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이 단독주택' 나온 진짜 이유 들어보니…'건설 패러다임' 바뀐다

대담=김경환 건설부동산부장, 정리=김평화 기자 2023. 5. 15.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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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투초대석]남경호 자이가이스트 대표
9일 남경호 자이가이스트 대표 인터뷰 /사진=홍봉진기자 honggga@


아파트가 대세인 지금 왜 '단독주택'인가. 국내 최상위급 건설사 GS건설이 자회사 자이가이스트를 통해 단독주택 사업에 진출했다. 남경호 자이가이스트 대표는 이에 대해 "자이가이스트가 설립된 배경은 건설산업의 변화에 있다"며 "현장 중심에서 벗어나 OSC(Off-Site-Construction, 탈현장 건설)이 대세가 될 미래를 준비하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남 대표는 최근 머니투데이와 인터뷰에서 "프리패브(건축 부재를 미리 공장에서 생산, 현장에서 조립해 건축물을 건설하는 방식) 사업을 한국에서 펼치기 위해 우선 목재를 사용한 모듈러 단독주택 사업에 나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OSC를 하려면 프리패브가 자연스럽고, 나무야말로 프리패브에 적합하고, GS건설이 경쟁력있는 주택사업에도 잘 맞는다"며 "현재 한국에서 목조로 지을 수 있는 건축물은 단독주택에 국한돼 있다"고 했다. GS건설과 남 대표가 단독주택 사업에 뛰어든 이유다.

인구주택총조사 자료에 따르면 1985년에는 단독주택이 전체 주택의 77.3%, 아파트는 13.4%에 그쳤다. 하지만 2000년에는 아파트가 47.7%로 단독주택(37.1%)을 추월했고, 2018년에는 아파트 61.3%, 단독주택 22.3%로 주거문화가 달라졌다. 하지만 미래의 상황은 또 달라질 수 있다.

남 대표는 "인구 과밀의 시대가 지나가고, 50~60대 이른바 베이비붐 세대가 앞으로 10년간 계속 연 80만명 가까이 은퇴할 것"이라며 "은퇴 후 거주 형태에선 단독주택이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또 코로나로 인해 재택근무가 활성화되면서 이로 인한 주거 공간에 대한 인식변화, 5도 2촌 및 워케이션 개념이 등장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전국적으로 지방소멸이 문제가 되고 있는데 대부분 지자체에서 도시의 은퇴 또는 젊은 인구 유입을 위해 노력 중이고, 이는 중앙정부 차원에서도 이루어지고 있다"며 "수준 높은 단독주택의 공급이 주요 과제가 됐다"고 했다. 이어 "'세컨하우스'수요가 늘면서 단독주택에 대한 수요도 자연스럽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9일 남경호 자이가이스트 대표 인터뷰 /사진=홍봉진기자 honggga@


-'자이가이스트'로 단독주택 시장에 진출했다 차별화된 점이 있는가?
▶주거 패러다임의 변화로 인한 단독주택 시장의 흐름을 담았다. 단독주택의 특징에 걸맞게 개인의 고유한 특성들과 취향을 삶의 공간으로 옮긴, '나만의 집'에서 삶의 여유를 느낄 수 있는 주거문화를 제안했다.

기후 위기에 대응해 '탄소중립 2050'의 가치도 담았다. 자이가이스트는 가장 친환경적 소재인 목조를 구조체로 선택했다. 목조는 이산화탄소 저장량과 배출량이 뛰어나다. 국립산림과학원에 따르면, 63㎡ 목조주택 한 채의 탄소 저장량은 17tCO2로, 승용차 18대가 1년간 배출하는 이산화탄소의 양을 상쇄할 수 있다. 목조주택 1동 건축 시 이산화탄소 방출량은 18.85톤으로 철골 프리패브주택 54.06톤(목조의 2.86배), 철근 콘크리트 주택 79.98(목조의 4.24배)보다 현저히 낮은 것으로 집계됐다. 목조는 친환경 건축물이자, 탄소중립에 기여하는 건축물이다.

또 시대를 선도할 프리패브 공법을 도입했다. 건축 시 현장 작업을 최소화하기 위해 공장에서 사전 제작해 현장으로 운송, 조립 및 완성하는 건설공법이다. 건축물의 건축 기간과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것은 물론, 건설 현장에서의 인력과 시간 등의 비용을 줄일 수 있다. 또 제작 과정에서 미리 건축 요소들의 품질을 검사해 건축물의 품질을 개선할 수 있다. 이 모든 요소들이 생산성의 향상으로 이어진다. 현장에서의 공기도 단축돼 불필요한 에너지 소비와 대기 오염 및 폐기물 등을 최소화할 수 있다. 모듈러공법은 철근콘크리트 공법 대비 탄소배출량을 약 20% 저감할 수 있다.

