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 기저귀만 1300장… 네쌍둥이 미소에 육아 피로 날아가요”
홍석호 기자 2023. 5. 15.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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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쌍둥이는 40주씩 품을 수 없으니까. 애들이 안됐고 미안한데 해줄 수 있는 게 별로 없더라고요." 국내 최초 네쌍둥이 초산 자연분만에 성공한 차지혜 씨(37)는 12일 자연분만을 택한 이유를 이같이 설명했다.
남편 송리원 씨(39)와 차 씨는 임신 32주 1일 차인 3월 16일 딸 셋, 아들 하나의 네쌍둥이를 출산했다.
차 씨는 "주변의 관심과 지원이 도움이 됐다"며 "잘 모르는 동료도 네쌍둥이 출산에 축하한다고 메시지를 보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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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첫 네쌍둥이 초산 자연분만한 송리원-차지혜 씨 부부
임신 32주 지나면 출산하는데… ‘36주 이후 단축근무’ 도움 안돼
산후도우미 지원도 최대 2명 제한… “정부, 현실에 맞게 지원해주길”
임신 32주 지나면 출산하는데… ‘36주 이후 단축근무’ 도움 안돼
산후도우미 지원도 최대 2명 제한… “정부, 현실에 맞게 지원해주길”
“네쌍둥이는 40주씩 품을 수 없으니까…. 애들이 안됐고 미안한데 해줄 수 있는 게 별로 없더라고요.”
국내 최초 네쌍둥이 초산 자연분만에 성공한 차지혜 씨(37)는 12일 자연분만을 택한 이유를 이같이 설명했다. 남편 송리원 씨(39)와 차 씨는 임신 32주 1일 차인 3월 16일 딸 셋, 아들 하나의 네쌍둥이를 출산했다.
서울대 원자핵공학과를 졸업한 두 사람은 2020년 ‘아는 선후배’ 사이에서 연인이 됐고, 같은 해 연인에서 부부가 됐다. 두 사람 모두 자녀를 낳아 키우고 싶단 생각이 커서, 결혼할 때부터 ‘못해도 둘, 가능하면 셋’이라는 자녀 계획에 합의했다. 쌍둥이에 대한 ‘로망’도 있었다.
맞벌이하는 중에도 난임병원을 찾으며 출산을 준비하던 두 사람은 지난해 6월 송 씨의 이직이 결정된 뒤 본격 출산 준비를 시작해 3개월 만에 네쌍둥이 임신 사실을 알았다. 차 씨는 “매주 병원에 갈 때마다 초음파로 보이는 아기집 수가 늘었다. 네쌍둥이인 것을 알았는데 정말 놀랍고 기뻤다”며 “초음파로 네 명을 다 볼 수 없어 걱정스럽기도 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네쌍둥이는 축복이었지만 걱정할 것도 적지 않았다. 태아가 머물 수 있는 공간이 한정된 탓에 쌍둥이는 임신 37∼38주, 세쌍둥이는 35주, 네쌍둥이는 28주 정도가 지나면 출산을 준비한다. 이 때문에 40주를 채우고 3kg 이상으로 태어나는 단태아보다 성장이 더딘 채로 태어난다. 이들 부부의 네쌍둥이도 0.9∼1.4kg으로 태어났다.
출산 과정도 쉽지는 않았다. 오전 7시 30분부터 분만을 시도했지만 9시간 넘게 진통이 이어졌다. 양막(태아를 감싼 막)이 자궁 밑으로 튀어나와 분만장에서 아래층 수술실로 차 씨를 옮기기도 했다. 하지만 ‘다태아 전문가’로 유명한 전종관 서울대병원 산부인과 교수의 도움 아래 오후 5시 14분 첫째 리지가 무사히 나왔다. 6분 뒤 둘째 록시가 나왔고, 이어 4분 간격으로 셋째 비전, 넷째 설록이가 태어났다.
차 씨는 출혈이 심했던 탓에 출산 이틀 뒤에야 인큐베이터 속 아이들을 볼 수 있었다. 차 씨는 “‘저 귀여운 아이들이 내 배 속에 있다 나온게 맞나’ 실감이 안 났다”고 했다. 네 아이 중 가장 밑에 있었고 가장 작은 첫째 리지는 성장과 회복 속도가 더뎌 이달 초까지 병원에 입원했어야 했다.
이달 들어서야 여섯 식구가 모두 모이게 됐다. ‘육아 부담이 크지 않냐’는 질문에 차 씨는 “이달에만 기저귀를 1300장 정도 쓸 것 같다”며 “아이 넷이 교대로 깨 울어대면 힘들다가도 한 번씩 나를 보고 웃어주면 피로가 날아간다”고 말했다. 차 씨는 “주변의 관심과 지원이 도움이 됐다”며 “잘 모르는 동료도 네쌍둥이 출산에 축하한다고 메시지를 보냈다”고 했다. 송 씨가 다니는 SK온, 차 씨가 다니는 두산에너빌리티 모두 각종 복지, 의료비 등을 지원해 준 점도 육아에 큰 도움이 됐다. 산후도우미를 구하지 못하고 있을 때는 두 사람이 살고 있던 경기 과천시가 도와주기도 했다.
