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디지털 유통시대, 전문인력 양성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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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정부가 발표한 '농산물 유통구조 선진화 방안'의 핵심은 첨단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해 농산물 유통의 디지털 전환을 이루는 것이다.
정부는 유통구조 선진화 방안을 발표하면서 디지털 유통에 대응하기 위해 온라인 거래 전문인력 양성 교육과정을 제공하고, 이에 대한 인증·지원 체계를 마련해 2027년까지 온라인 농산물 전문마케터 3만명을 양성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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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정부가 발표한 ‘농산물 유통구조 선진화 방안’의 핵심은 첨단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해 농산물 유통의 디지털 전환을 이루는 것이다. 발표에 따르면 산지에는 각종 센서와 로봇을 장착한 스마트 농산물산지유통센터(APC) 100곳을 건립하고 이를 운영할 주체로 전문 품목 중심의 생산·유통 통합조직 100곳을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소비지에서는 온라인 도매시장을 구축하고 관련 제도 등을 개선할 예정이다.
향후 농식품 유통분야의 디지털 전환은 유통효율성 증대, 비용 절감 그리고 품질 개선 같은 긍정적 효과를 불러일으킬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변화를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전문인력 확보다. 스마트APC는 시설의 자동화·정보화뿐만 아니라 이를 운영하는 인력의 전문성도 중요하다. 전문인력이 시설을 어떻게 운영하느냐에 따라 사업의 성패가 좌우되기 때문이다.
실제 여러 언론에서 성공사례로 언급한 산지의 스마트APC를 살펴보면, 이를 책임지는 센터장이 전문성을 발휘해 경영을 크게 개선하고 성과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전문인력을 양성하기 위한 교육은 미흡하고 현실 또한 척박한 상황이다. 정부는 그동안 aT(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농수산식품유통교육원이 농식품 유통 전문인력 양성에 힘썼지만, 최근 들어서는 관심이 상대적으로 줄어든 것은 아닌지 의문이 든다. 농협 또한 산지유통관리자를 육성하지만 전문인력을 양성하기 위해서는 교육이나 관리가 보완돼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최근 산지 농·축협에서는 신규 채용한 직원들이 금융업무를 담당하는 신용사업부서를 선호하고 유통업무를 맡는 경제사업부서를 기피해 인력 확보가 어렵다는 얘기가 들린다. 이런 상황을 고려했을 때, 앞으로 농식품 유통의 미래를 짊어질 인력을 확보하고 양성하기는 더욱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유통구조 선진화 방안을 발표하면서 디지털 유통에 대응하기 위해 온라인 거래 전문인력 양성 교육과정을 제공하고, 이에 대한 인증·지원 체계를 마련해 2027년까지 온라인 농산물 전문마케터 3만명을 양성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온라인 마케터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디지털시대에 농산물 유통을 개선하기 위해 마케팅뿐만 아니라 농업과 유통 전반에 대한 이해도를 지닌 전문인력을 양성해야 한다.
일본은 시장지향적인 영농지도를 강조하면서 영농지도와 마케팅 역량을 동시에 갖춘 전문가 양성에 힘을 쏟았다. 우리 또한 일본의 사례를 벤치마킹해 ▲영농 및 출하 지도 ▲온·오프라인 판매 ▲수확 후 관리기술 ▲디지털 기술 등 디지털 유통과 연계된 종합적인 능력을 갖춘 전문인력을 양성하고, 이들이 유통 개선 업무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할 수 있게 지원해야 한다.
우선 첫걸음은 유통 전문인력 양성 계획을 수립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품질관리사 제도를 확대 개편해 새로운 자격증을 신설할 것을 제안한다. 영농지도·유통·디지털을 포괄하는 자격증을 신설하고 이들 자격증을 보유한 전문가들이 농식품 유통분야에서 핵심 인력이 되게 지원하는 것이다.
정부는 자격증 취득에 필요한 교육과정을 개설하고, 개별 조직은 새로운 유통 전문인력에게 금전적인 인센티브를 제공하거나 승진에서 혜택을 부여하는 등 적극적인 보상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결국 농산물유통구조 선진화의 핵심은 능력 있는 사람을 키우는 것이다.
김동환 안양대 교수 농식품신유통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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