-단독주택의 미래는 어떻게 될 것으로 보나.
▶단독주택은 소유자, 거주자의 취향이 고스란히 담긴다. 하지만 이러한 단독주택을 지으려면 창의적 설계와 고가의 시공비가 필요하다. 대안은 모듈러 주택이다. 한국에서도 본인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추되 보다 범용화된 형태의 주택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건축주의 선택지는 다소 줄어들더라도 표준화된 공간과 마감을 통해 설계와 시공비를 줄여 누구나 좋아할 주거 공간으로서 단독주택이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자이가이스트의 시장 진입으로 좀 더 선진적인 형태의 단독주택 비즈니스가 일반화되기를 기대한다.

-단독주택 시장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연다고 했다.
▶우선 프리패브 공법 등으로 혁신적으로 공기를 줄이고, 건설 폐기물 등을 최소화한다. 이렇게 되면 인근 주민들과의 민원 문제도 줄어든다. 고객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춘 표준 모듈을 70여개를 준비해 놨다. 모듈을 고객이 직접 선택해 설계의 부담을 최소화했다. 시공 중 공사비 증가에 대한 부담도 사라지는 만큼 단독주택 건축 및 공급의 프로세스를 혁신적으로 바꾼 것이다.

-단독주택 시장 점유율 목표는?
▶단독주택의 연평균 착공 수가 평균 4만5000세대 정도다. 그중 목조주택이 7000~9000호 정도다. 현재 단독주택 시장에서 선도 회사의 연 공급량이 약 300채 정도로 점유율은 1% 미만이다. 그만큼 브랜드화, 기업화되지 않은 시장이라다.

반면 공동주택 시장에서 GS건설의 시장점유율은 5~7% 수준이다. 연평균 2만5000~3만세대 정도를 꾸준히 공급하고 있다. 주택시장에서 모기업이 이 정도의 점유율을 갖고 있다면 자이가이스트도 자이 브랜드를 사용하면서 시장 점유율 3%는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 우선 연간 목조주택 공급량의 3%로 시작, 장기적으로 단독주택 전체 공급량의 3% 수준 정도를 목표로 한다. 그 사이에 중고층 스틸 모듈러 시장이 형성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렇게 된다면 회사 규모도 단독주택 회사를 넘어서 대형사로 성장할 것이라고 기대한다.

-'자이' 프리미엄이 있을듯 하다.
▶GS건설의 아파트 브랜드 '자이'는 그 품질과 디자인의 우수성으로 시장 내 프리미엄 브랜드로 인정받아 왔다. 자이가이스트는 GS건설과의 계속되는 기술 협업, 디자인 평가 등을 통해 '자이'가 추구해 온 공간의 가치를 이어받았다. 여기에 자이가이스트만의 브랜드 철학과 기술력을 가지고 단독주택 시장을 확장하고자 한다.

-아파트를 중점적으로 짓는 GS건설과 어떤 시너지가 가능한가?
▶자이가이스트는 2019년 조직된 GS건설 신사업 부문 내 프리패브 그룹에 속한 회사다. GS건설 프리패브 그룹 내에는 자체적으로 R&D 팀과 기획팀을 보유하고 있다. R&D 팀을 통해 단독주택 기밀성 테스트, 모듈 접합 방법 등 시공 방법을 연구하고, 기획팀을 통해 타 자회사(단우드, 엘리먼츠 유럽, GPC)와의 기술 제휴를 지속하고 있다.

-자이가이스트의 향후 목표는?
▶GS건설은 OSC 중심으로 변화할 건설 산업에 대처하기 위해 프리패브 그룹을 조직했다. 자이가이스트는 그중 국내의 목조 소재의 단독주택 사업을 전개한다. 향후 GS건설과 협업을 통해 스틸모듈러의 개발 및 중층 및 고층 구조에 적용될 수 있는 하이브리드 공법을 통해 건설산업 변화에 앞장설 것이다. 한국에서 모든 재료를 다루는 프리패브 모듈러 탑 플레이어가 되는 것이 목표다.

9일 남경호 자이가이스트 대표 인터뷰 /사진=홍봉진기자 honggga@

대담=김경환 건설부동산부장 kennyb@mt.co.kr 정리=김평화 기자 peac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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