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현보다 이 선수가 낫다고 591억 투자했는데… ‘ERA 5.42’에 부상까지 ‘배신’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2020년 시즌을 앞두고 메이저리그 도전에 나선 김광현(35‧SSG)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뚫고 유의미한 성적을 남겼다. 2020년 단축시즌에서 8경기에 나가 3승 평균자책점 1.62라는 좋은 성적을 낸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2021년에는 27경기(선발 21경기)에서 7승7패 평균자책점 3.46으로 선전했다. 규정이닝을 소화하지 못했고, 중간에 부상까지 끼어 시즌을 완주하지는 못했지만 연간 400~500만 달러 정도의 투자 금액은 충분히 회수하고도 남을 만한 팀 공헌도였다. 김광현은 세인트루이스에서의 2년간 35경기(선발 28경기)에서 10승7패 평균자책점 2.97의 준수한 성적을 남겼다.
그러나 세인트루이스는 2022년 시즌을 앞두고 김광현 대신 좌완 스티븐 마츠(32)를 선택하며 사실상 인연을 정리했다. 마츠는 2015년 뉴욕 메츠에서 메이저리그에 데뷔해 6년간 31승을 거둔 실적이 있는 좌완이었다. 특히 2021년에는 토론토 소속으로 29경기에서 14승7패 평균자책점 3.82를 기록한 뒤 시장에 나왔다.
김광현보다는 전체적인 경력에서 더 우위에 있는 선수였다. 그리고 나이도 3살이 젊었다. 세인트루이스의 선택에 당위성이 없는 건 아니었다. 다만 부상이 잦았고, 규정이닝 소화 경력이 단 한 번도 없는 마츠에 4년간 4400만 달러(약 591억 원)를 투자한 게 맞느냐는 건 논란이었다. “시장의 시세가 이 정도 된다”라는 의견, “그래도 4년은 너무 길다”는 의견이 팽팽하게 맞섰다.
결과적으로 마츠의 세인트루이스 경력은 부진과 부상으로 점철되고 있다. 세인트루이스에서의 첫 시즌이었던 지난해 마츠는 15경기(선발 10경기) 출전에 그쳤다. 메츠 소속이었던 2020년에도 어깨 통증이 있었는데 지난해 5월 어깨에 다시 문제가 생기며 상당 기간을 결장한 탓이 컸다. 그 와중에 5승3패 평균자책점 5.25에 머물렀다. 소화 이닝은 48이닝에 불과했다. 결과만 놓고 보면 오히려 김광현을 그냥 데리고 있는 편이 나았었다.
올해는 건강하게 스프링트레이닝을 소화했고, 팀의 개막 선발 로테이션에 들어왔지만 역시 활약이 저조하다. 시즌 첫 8경기에서 41⅔이닝을 던졌지만 아직 승리 없이 4패 평균자책점 5.62에 머물고 있다. 선발투수 안정성의 상징적 지표 중 하나인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는 단 한 번도 없다. 세인트루이스의 답답한 시즌 초반을 상징하는 선수 중 하나다. 세인트루이스에서의 통산 평균자책점은 5.42다.
가장 좋았던 2021년, 불과 2년 전과 비교해도 기록 저하가 너무 눈에 들어온다. 탈삼진은 줄고, 볼넷과 피홈런은 늘고, 피안타율은 급증했다. 투수의 선행 지표로 뽑히는 탈삼진/볼넷 비율에서 2021년 마츠는 3.35개였다. 그러나 올해는 2.31개로 경력에서 가장 좋지 않다. 어깨 부상을 겪어서 그런지 구속도 뚝 떨어졌다. 2021년 마츠의 싱커 평균구속은 시속 94.5마일(152.1㎞)이었지만, 올해는 93.7마일(150.8㎞)로 꽤 유의미하게 떨어졌다. 변화구 피안타율도 급증해 구종 선택에도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마츠의 부진 속에 세인트루이스 선발진도 김광현이 있을 당시의 위용과 거리가 멀다. 14일(한국시간)까지 세인트루이스 선발진 평균자책점은 5.43으로 리그 25위, 1.58의 이닝당출루허용수(WHIP)는 28위에 머물고 있다. 6승을 거두는 동안 16번을 졌다. 올 시즌 리그에서 가장 기대에 못 미치는 팀인 세인트루이스의 문제가 하나 둘은 아니겠지만, 결국 선발진이 무너진 것이 결정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에이스로 기대했던 잭 플래허티가 평균자책점 6.18의 최악 스타트를 끊은 가운데 마츠(5.62), 마일스 마이콜라스(5.40), 조던 몽고메리(4.11), 제이크 우드포드(5.40)까지 죄다 부진했다. 베테랑 애덤 웨인라이트가 복귀하기는 했지만 웨인라이트 또한 현재까지 구세주가 아니다. 플래허티와 마이콜라스, 마츠의 각성이 반드시 필요한 가운데 마츠가 남은 2년 반을 어떻게 보낼지도 관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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