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움부’까지 만든 영국, 고독·고립 인식 개선에 총력 [2023 대한민국 孤 리포트]
(상) 日·英 정부의 대응
英, 외로움 표현 ‘나약하다’ 여겨
당국 캠페인 벌여 인식개선 총력
교통 취약자 고립 예방 ‘해피 택시’
국토부 등도 외로움부 정책 협력
영국 전체 인구의 14%인 900만명이 ‘외롭다.’ 이들 중 3분의 2가량은 자신의 외로움을 말할 곳조차 없다. 2017년 영국 고독문제 대책위원회가 내놓은 보고서의 내용은 영국 사회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이 조사는 2016년 극우파 테러로 사망한 조 콕스 영국 노동당 하원의원의 유지를 받든 것이다. 영국 정부는 생전 자신의 지역구에 '외로움 협회'를 만들 정도로 유권자들의 고독·고립 문제에 천착했던 그의 이름을 딴 범정부 위원회를 설립해 13개 시민단체와 함께 영국의 고독 및 사회적 고립 문제에 대한 조사에 나섰다.
외로움부는 ‘외로움에 대한 편견 줄이기’를 최우선 정책 목표로 수립하고 다양한 캠페인에 나섰다. 2019년부터 2021년까지 다양한 민간단체들과 함께 ‘외로움에 대해 말하자’ 캠페인을 벌여 고독 문제를 알리는 단편영화와 광고를 만들어 배포하고 커뮤니티 공간을 마련해 수백만명의 사람들이 서로의 외로움을 공유토록 했다.
민간단체와의 적극적인 협력은 외로움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는 데 커다른 동력이 됐다. 2021년 외로움부는 아예 ‘외로움 퇴치 네트워크’를 만들었다. 150여개의 공공·민간·자선단체를 한데 모아 민·관이 유기적으로 협력할 발판을 마련한 것이다.
◆부처를 뛰어넘는 협력
영국은 고독 퇴치 정책을 외로움부에만 떠넘기지 않았다. 보건사회복지부·교육부·교통부 등 다른 부처들도 외로움이라는 전염병 극복을 위해 두 팔을 걷어붙였다.
스튜어트 앤드루 외로움부 장관은 최근 직장 내 외로움을 해결하기 위해 기업통상부 등과 협력해 권고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영국 정부가 2021년 발표한 ‘직장인 외로움 보고서’에 따르면 직장 내 외로움은 잦은 이직 등으로 이어져 매년 25억파운드(약 4조1800억원)의 금전적 피해가 발생한다. 외로움부는 이를 해결하려면 기업 차원의 접근이 필수적이라며 건강한 조직 문화를 조성하기 위한 정책 패키지를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예림 기자 yea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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