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대상 이 작품]환경오염으로 가라앉는 섬, 춤으로 풀어낸 '한가닥 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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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6일부터 28일까지 열린 제37회 한국무용제전의 주제는 'Ecology 춤, 상생의 관점'이었다.
공연제작 과정에서 친환경 운동인 '스테이지 에콜로지'(Stage Ecology) 개념을 도입해 지속 가능한 공연예술 사업을 선도하고 건강한 변화를 도모하고자 했다.
작품의 소재를 선택해 깊이 있게 연구·분석하는 집요함으로 정평이 나 있는 그가 이번 한국무용제전에 선보인 작품 '난(難)섬'도 내용적 깊이가 탄탄하다는 평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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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미 자작무브먼트 ‘난(難)섬’
수조에 잠겨가는 인간 강조
전통 고풀이 형식 빌려와 회복 염원
안무가 김유미(자작무브먼트)는 예원예고를 졸업한 뒤 현재 한예종(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에서 후학을 가르치고 있다. 그는 2022년 공연예술 창작 산실에서 보여줬던 ‘윤회매십전’과는 또 다른 스케일로 개성 있는 작품을 올렸다. 작품의 소재를 선택해 깊이 있게 연구·분석하는 집요함으로 정평이 나 있는 그가 이번 한국무용제전에 선보인 작품 ‘난(難)섬’도 내용적 깊이가 탄탄하다는 평을 받고 있다.
김유미 안무 ‘난(難)섬’은 환경오염으로 국토 포기 선언을 한 ‘투발루 섬’을 주제로 몸을 사용하는 춤의 지속가능성과 생명의 한계를 생태학적 환경과 기후 위기에 대입해 우리의 현재와 미래를 고민했다. 프롤로그에서 좁고 깊은 수조 안의 숨 막힐 듯 잠겨가는 인간의 모습을 위기로 강조했다. 군상들의 자해적 행위(몸에 그려진 타투로 표현)와 남성 무용수들의 공격적 움직임 그리고 의상으로 덧입혀진 무거운 그물들의 부딪히는 소리와 무게감은 점점 가라앉고 있는 섬과 일치했다.
한 가닥 희망으로 우리 전통의 고풀이의 형식을 빌려와 국토 포기 선언을 한 투발루 섬만이 아닌 현재 우리 사회, 나아가 지구의 어느 곳이라도 묶여 있는 고를 풀어내 다시 삶의 회복을 가능케 하는 기원제를 지내면서 그 염원으로 여운을 남겼다.
묶인 고를 풀어 내포된 생명력의 염원은 과거와 미래를 동시적으로 암시한 깊은 수조 속의 침잠, 거듭 위기를 강조하며 다시 일어서서 회복되기 위한 몸놀림의 원동력으로 춤을 춘다. 여인을 어깨에 메고 먼 미래를 바라보는 듯 희생을 감안하고서라도 회생을 염원하는 진한 기원이 전해진다.
작품은 이 시대에 질문을 던진다. 춤이 사회에 스며들어 영향력을 가질 수 있어야 한다고 말이다. 지금 우리에게 당면한 현실을 인정하고 춤의 순기능을 나누고 확장해 나가야 한다는 작품 속 춤의 영향력은 우리를 격려하며 용기를 북돋을 수 있게 한다.
이번 작품이 인간과 자연의 상생 범주에서 나아가 이념을 떠나, 지속 가능한 문화 예술로서의 세계를 지향할 수 있는 상생과 화합의 조화를 기대해 본다.
윤기백 (giback@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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