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정무위 불참' 이복현 K-금융 세일즈, 임종룡 바통 받을까

이남의 기자 2023. 5. 15. 0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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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해외 투자설명회(IR)를 떠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도마 위에 올랐다.

이 원장은 지난 8일부터 12일까지 태국과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주요 3개국에서 해외 투자설명회(IR)를 열고 금융감독기구 수장을 만나 금융회사의 현지 진출을 논의했다.

임 전 위원장이 금융회사의 해외 진출 문턱을 낮췄다면 이제는 국내 산업과 자본시장의 인프라를 활용한 해외 진출 협업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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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해외 투자설명회(IR)를 떠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도마 위에 올랐다.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발(發) 주가 조작논란으로 국내 금융시장이 혼란에 빠진 가운데 이를 감독할 금융당국 수장이 자리를 비웠다는 지적이다.

백혜련 정무위 위원장은 정무위 전체회의에서 "SG발 주가조작 사태가 심각한데 금감원장이 해외IR 참석 이유로 불참한 것은 유감"이라며 "금감원장이 이런 (민감한) 시기에 꼭 나갔어야 했는지 의문스럽다"고 지적했다.

이 원장은 지난 8일부터 12일까지 태국과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주요 3개국에서 해외 투자설명회(IR)를 열고 금융감독기구 수장을 만나 금융회사의 현지 진출을 논의했다. 금융권 수장들은 글로벌 이익 비중을 확대한다고 입을 모았다. 포화상태인 국내 금융시장에서 벗어나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려는 취지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은 비은행·비이자·글로벌·영업이익경비율(CIR)을 모두 40% 이상으로 맞추는 '40 이니셔티브' 계획을 발표했다.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20% 수준인 글로벌 이익 비중을 장기적으로 4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금감원장이 해외IR 행사에 직접 나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금감원 산하 금융중심지 지원센터가 부원장 주관으로 해외IR 행사를 가졌으나 이번엔 금융권 회장들의 요청으로 이 원장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회사가 글로벌 금융시장에 안착하려면 무엇보다 정부→금융당국→기관투자→산업으로 이어지는 인프라 협조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앞서 2015년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은 금융회사의 해외법인 설립 시 사전승인제에서 사후신고제로 규제를 대폭 완화한 바 있다. 금융당국이 해외진출 확대에 팔을 걷었던 시점이다.

임 전 위원장은 금융사가 '기관주의' 3번을 받으면 해외 진출, 신규사업 진출을 제한했던 '삼진아웃제'도 폐지했다. 금융위원회를 찾은 해외 금융당국 대표단과 금융회사 CEO와의 만남도 주선했다. 국내 금융사가 해외당국의 규제나 관행으로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금융외교를 강화했다는 평가다.

이후 금융회사의 해외 진출이 활발해졌고 지난해 9월 기준 국내 금융회사의 해외 점포 수는 489개로 2010년 333개에서 156개(31%) 증가했다. 빠르게 커진 성장성 대비 수익성은 쪼그라들었다. 지난해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은행의 해외법인 실적을 보면 순이익은 총 1642억4900만원으로 전년(4880억470만원)과 비교해 약 3200억원 감소했다 .

KB국민은행의 인도네시아 현지법인 KB부코핀은행이 8021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폭이 3배 증가했고 하나은행의 중국법인 하나은행중국유한공사가 전년(1073억원) 대비 1002억원(93.3%) 줄어든 71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금융 전문가들은 해외 진출 시 국내 산업과 연기금 등 동반 해외 진출을 모색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연기금이 해외 투자 시 국내 운용사를 위탁운용사(GP)로 활용하고 대기업이 해외 투자 시 국내 투자은행(IB)의 맞춤형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임 전 위원장이 금융회사의 해외 진출 문턱을 낮췄다면 이제는 국내 산업과 자본시장의 인프라를 활용한 해외 진출 협업이 필요한 때다. 직접 해외IR 스킨십에 나선 이 원장의 'K-금융' 세일즈가 통할지 관심이 쏠린다.

이남의 기자 namy85@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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