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국회의원에 대한 가상화폐 보유 전수조사해야

경기일보 2023. 5. 15. 03:01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2일 거액의 가상화폐 보유 논란에 휩싸인 김남국 의원(안산 단원을)에 대해 윤리 감찰을 긴급 지시했다. 김 의원은 지난해 5월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인사 청문회, 11월 이태원 참사 관련 현안 보고를 받는 국회 법사위원회 회의 도중 수차례 가상화폐 거래를 한 것으로 일부 언론이 보도했다. 그뿐만 아니다. 올해 3월 법사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 회의 도중 가상화폐 거래를 한 기록도 추가로 폭로됐다.

언론으로 보도된 내용을 보면 지난해부터 최근까지 무려 1천400건이 넘는 김 의원의 가상화폐 거래 내역이 포착됐다는 것은 선출직 공직자로서는 상상할 수 없는 비도덕적이며, 또한 국회의원의 품위 손상이다. 국회의원으로서 국정을 논하는 상임위에서 국정에는 관심이 없고 수억원의 돈이 오고 가는 가상화폐 거래에 정신이 팔려 핸드폰을 보면서 회의장을 들락날락 거렸다고 하니 선거구민은 물론 국민을 얼마나 무시한 처사인가.

공직자 관련 규정에 의하면 “일반 공무원도 근무 중 주식 거래가 금지되어 있다”라고 명시돼 있는데, 국회의원이 상임위 회의장에서 핸드폰만 쳐다보면서 가상화폐 거래를 하고 있다면 이는 당 차원의 윤리 감찰 정도가 아니고 국회 윤리위를 즉각 소집해 사실 관계 확인과 더불어 중징계를 해야 한다. 재산이 하루에도 수억원이 왔다 갔다 하는 상황에서 온전한 정신으로 의정활동을 하는 것은 애초 불가능했을 것이다. 김 의원은 이런 사실만 가지고도 정치적 책임을 져야 한다.

김 의원은 수십억원대 가상화폐 보유 논란이 제기되고 있으나, 이에 대한 해명은 더욱 의혹을 증폭시키고 있다. 재산 변동 내역과 코인 투자금 출처, 매도금 용처에 대한 설명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최초 해당 가상화폐를 구입하게 된 동기와 자금 출처에 대해서도 “하늘에서 떨어진 돈, 굴러 들어온 돈은 하나도 없다”는 말뿐이다.

여야는 오는 25일 국회 본회의에서 공직자의 가상자산 재산 등록을 의무화하는 공직자윤리법 개정안을 처리하기로 했다고 한다. 이는 비록 뒷북 입법이기는 하지만, 향후 이해충돌과 재발 방지를 위해 필요하다. 일부 국회의원들은 게임업체로부터 입법로비가 있었다는 문제도 제기되고 있어 이에 대한 조사도 국회 차원에서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

‘김남국 가상화폐 게이트’는 국민의 신뢰를 잃은 국회의원의 민낯을 보여주고 있다. 국회는 여야 의원 전원을 대상으로 가상화폐 투자 내역 조사를 철저히 진행하지 않으면 유사 사태 재발을 막기 어렵다. 국회는 즉각 본회의를 소집해 국회의원들이 보유한 가상회폐 전수조사 결의안을 채택, 국민들에게 실상을 공개해야 한다. ‘김남국 가상화폐 게이트’를 국회가 미온적으로 처리한다면 정치권 전체가 공멸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경기일보 webmaster@kyeonggi.com

Copyright © 경기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