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자민당 의원이 쓴 '원폭 가족사'…"외조부 몸에 유리가…"

김지훈 기자 2023. 5. 1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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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말해줬으면 하는 것이 있다. 핵을 사용해 버린 것은 실수였다고." 도합 8선에 달하는 일본의 정치 원로 스즈키 무네오 일본유신회 참의원(75)이 블로그를 통해 지난해 12월과 이달 14일 거듭해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원폭 과거사 사죄'를 요구했다.

핵군축에 대한 의지를 피력해 왔던 바이든 대통령도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 시절이던 2020년 원폭 투하 75주년 성명에서 "우리의 궁극적 목표인 핵무기의 위협이 없는 세상을 다시 다짐한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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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바이든 히로시마행 의미는
스즈키 타카코 일본 자민당 의원. /사진=스즈키 타카코 의원 인스타그램

"꼭 말해줬으면 하는 것이 있다. 핵을 사용해 버린 것은 실수였다고." 도합 8선에 달하는 일본의 정치 원로 스즈키 무네오 일본유신회 참의원(75)이 블로그를 통해 지난해 12월과 이달 14일 거듭해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원폭 과거사 사죄'를 요구했다. 스즈키 의원은 블로그에서 이른바 '원폭 수첩'이라 불리는 '피폭자 건강수첩' 발급대상자인 장인에 대해 거론하며 미국이 단 한 번도 원폭 사죄를 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피폭자 건강수첩은 1945년 미국의 히로시마 나가사키 원폭 투하에 따른 피폭자를 일본 정부가 지원하기 위해 발급하는 증명서다.

스즈키 의원의 딸이자 4선으로 여당인 자민당 소속인 스즈키 타카코(37) 의원도 초선이던 2013년 8월 자신의 블로그에 외할아버지(스즈키 무네오 의원의 장인)가 피폭자 건강수첩 발급 대상자라고 알린 적이 있다. 1945년8월6일 히로시마에 원폭이 떨어질 때 시내에 있던 외조부가 처했던 상황을 가리켜 "할아버지의 등 곳곳에 유리가 박혀 있었다고 한다"며 "역사를 근거로 평화를 위해 행동할 수 있다"고 했다.

일본 후생노동성에 따르면 피폭자건강수첩을 발급받은 생존자는 2021년 기준 12만7755명이며 평균 연령은 83.9세에 달한다. 오는 19일부터21일까지 G7(주요 7개국) 정상회의 참석 차 히로시마를 찾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발신할 대외 메시지에 피폭자와 피폭자의 가족들이 관심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日 기시다 '핵 없는 세상' 드라이브…美 바이든도 '핵 군축론' 목소리

피폭자 건강수첩.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피폭 당사국으로서 일본이 '핵 없는 세상'에 앞장서야 한다는 입장을 유지해 왔다. 핵군축에 대한 의지를 피력해 왔던 바이든 대통령도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 시절이던 2020년 원폭 투하 75주년 성명에서 "우리의 궁극적 목표인 핵무기의 위협이 없는 세상을 다시 다짐한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국 대통령이 히로시마를 찾는 것은 2016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방문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워싱턴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와 정상 회담을 갖고 “서방의 우크라이나 지원에서 스페인의 리더십이 대단하다”고 밝히고 있다. ⓒ AFP=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2016년 오바마 대통령의 히로시마행을 두고 미국 안팎에서 2차대전 패전국으로 숱한 전쟁범죄를 자행한 일본에 대해 미국이 사과하는 것으로 비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다. 다만 당시 미정부는 "원폭 사용 결정에 대한 기존 입장 불변"이라는 입장을 낸 바 있다. 일본 정부 역시 미국 정부에 원폭 투하에 대한 공식 항의를 한 적은 없으며 피폭을 핵군축의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는 입장을 지켜 왔다.
美 선제불사용은 불폐기…尹-기시다 '한인 위령비' 공동 참배

다만 미 측은 조 바이든 대통령이 오랜 세월 핵 비확산을 외쳐 왔다는 관점에 따라 '폐기설'이 돌았던 '선제불사용(No First Use·NFU)'과 '단일 목적(sole purpose) 사용'은 폐기하지 않고 있다.
=2017년9월18일 한국 공군 F-15K 전투기가 한반도 상공에 출격한 미군 B-1B 전략폭격기 2대, F-35B 전투기 4대와 함께 연합 훈련을 하고 있다.(공군 제공)2017.9.18/뉴스1
NFU는 미군이 핵 공격을 먼저 가하지 않겠다는 독트린(교리)인데 미 정부는 NFU를 채택하지 않으면서 구체적 핵 공격 조건은 명시하지 않는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해 왔다. 단일 목적 사용이란 적국이 동맹국이나 파트너국을 핵무기로 위협할 경우 보복 목적으로만 핵 공격을 쓰는 개념이다.

G7 회의에 초청된 우리나라의 윤석열 대통령은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함께 '한국인 원폭 희생자 위령비'를 공동 참배키로 했다. 한국 대통령이 히로시마를 찾아 한국인 원폭 희생자 위령비에 참배하는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일본 총리의 참배는 1999년 오부치 게이조 총리의 헌화 이후 처음이다. 1970년 재일 동포 모금으로 세워진 해당 위령비에는 "1945년 8월 6일의 원폭투하로 인해 2만 여명의 한국인이 순식간에 소중한 목숨을 빼앗겼다"는 비문이 적혀 있다.

김지훈 기자 lhsh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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