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없는 이민자 행렬에… 美 “수용소 과밀 위험”

워싱턴/김진명 특파원 2023. 5. 15. 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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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6300명 불법입국 적발

코로나 팬데믹을 이유로 미국으로 들어오는 이주자들을 가차 없이 추방할 수 있게 한 이른바 ‘42호 정책(Title 42)’이 지난 11일(현지 시각) 종료되면서 중남미인들의 멕시코 국경을 통한 미 입국 시도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커졌다. 중남미 국가들의 경제 상황이 악화하면서 즉각 추방될 위험을 무릅쓰면서도 미국으로 향하는 이주자들의 숫자는 지난 2년 동안 급증해왔는데, 이 조치가 종료돼 이주의 문이 넓어질 경우 국경을 넘으려는 이들이 급증할 것으로 미 정부는 예상하고 있다.

13일(현지 시각) 미국과 멕시코의 접경 지역인 미국 캘리포니아주(州) 샌디에이고의 한 임시 캠프에서 망명을 희망하는 이민자들이 줄을 서 있다. 불법 이민자 강제 추방을 허용했던 미국 정부의 ‘42호 정책’이 지난 11일 종료되면서, 멕시코 등 중남미에서 미국으로 탈출하려는 ‘중남미 엑소더스’가 본격화될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AFP 연합뉴스

뉴욕타임스가 입수한 정부 문서에 따르면 이달 초 멕시코 일대에서 미국 이주를 대기 중인 이들은 66만명에 달한다. 미 관세국경보호청(CBP)에 따르면 2023년 들어(회계연도 기준, 2022년 10월~2023년 3월) 미국의 남서부 국경을 넘으려다 추방 혹은 수용된 이주자는 약 129만명이었다. 이 추세가 유지되기만 해도 42호 정책 시행 중임에도 사상 최대였던 지난해(238만명)의 기록을 뛰어넘게 된다.

42호 정책이 종료된 다음 날인 12일 국경순찰대가 (멕시코와 맞닿은) 미 남서부 국경으로 들어와 집계된 불법 이주자는 6300명으로 미 정부 우려보다는 많지 않았다. 하지만 42호 정책 종료 전부터 느슨해질 이주 심사를 노리고 이미 대규모 이주 행렬이 시작됐고, 조만간 입국을 위해 국경의 남쪽에서 대기 중인 이주자들도 워낙 많기 때문에 국경의 혼잡은 한동안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42호 종료 직전인 지난 9~11일 사흘간 1만명 이상이 추방 혹은 수용됐는데, 이는 올해 초(하루 평균 약 4000명)에 비해 2.5배가 넘는 수준으로 증가한 것이다.

이주 희망자들이 추방 혹은 망명 신청 심사로 넘겨지기 전 대기하는 수용소는 과밀 우려가 커졌다. 관세국경보호청(CBP)은 이미 수용 가능 인원을 넘어선 2만8000여 명을 구금 중이다. 조 바이든 행정부는 수용소 과밀 문제 해결을 위해 초기 면담 결과 공공 안전이나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될 경우 이주자가 이민세관단속국(ICE)과 연락을 유지하는 등의 조건으로 일단 미국 입국을 허용하는 제도를 운영해 왔다. 하지만 42호 정책 종료 직전 공화당이 집권 중인 플로리다 주정부의 반발을 수용해 이 제도를 14일간 잠정 중단하라고 판결한 상태다. CBP는 이 판결을 존중한다면서도 이주자 수용 시설이 “위험하게 과밀해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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