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C 멤버들의 충격 고전… AG 우완 판도, ‘동주들’과 NC 히든카드가 뒤집을까

김태우 기자 2023. 5. 1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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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은 실추된 한국 야구의 명예를 회복해야 한다는 당면 과제 속에 '미리 보는 항저우 아시안게임'이라는 또 하나의 의미를 가지고 있었다.

항저우 멤버로 거론되는 몇몇 젊은 선수들이 대표팀에 승선했기 때문이다.

WBC에서 좋은 활약을 펼친다면 항저우 대표팀 선발의 '우선권'을 가질 수 있다는 인식이 컸다.

선수에게나 대표팀에나 날벼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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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속구를 앞세워 리그의 히트상품으로 떠오른 한화 문동주 ⓒ한화 이글스
▲ 두산의 차세대 에이스로 큰 기대를 모으고 있는 김동주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2023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은 실추된 한국 야구의 명예를 회복해야 한다는 당면 과제 속에 ‘미리 보는 항저우 아시안게임’이라는 또 하나의 의미를 가지고 있었다. 항저우 멤버로 거론되는 몇몇 젊은 선수들이 대표팀에 승선했기 때문이다.

WBC에서 좋은 활약을 펼친다면 항저우 대표팀 선발의 ‘우선권’을 가질 수 있다는 인식이 컸다. 기본적으로 WBC에 갔다는 자체가 리그 정상급 기량을 인정받았다는 의미인 데다, 여기서 잘하면 ‘국제무대용’이라는 또 하나의 타이틀도 얻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작 WBC 멤버들이 대회 후유증 탓인지 시즌에 들어와 고전하고 있다. 특히 선발투수들이 그렇다.

에이스급으로 큰 기대를 모았던 소형준(22‧kt)은 시즌 초반부터 팔꿈치 통증에 고생하더니 결국은 수술을 받아야 한다는 소견을 받았다. 시즌 아웃으로 항저우 대회는 물리적으로 참가가 불가능해졌다. 선수에게나 대표팀에나 날벼락이다. WBC에서 분전해 가장 유력한 와일드카드 후보로 뽑혔던 박세웅(28‧롯데)도 시즌 6경기에서 평균자책점 4.66의 부진이다. 원태인(23‧삼성), 이의리(21‧KIA), 김윤식(23‧LG) 등도 아직 제 기량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이 와중에 리그에서 새롭게 떠오르는 우완 선발 세 명에도 관심이 모인다. 아직 대표팀 명단 발표까지는 시간이 많이 남아 있기는 하지만, 이들의 초반 페이스가 매서워서다. 올 시즌 강속구로 큰 화제를 모으고 있는 문동주(20‧한화), 예열을 마치고 본격적인 자기 실력을 보여주고 있는 김동주(21‧두산), 리그의 깜짝 스타로 떠올라 신인상 레이스를 주도하고 있는 이용준(21‧NC) 트리오다.

문동주는 리그에서 가장 핫한 선수 중 하나다. 4월 12일 광주 KIA전에서 시속 160.1㎞를 던지며 KBO리그 국내 선수 최고 구속을 다시 썼다. 경기력도 지난해보다 훨씬 안정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13일 인천 SSG전에서 최악의 부진(2⅓이닝 7실점)을 보이기 전까지의 평균자책점은 2.28로 뛰어났다. 평균 시속 150㎞대 초‧중반의 패스트볼과 커브의 조합이 일품이다. 국제무대에서 빠른 공의 필요성을 절감한 직후라는 이점도 있다.

김동주는 두산이 오랜 기간 공을 들여 내세운 히트 상품이다. 첫 6경기에서 31⅓이닝을 던지며 2승1패 평균자책점 1.44를 기록했다. 실력으로 선발 로테이션 한 자리를 꿰찼다. 장신에서 나오는 높은 타점을 갖추고 있고, 하이 존을 공략할 수 있는 힘이 있다. 여기서 패스트볼과 같은 높이에서 떨어지는 두 가지 성격의 슬라이더를 자유자재로 던진다. 아직 다듬을 게 많은 선수이기는 하지만, 선천적인 자질이 시즌 성적에서 드러나고 있다.

▲ 예사롭지 않은 구위로 시즌 초반 신인상 레이스를 주도하고 있는 이용준 ⓒ곽혜미 기자

이용준은 어지러웠던 NC의 시즌 초반 선발 로테이션에서 히든카드이자 깜짝 스타로 떠올랐다. 첫 6경기에서 29⅓이닝을 던지며 2승 무패 평균자책점 1.53의 맹활약을 선보이고 있다. 0.170의 피안타율, 1.02의 이닝당출루허용수(WHIP)도 안정감이 있다. 구속이 문동주만큼 빠른 건 아니지만 워낙 좋은 힘과 수직무브먼트를 갖춰 타자들이 쉽게 손을 대지 못하고 있다. 구위 자체는 최상급이라는 평가다. 문동주가 달리는 것 같았던 신인상 레이스에서도 강력한 견제마로 떠올랐다.

KBO 전력강화위원회는 항저우 대표팀 선발 원칙으로 최근 성적과 실적을 앞세우고 있다. WBC 멤버들의 고전이 계속된다면 아무리 경험이 있고 우선권이 있어도 명분 없이 선발하기는 쉽지 않다. 반대로 세 선수는 경험이 부족하다는 단점은 있다. 앞으로의 시즌 레이스에서 성적으로 최대한 명분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 어쨌든 고민할 만한 선수들이 많아졌다는 건 대표팀에 나쁜 일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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