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개 태양 없었다…울산, 5년 전 전북왕조도 못한 ‘13R 승점 34’ 독주체제 갖췄다[SS포커스]

김용일 2023. 5. 15.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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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울산 현대 바코(오른쪽)가 14일 울산문수경기장에서 열린 FC서울과 K리그1 13라운드 홈경기에서 후반 역전골을 터뜨린 뒤 이규성과 하이파이브하고 있다. 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츠서울 | 울산=김용일기자] 두 개의 태양은 없었다. ‘디펜딩 챔프’ 울산 현대가 안방 호랑이굴에서 펼쳐진 FC서울과 K리그1 1,2위 전쟁에서 웃었다. 승점 격차를 무려 11로 벌린 울산은 확실하게 ‘독주 체제’를 갖추면서 2연패를 향해 순항했다.

홍명보 감독이 지휘하는 울산은 14일 울산문수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3’ 13라운드 서울과 홈경기에서 마틴 아담, 바코(2골) ‘두 외인 공격수’의 득점포를 앞세워 3-2 쾌승했다. 리그 5연승이자 11승째(1무1패·승점 34)를 챙긴 울산은 2위 서울(승점 23)과 승점 차를 두 자릿수로 벌렸다. 서울은 4경기 만에 패배를 떠안았다.

◇홍명보 선택, 안익수 변칙 흔들다

홍 감독은 리그 6골을 기록 중인 토종 골잡이 주민규 대신 ‘헝가리 장신 공격수’ 마틴 아담을 최전방 선발 원톱으로 기용했다. 그리고 2선엔 바코와 강윤구 김민혁을 투입했다. 킥오프 전부터 “김민혁의 컨디션이 좋다. 바코의 활약도 기대한다”며 치켜세웠다. 반면 적지에 온 안 감독은 지난 광주FC와 주중 경기(3-1 승)처럼 오스마르를 포어 리베로로 두는 변칙 스리백을 가동했다. 또 득점 선두(8골) 나상호와 황의조, 기성용을 모두 벤치에 앉히면서 후반 승부를 보고자 했다.

두 수장의 희비는 전반 14분 만에 갈렸다. 울산 풀백 이명재가 수비수 김영권의 침투 패스를 받아 페널티박스 왼쪽을 파고들어 낮고 빠른 크로스를 올렸다. 이때 김민혁이 절묘하게 페널티 아크 왼쪽으로 돌아 뛰었다. 오스마르 등 서울 수비진이 그에게 붙은 사이 김민혁이 공을 흘렸고, 아담이 편안하게 왼발로 차 넣어 선제골을 만들어냈다.

그가 K리그에서 발로 기록한 첫 필드골이자 시즌 2호 골. 지난 시즌 9골을 넣은 아담은 4골이 페널티킥이었고 5골은 머리(4골)와 배(1골)로 기록했다. 올 시즌 첫 골도 헤더 득점이었다. 홍 감독은 “우리가 크로스 득점이 많지 않은 게 사실이다. 득점 장면도 좋았지만 그 전에 이명재가 (수비 뒤로) 빠져 들어가는 것을 준비했는데 잘 나타나서 좋다”며 기뻐했다.

울산 | 연합뉴스


◇‘안익수 퇴장 변수’→‘서울 킬러’ 바코 골! 골!

안 감독은 후반 시작과 함께 황의조 나상호 기성용 박수일 4명을 동시에 투입하며 승부를 걸었다. 절묘하게 통했다. 매섭게 울산을 몰아친 서울은 후반 1분 만에 황의조의 패스를 받은 윌리안의 중거리포를 울산 수문장 조현우가 쳐내자 김신진이 리바운드 슛으로 골문을 갈랐다. 하지만 울산은 지난 시즌 챔피언다웠다. 3분 뒤 바코가 이규성의 오른쪽 땅볼 크로스를 문전에서 오른발 슛으로 연결해 추가골을 터뜨렸다.

또다시 서울의 추격이 예상될 무렵 예기치 않은 변수가 발생했다. 서울 수장 안 감독이 실점하기 전 나상호의 볼 터치 아웃 판정을 두고 강하게 어필했다. 결과적으로 바코에게 추가골을 얻어맞는 상황으로 이어지자 분노했고, 대기심과 맞서다가 김용우 주심에게 항의했다. 김진규 코치가 말렸지만 김 주심은 옐로카드 2장을 연달아 꺼내 들며 퇴장 명령을 내렸다.

울산은 서울이 어수선해진 틈을 타 바코가 후반 22분 바코에게 쐐기포를 터뜨렸다. 2021년 울산에 입단한 조지아 대표 바코는 유독 서울에 강하다. 이날까지 서울과 8차례 경기를 치러 7골 2도움을 기록했다. 그는 ‘서울 킬러’ 얘기에 “다른 경기와 똑같이 준비한다”며 “1위와 2위 싸움에서 득점하고 팀도 승리해 매우 기쁘다”고 말했다.

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독주 체제 본격화’ 울산…수장은 ‘방심 경계’

울산은 12라운드까지 승점 31을 쓸어 담아 2018년 전북 현대(당시 승점 31)에 이어 5년 만에 개막 이후 12경기 만에 승점 30을 돌파했다. 13라운드에 34점은 5년 전 전북도 해내지 못했다. 당시 전북은 13라운드에서 패배를 떠안았다. 2위권 팀과 승점 격차를 4경기 가까이 벌려놓은 만큼 압도적인 레이스로 볼 수 있다.

하지만 홍 감독은 방심을 경계했다. 그는 “중요한 건 앞으로 더 많은 경기가 남아 있다. 분명히 우리에게 고비가 올 것으로 본다. 예측하고 대비하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했다. 반면 퇴장당한 안 감독 대신 기자회견장에 들어선 김진규 코치는 “판정에 대해서는 내가 이렇다 저렇다 말할 수 없다”며 아쉬워했다.

울산의 다음 상대는 오는 21일(원정) 최근 김병수 감독 체제로 승전고를 울린 최하위 수원 삼성(승점 8)이다. 그리고 올 시즌 유일하게 패배를 안긴 대전하나시티즌(승점 21)을 홈으로 불러들인다. 울산은 성적뿐 아니라 흥행까지 ‘두 마리 토끼’를 지속해서 잡고 있다. 이날 2만6004명의 관중이 들어차며 ‘봄날의 함성’을 만끽했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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