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 사건파일]㊸ ‘온라인 홍등가’ 만들어 170억 수익... “성매매 알선 형량 높여야”
성매매 업소 광고하고 170억 수익… 추징액만 50억원대
전문가들 “성매수 알선 매체 단속 및 규제 강화하고 처벌 수위 높여야”
2021년 7월 필리핀 마닐라 외국인 수용소에 있던 40대 한국인 남성 A씨가 인터폴과 국내 경찰 공조로 강제 송환됐다. A씨는 회원 수 70만명의 국내 최대 규모 성매매 알선 사이트 ‘밤의 전쟁’ 운영자다. 그는 이 사이트에서 성매매 업소를 광고하고 성을 사고 파는 행위를 알선해 7년 간 170억원을 챙겼다.
A씨의 국내 송환은 지난 2019년 수사 시작으로부터 3년 만에 이뤄졌다. 당시 경찰은 A씨가 운영하던 사이트 4곳을 폐쇄하고 관계자 19명을 검거했지만 일찌감치 필리핀으로 도피해 현지 서버로 사이트 운영을 지속하던 몸통 A씨는 잡지 못했다. 경찰은 인터폴에 적색수배를 내린 뒤 현지 당국의 협조를 받아 약 2년 만인 작년 9월 검거에 성공했다.
당시 A씨는 현지에서 저질렀던 또다른 범죄로 인해 필리핀 내 외국인 수용소에 수감돼 있었다. 경찰은 필리핀 당국이 A씨를 추방하는 시점에 맞춰 호송팀을 현지로 파견해 강제 송환을 성사시켰다.
경찰이 밤의 전쟁 같은 온라인 성매매 알선 사이트 단속을 강화하고 있지만, 운영자 대부분이 해외에 거주지를 두고 수사망을 빠져나기 위해 대포 계좌, 대포 서버 등을 이용하는 등 범죄 수법은 더욱 교묘해지고 있다. 경찰 관계자들은 최고 3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0만원 이하 벌금에 그치는 형량을 상향 해야 성매매 확산을 뿌리 뽑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 7년 간 성매매 1만여건 알선해 170억 수익
1만1400여회. A씨가 운영하던 여러 성매매 알선 사이트를 통해 알선된 성매매 횟수다. 검찰 기소 사실에 따르면 그는 2014년 4월부터 2021년 1월까지 이 사이트들을 통해 성매매업소 7000여 개를 광고하고 광고비 명목으로 약 170억원의 수익을 거둬 들였다.
온라인 성매매 알선 사이트가 활개를 치고 있다. 접근성이 높아 음지에 숨어있는 성매수자와 업소를 서로 연결하는 역할을 해주고 거액을 벌어들일 수 있어서다. 업소 및 접객원에 대한 각종 정보를 제공하면서 동시에 업소로부터는 광고비를 받아 챙기는 식이다.
성매수자는 성매매 업소 정보를 얻기 위해 이곳을 찾는다. 이들은 자신이 방문한 성매매 업소명과 종사자 여성 프로필을 공개하고 별점과 후기를 남긴다. ‘어떤 서비스가 좋다’, ‘얼굴이 어떻고 몸매가 어떻다’ 등 성매수 여성을 평가한다.
성매매 알선 사이트를 중심으로 성매수 산업이 얼키설키 엮여있는 모양새다. 경찰은 당시 ‘밤의 전쟁’ 사이트에 게재된 업소 789곳을 대대적으로 단속해 업주와 종업원, 성매수자 등 총 2522명을 검거한 바 있다. 손쉽게 거액을 벌어들일 수 있다보니 ‘밤의 전쟁’이 사라진 이후에도 성매매 알선 사이트는 우후죽순이다.

◇해외에 서버 두고 운영이 대부분… 경찰 “끝까지 잡을 것”
경찰이 단속과 처벌을 강화하고 있지만 성매매 알선 사이트나 성매수자 커뮤니티는 해외 서버를 이용하는 등 더욱 음지화 되고 있다. 서버 운영자를 검거해야 사이트를 폐쇄할 수 있다. 방송통신위원회에서 사이트 차단을 걸어도 운영자는 교묘하게 도메인 주소를 수정해 다시 사이트를 운영한다.
성매매 알선 사이트를 운영하면 어떤 처벌을 받게 될까. A씨는 1심에서 징역 3년 및 50억8000만원 추징을 선고받은데 이어 항소심에서도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 당초 검찰이 구형한 형량은 징역 7년이었지만 판결 과정에서 형량이 줄었다.
7년 이하의 징역이나 7000만 원 이하의 벌금이 적용되는 성매매처벌법 제19조가 아니라, 3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이 적용되는 제 20조가 적용된 까닭이다. 19조는 성매매 알선을 영업한 사람 등, 20조는 알선을 목적으로 광고한 사람 등에 적용된다.
일각에선 성매매 알선 사이트 운영진에 대한 처벌 수위도 더 세져야 한다고 지적한다. 현재 성매매 알선 사이트 운영진들에게 주로 적용되는 성매매처벌법 제20조는 3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0만원 이하 벌금으로 처벌 최고 형량이 너무 낮다는 것이다.
밤의 전쟁 수사에 참여한 홍영선 대전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팀 팀장은 한국여성인권진흥원 기고를 통해 ”밤의 전쟁 운영진들은 광고 행위를 넘어 무료쿠폰을 지급하고 후기 글을 작성해 성매매를 하도록 권유하는 조직적 영업을 해왔음에도 법률이 미비해 20조로 의율할 수밖에 없었다”며 “온라인 불법 광고에 대한 법조문의 세분화 및 처벌 형량 상향 등 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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