다만 두 사람이 겪은 다태아 출산에 대한 제도적 지원이 조금은 아쉽다고 전했다. 송 씨 부부가 산후도우미를 구하지 못한 것은 정부의 산후도우미 지원 인력이 최대 2명이기 때문이었다. 차 씨는 “임신 초기(12주 이내)와 임신 후기(36주 이후) 하루 2시간까지 단축 근무를 할 수 있는 ‘임신기 근로시간 단축 제도’도 임신 28주부터 출산을 준비해야 하는 다태아 산모에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국내 최초 네쌍둥이 초산 자연분만에 성공한 차지혜 씨(37)는 12일 자연분만을 택한 이유를 이같이 설명했다. 남편 송리원 씨(39)와 차 씨는 임신 32주 1일 차인 3월 16일 딸 셋, 아들 하나의 네쌍둥이를 출산했다.
서울대 원자핵공학과를 졸업한 두 사람은 2020년 ‘아는 선후배’ 사이에서 연인이 됐고, 같은 해 연인에서 부부가 됐다. 두 사람 모두 자녀를 낳아 키우고 싶단 생각이 커서, 결혼할 때부터 ‘못해도 둘, 가능하면 셋’이라는 자녀 계획에 합의했다. 쌍둥이에 대한 ‘로망’도 있었다.
맞벌이하는 중에도 난임병원을 찾으며 출산을 준비하던 두 사람은 지난해 6월 송 씨의 이직이 결정된 뒤 본격 출산 준비를 시작해 3개월 만에 네쌍둥이 임신 사실을 알았다. 차 씨는 “매주 병원에 갈 때마다 초음파로 보이는 아기집 수가 늘었다. 네쌍둥이인 것을 알았는데 정말 놀랍고 기뻤다”며 “초음파로 네 명을 다 볼 수 없어 걱정스럽기도 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네쌍둥이는 축복이었지만 걱정할 것도 적지 않았다. 태아가 머물 수 있는 공간이 한정된 탓에 쌍둥이는 임신 37∼38주, 세쌍둥이는 35주, 네쌍둥이는 28주 정도가 지나면 출산을 준비한다. 이 때문에 40주를 채우고 3kg 이상으로 태어나는 단태아보다 성장이 더딘 채로 태어난다. 이들 부부의 네쌍둥이도 0.9∼1.4kg으로 태어났다.
출산 과정도 쉽지는 않았다. 오전 7시 30분부터 분만을 시도했지만 9시간 넘게 진통이 이어졌다. 양막(태아를 감싼 막)이 자궁 밑으로 튀어나와 분만장에서 아래층 수술실로 차 씨를 옮기기도 했다. 하지만 ‘다태아 전문가’로 유명한 전종관 서울대병원 산부인과 교수의 도움 아래 오후 5시 14분 첫째 리지가 무사히 나왔다. 6분 뒤 둘째 록시가 나왔고, 이어 4분 간격으로 셋째 비전, 넷째 설록이가 태어났다.
차 씨는 출혈이 심했던 탓에 출산 이틀 뒤에야 인큐베이터 속 아이들을 볼 수 있었다. 차 씨는 “‘저 귀여운 아이들이 내 배 속에 있다 나온게 맞나’ 실감이 안 났다”고 했다. 네 아이 중 가장 밑에 있었고 가장 작은 첫째 리지는 성장과 회복 속도가 더뎌 이달 초까지 병원에 입원했어야 했다.
이달 들어서야 여섯 식구가 모두 모이게 됐다. ‘육아 부담이 크지 않냐’는 질문에 차 씨는 “이달에만 기저귀를 1300장 정도 쓸 것 같다”며 “아이 넷이 교대로 깨 울어대면 힘들다가도 한 번씩 나를 보고 웃어주면 피로가 날아간다”고 말했다. 차 씨는 “주변의 관심과 지원이 도움이 됐다”며 “잘 모르는 동료도 네쌍둥이 출산에 축하한다고 메시지를 보냈다”고 했다. 송 씨가 다니는 SK온, 차 씨가 다니는 두산에너빌리티 모두 각종 복지, 의료비 등을 지원해 준 점도 육아에 큰 도움이 됐다. 산후도우미를 구하지 못하고 있을 때는 두 사람이 살고 있던 경기 과천시가 도와주기도 했다.
다만 두 사람이 겪은 다태아 출산에 대한 제도적 지원이 조금은 아쉽다고 전했다. 송 씨 부부가 산후도우미를 구하지 못한 것은 정부의 산후도우미 지원 인력이 최대 2명이기 때문이었다. 차 씨는 “임신 초기(12주 이내)와 임신 후기(36주 이후) 하루 2시간까지 단축 근무를 할 수 있는 ‘임신기 근로시간 단축 제도’도 임신 28주부터 출산을 준비해야 하는 다태아 산모에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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