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컨드하우스] 나의 로망 작은 시골집, 이젠 붙박이 아니고 이동식

지유리 2023. 5. 15. 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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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 머물더라도 쾌적하게
설비 규제 풀리고 기능성 자재 속속 개발되며
단열·방음 등 생활환경 개선하고 외관 고급화
농막 장점 살린 이동형 주택 ‘인기’
층·색깔 등 선택해 주문하면 한달도 안돼 완성
사물인터넷기술 접목한 ‘스마트코티지’도 등장

많은 이들이 귀농·귀촌을 꿈꾸지만 처음부터 주택을 구입해 살기가 쉬운 일은 아니다. 먼저 주말농장을 일구며 농막 생활을 즐기거나 작은 크기의 세컨드하우스에서 생활해보는 것이 방법이다. 과거 창고로 쓰이던 농막이 기능과 디자인을 갖추며 진화하고 있다.

우유갑 모양으로 개성을 살린 LG전자의 스마트코티지. 복층 원룸 구조의 소형 모듈형 주택이다.
내부에는 냉난방 시스템과 IoT 기술을 적용한 고급 가전제품이 설치됐다. 사진제공=LG전자

임시 창고에서 휴식 공간으로

농사를 짓다 보면 농자재·농기계를 보관할 장소가 필요하기 마련이다. 일하다 잠시 엉덩이를 붙이고 쉴 수 있다면 금상첨화다. 농지에 짓는 건축물인 농막은 이러한 조건에 딱 맞는다. 농막은 농지법에 따라 주택이 아닌 임시 시설로 거주가 불가능하지만, 연면적이 20㎡(6.05평) 이하로 농지에 설치 가능하고 건축 신고만 하면 된다. 초기 농막은 농작업자의 휴식처보다는 주로 짐을 두는 창고로 사용됐다. 단열·난방 효과는 떨어지지만 가격이 저렴하고 설치·철거가 간편한 컨테이너를 활용해 짓는 경우가 흔했다.

농막이 변화를 맞이한 때는 2012년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농업인의 편의성을 높이고 안락한 쉼터를 제공하고자 농지업무편람에서 농막에 전기·가스·수도 등을 설치하지 못하게 한 금지 조항을 삭제했다. 연면적 20㎡가 넘지 않는 범위에서 정화조 설치도 가능하게 했다. 농막 내에 취사 시설과 화장실을 둘 수 있게 된 셈이다.

삶의 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잠깐 머무는 공간이라도 쾌적하게 꾸미려는 이들이 많아지면서 농막도 덩달아 진화하고 있다. 다양한 소재로 만든 농막이 속속 등장했다. 황토 벽돌로 지어 단열 성능을 높이거나 징크(아연)패널을 이용해 디자인을 강화한 것 등이다. 컨테이너 한 면을 통유리창으로 제작해 탁 트인 조망이 가능한 농막도 있다.

농막이 진화하면서 숙박을 금지한 규정을 완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시스템하우스 전문업체 ‘이가루’의 이홍연 대표는 “토·일요일만이라도 농막에서 잠을 잘 수 있다면 농촌을 찾는 관계인구가 크게 늘 것”이라며 “규제 탓에 지역이 활성화될 기회를 막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전했다.

시스템하우스 전문업체 ‘이가루’가 제작한 소형 주택 내부. 복층 구조로 지어 공간 활용도를 높였다.
상부에 징크패널을 덧댄 외관이 감각적이다. 사진제공=이가루

농막의 장점 모은 세컨드하우스

농막의 특징은 규모가 작고 설치·이동·철거가 쉬우며 생활하기 편리하다는 점이다. 콘크리트 골조로 지은 주택보다 가격도 합리적이다. 이미 도시에 집을 갖고 있는 도시민은 주말만 시간을 보내는 세컨드하우스로 33㎡(10평) 안팎의 주택을 선호하는 편이다. 농막이 쾌적한 휴식 공간으로 떠오르자 농막의 장점만 살려 발전시킨 ‘이동형 소형 주택’이 인기를 끌고 있다. 농막과 닮았다고 해도 숙식하는 거주 공간이 되려면 ‘주택’으로 허가를 받아야 하니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그중 컨테이너 주택이 강세다. 시공 기간이 짧다는 점이 인기 요인이다. 짧게는 보름, 길게는 한달이면 대개 완성된다. 공장에서 제작 후 부지에 옮겨 설치하는 모듈형으로, 온라인 쇼핑몰에서 물건을 사서 배송받는 것처럼 구입할 수 있다. 최근에는 단열·방음·방수 성능이 강화된 컨테이너 주택이 시중에 많이 나와 있다. 디자인도 다양하다. 원하는 색깔이나 바닥 면적, 층수를 선택할 수 있다.

세컨드하우스 시장의 큰손으로 떠오른 30∼40대는 개성 있는 디자인을 찾는 경향이 두드러진다. 단순한 사각형 구조에서 벗어나 사선·원형으로 외관을 제작하거나 두세 가지 소재를 섞어 멋을 부린 집이 눈에 띈다. 이홍연 대표는 “기술이 발전하면서 기능성 건축자재가 개발돼 소비자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면서 “갈수록 고급 소재에 세련된 디자인을 갖춘 세컨드하우스를 선호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여가를 위한 집인 만큼 취향에 맞는 것을 골라야 하지만 기능성도 놓치지 말아야 한다. 이 대표는 “이동형 주택을 찾는 소비자가 많은데 여러번 이동해도 뒤틀림이 없는지, 설치 후에 얼마나 견고한지 잘 따져야 한다”고 귀띔했다.

LG전자에서 내놓은 ‘스마트코티지’는 새로운 개념의 세컨드하우스다. 이름 그대로 집 안 곳곳에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접목해 생활을 편리하게 했다. 31.4㎡(9평) 넓이의 복층 원룸 구조 컨테이너로 냉난방 시스템, 식기세척기, 전기레인지(인덕션), 정수기 등 가전제품을 설치하고 이를 스마트폰으로 제어한다. 지붕에는 4㎾급 태양광 패널을 설치해 소비 에너지의 일부를 자체 생산한다. 스마트코티지는 모듈형 주택으로 이동·설치가 간편하다. 현재는 시제품만 나온 상태다.

LG전자 이정우 박사는 “스마트코티지는 단순히 집을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농촌에서도 스마트 기기로 편리하고 여유로운 일상을 누릴 수 있는 새로운 생활방식을 제안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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