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경제] 신혼부부 규제 전면 폐지와 공공주택 공급 건의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속담이 있다. 일이 이미 잘못된 뒤에는 손을 써도 소용이 없다는 뜻으로 최근 대한민국의 태풍 같은 전세사기 건이 이에 해당한다. 물론 그 원인을 두고는 임대차 3법의 급격한 통과로 인한 부작용, 집값의 하락에 따른 역전세, 집값의 80%가 넘는 쉬운 전세대출,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임대보증금 완전보증으로 전세사기꾼들에게 표적사기를 하도록 한 문제 등 여러 원인과 진단이 있다.
그런데 그 내용을 살펴보면 전세사기 피해지원상담센터에 상담을 오는 피해자들의 70~80%가 2030세대라고 한다. 전세대출이라도 받아 신축 빌라에 잠시 살다가 돈을 좀 모아 아파트 전세로 가고, 좀 더 허리띠를 졸라 매 작은 아파트라도 장만해 보고자 하는 꿈이 전세사기로 산산조각이 난 것이다. 이번에 전세사기 사태를 계기로 필자는 그 근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해 보고자 한다.
청년들의 주거 문제는 우리 사회가 정말 깊이 고민해 큰 결단을 해야 할 문제다. 우선 신혼부부들이 결혼을 꺼리는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무엇보다 살 집이 있어야 한다. 대학을 나오고 직장을 다니면서 청춘 남녀가 지금 현재 대한민국 사회에서 집을 산다는 것은 하늘의 별 따기다. 부모님 도움을 받아 전세나 월세보증금이라도 있으면 그나마 나은 형편이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어느 날 30대 젊은 제자의 결혼에 대한 이야기는 우리 사회의 잘못된 구조의 단면을 말해 준다. 혼인신고를 하면 안 된단다. 혼인신고를 하면 종전에 집을 소유했던 경험이 있던 사람은 생애최초 혜택을 못 본다고 한다. 그리고 현재 집이 있는 사람과 혼인신고를 하면 신혼부부 특별공급이나 무주택자 특별공급을 받을 수 없다고 한다. 혹시 결혼하려는 사람과 동거 중 아이를 임신하거나 출산하면 혼인신고를 하면 안 된다고 한다. 왜냐하면 아이 출산 후에 한부모가정으로 등록을 해야 아파트 특별공급 대상자가 된다고 한다. 그리고 결혼하려는 사람이 소득이 높아도 혼인신고를 하면 안 된다고 한다. 부부합산 소득이 높으면 아파트 살 때나 여러 가지 특별공급 혜택이 없어지기 때문이다. 대통령과 정부는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해 계속 결혼을 해서 아이들을 낳으라고 하지만 현실의 대한민국 신혼부부를 위한 제도는 혼인신고를 하면 불리한 규정과 제도로 돼 있다.
필자는 이참에 대통령과 정부에서 특단의 조치로 모든 2030세대 신혼부부 규제를 전면 폐지하고 배우자 소득이나 배우자 주택 소유와 관계 없이 결혼해서 혼인신고를 하면 공공주택(공공분양 또는 공공임대)을 무조건 주는 정책을 펼칠 것을 건의한다. 결혼해서 혼인신고를 하면 최소 18평 공공주택을 주고 아이가 하나 있으면 25평형, 아이가 둘이면 32평형을 배정하는 방식으로 아이들이 있으면 더 넓은 공공주택을 주는 방식이다. 이미 싱가포르에서는 신혼부부들에게 정부 보증 방식으로 주택을 공급하고 있고 성공적인 정책으로 평가 받고 있다.
최근 만난 신혼부부도 이 같은 이유로 혼인신고를 하지 않았고 5060세대 부모님의 꿈은 결혼한 자녀들 집 사는 게 꿈이자 목표라고 했단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매입임대나 우선매수권 정책도 좋지만 선제적으로 정부가 2030 신혼부부들에게 결혼하면 무조건 공공주택 보금자리를 마련해줘 지금이라도 잘못된 외양간을 고쳐야 한다.
경기일보 webmaster@kyeonggi.com
Copyright © 경기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바이든, 북한군 대응에 러 본토 타격 미사일 허용
- [속보] 北, 김여정 위협 후 쓰레기 풍선 날려...올 들어 31번째
- 박단 "국민의힘과 한동훈 부끄러운 줄 알아야"
- ‘명태균 진상조사단, '윤 대통령 선거사무소' 불법 조사 착수
- 철도노조, 준법 투쟁 돌입…다음 달 초 총파업 예고
- 불백 50인분 주문하고 ‘노쇼’...인천서 군 간부 사칭 피해 잇따라
- 한동훈 “선심성 예산·쪽지 예산 관행 걱정하는 목소리 많아”
- [경기만평] 네버엔딩 VS 네버다이...
- 경기도가 키운 ‘군공항 이전’ 갈등 [집중취재]
- 경기국제공항 후보지 발표 여파…“경기국제공항 주민수용성부터 검토를” [집중취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