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총선, 야권이 과반 차지…'군주제 개혁' 진보정당 돌풍

2014년 군부 쿠데타 이후 두 번째로 치러진 어제(14일) 태국 총선에서 '민주 진영' 야권 주요 2개 정당이 하원 500석 중 300석에 육박하는 의석을 확보했습니다.

야권이 승리했지만, 어느 정당도 집권에 필요한 의석은 확보하지 못해 정권 교체 여부는 연립정부 구성 결과에 따라 결정될 전망입니다.

현지 방송 타이PBS에 따르면 오늘 새벽 2시 반 현재 개표율 96% 기준으로, 비공식 개표 결과 젊은 층의 지지를 받는 진보 정당 전진당이 하원 500석 중 151석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왕실모독죄 폐지 등 개혁적인 공약을 내세운 전진당은 42세인 피타 림짜른랏 대표가 총리 후보 지지율 조사에서 1위에 오르며 돌풍을 예고했고, 예상을 뛰어넘어 가장 많은 의석을 차지하는 파란을 일으켰습니다.

탁신 친나왓 전 총리 지지 세력인 현 제1야당 프아타이당의 예상 의석은 141석으로 탁신 전 총리의 막내딸인 패통탄 친나왓이 총리 후보로 나선 프아타이당은 2001년 이후 선거에서 1당 자리를 처음으로 빼앗기게 됐습니다.

이어 품차이타이당이 70석을 얻을 것으로 예측됐고 팔랑쁘라차랏당과 루엄타이쌍찻당 등 두 친군부 정당에는 각각 40석, 36석이 돌아갈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야권의 전진당과 프아타이당의 합계 의석은 300석에 육박하지만, 정권 교체를 위한 의석에는 못 미칩니다.

2017년 개정된 헌법에 따라 총리 선출에는 하원의원 500명 외에 군부가 임명한 상원의원 250명이 참여하는데 상원이 군부 측에 몰표를 던질 경우 하원에서만 376표를 얻어야 합니다.

총리 선출 방식은 군부 중심의 현 집권 세력에 유리하지만, 민심이 야권으로 쏠린 만큼 태국 정치권은 군부와 민주 진영 사이에서 연정 구성을 둘러싸고 험난한 과정을 겪게 될 전망입니다.

선관위는 총선 후 60일 이내에 공식 선거 결과를 발표하고 총리 선출은 7∼8월쯤 이뤄질 예정입니다.
 

조지현 기자fortuna@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