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 대선 에르도안 “결선 투표 준비”...과반 실패 유력

김나영 기자 2023. 5. 15. 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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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이스탄불 투표소에서 투표하는 에르도안 대통령./로이터 뉴스1

튀르키예(터키)에서 14일 치러진 대통령 선거 개표가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의 과반 득표 실패가 확실시되며 막바지를 향해 치닫는 가운데, 에르도안 대통령이 “결선 투표를 준비하겠다”고 전했다. 야당 연합 후보인 케말 클르츠다로을루 공화인민당(CHP) 대표보다는 앞서고 있지만 에르도안 대통령의 1위가 확정되더라도 과반 득표에 실패, 28일 결선 투표가 벌어질 전망이다.

튀르키예 국영 아나돌루통신에 따르면 95%의 개표가 이뤄진 15일 오전 1시 45분(현지 시각) 현재 에르도안 대통령이 약 2600만표를 얻으면서 절반 아래인 49.6% 득표를 기록하고 있다. 경쟁자인 클르츠다로을루 후보는 2360만표로 44.7%의 득표율을 보이고 있다. 기타 후보의 표를 모두 합쳐도 에르도안 대통령과 클르츠다로을루 후보 간 승부에는 별다른 영향을 못 미친다.

튀르키예 6개 야당 단일 대선 후보인 공화인민당(CHP)의 케말 클르츠다로을루 대표가 14일(현지시간) 수도 앙카라에서 투표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에르도안 대통령의 최종 득표율이 50% 아래 머물 경우 28일 2차 투표를 해야 한다. 만약 득표율이 반등해 과반을 넘긴다면 2028년까지 중임이 확정된다. 이 중임 기간 중에 조기 대선을 실시해 또 승리하면 2033년까지 집권하는 것도 가능하다. 이 경우 무려 30년간 초장기 집권하게 된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결과를 미리 예측하기 매우 힘든 접전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개표 초반 두 후보간 득표율차는 16%포인트에 달했으나, 개표가 중반을 넘어가면서 그 차이가 점점 줄어들었다. 로이터는 “에르도안과 클르츠다로을루 양측 캠프 모두 결선 투표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최종 결과는 15일 오전 중 나올 전망이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내각책임제 시절인 2003년 총리가 되면서 처음 권력을 잡아 총리로 약 12년간 집권했다. 2014년 총리 자리에서 물러난 뒤에는 대통령 선거에 출마해 당선됐고, 2017년 터키를 대통령 중심제로 바꾸는 개헌을 통해 다시 권력을 잡았다. 이 과정에서 대통령의 중임 가능 및 중임 중 조기 대선을 통한 추가 5년 임기 연장 등의 조항을 넣었다.

튀르키예 대통령 선거가 치러지는 14일(현지시간) 수도 앙카라의 투표소에 투표용지들이 놓여있다. 이번 대선에서는 2003년 이후 20년 넘게 장기집권 해온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과 야당 단일 후보인 공화인민당(CHP) 케말 클르츠다로을루 대표가 맞붙었다. /로이터 연합뉴스

그는 앞서 여론조사에서 클르츠다로을루 후보에게 4~5% 포인트 가량 밀리는 것으로 나타나자 가정용 천연가스 무상 공급, 조기 연금 수령, 임금 인상 등 각종 포퓰리즘 정책을 제시했다. 이에 클르츠다로을루 후보는 이에 물가 안정, 친서방 외교 복원, 의원내각제로의 환원 등의 공약을 내세웠다.

한편 동시에 치러진 국회의원 선거에서는 에르도안 대통령의 집권 정의개발당(AKP)이 36.3%의 득표율로 총 600석중 269석을 차지하면서 최대 정당 자리를 지킬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제 1야당인 CHP는 24.3%의 득표율을 보이며 170석이 예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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