체의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확인해 관련 대책 확대와 정책 참가율을 높이기 위한 인식 개선 등이 필요하다는 점이 부각됐다.


지난달 27일 국회를 통과한 고독·고립대책추진법은 고독·고립 문제를 해결을 위한 법적인 근거를 탄탄히 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새로운 법률의 제정은 다양한 대책을 시행 중임에도 문제가 크게 개선되고 있지 않다는 위기감에서 비롯됐다. 지난해 11월 내각부 조사에 따르면 일본의 은둔형 외톨이는 146만명에 달한다. 지난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이들은 2만1800여명으로 전년 대비 4.2% 늘었고, 초·중·고등학생은 1980년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많은 514명으로 집계됐다. 자살자 수의 증가에는 심각해진 고독감이 주요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해당 법률은 고독·고립 대책의 수립과 집행에서 기본법 역할을 한다. 고독 문제를 ‘사회 전체의 과제’로 명시하고, 지방자치단체에 고독·고립대책을 검토하는 민관협의회 설치 노력을 의무화했다. 내각부에는 총리가 이끄는 대책추진본부를 설치하도록 했다. 관련 민간단체에 정부 지원을 원활하게 제공하는 근거법이 마련되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오구라 마사노부(小倉將信) 내각부 고독·고립담당상은 “1인가구와 고령자 독신가구의 증가로 고독·고립 문제는 앞으로 더욱 심화할 것”이라며 “사회에 내재된 고독과 고립 문제에 대한 대응은 정부로서 상시적으로 해결해야 할 중요한 정책 과제가 됐다”고 밝혔다.
윤솔 기자 sol.yu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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